죽지 않는 뜬소문: 포토샵 CS2 무료 배포

사전적인 의미에서 ‘소문’은 ‘여러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며 세상에 떠도는 소식’을 말한다. 하지만 디지털 세상에서 소문은 여러 사람의 손가락에서 키보드를 통해 오르내리며 네트워크 세상을 떠돈다. 카피 앤 페이스트는 간편하고 리트윗과 좋아요는 그보다 더 간편하다. 예를 들어 “교통카드의 비밀”은 사실이 아니지만 몇 년째 인터넷에 퍼지고 있는 것처럼, 소문은 아주 손쉽게 퍼지지만 잘못된 소문을 바로잡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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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비 CS2 제품군 다운로드 페이지 (어도비 아이디로 로그인해야 합니다.)

포토샵 CS2는 무료로 풀리지 않았다

어도비 사의 유명한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인 포토샵의 CS2버전이 무료로 풀렸다는 소식도 그중 하나다. 어도비가 2012년 말 경, 홈페이지를 통해 CS2 버전을 다운로드하고 시리얼 넘버를 확인할 수 있게 한 이후로 꾸준히 퍼지고 있다. 하지만 해당 다운로드 페이지에 접속하여 메시지를 확인해 보면 ‘무료로 풀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다.

Adobe has disabled the activation server for CS2 products, including Acrobat 7, because of a technical issue. These products were released more than seven years ago, do not run on many modern operating systems, and are no longer supported.

Adobe strongly advises against running unsupported and outdated software. The serial numbers below should only be used by customers who legitimately purchased CS2 or Acrobat 7 and need to maintain their current use of these products.

어도비는 Acrobat 7을 포함한 CS2 제품을 위한 인증 서버 운영을 기술적 이유로 중단했다. 7년도 더 전에 발표된 이 제품들은, 많은 최신 운영체제(OS)에서 동작하지 않고 더는 지원하지도 않는다.

어도비는 지원받지 못하는 오래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지 말 것을 강하게 권고한다. 아래의 시리얼 넘버는 CS2나 Acrobat 7을 합법적으로 구매했고 계속 제품을 사용해야 하는 고객들만이 사용할 수 있다.

어도비의 CS2 제품군은 2007년 출시되었다. 이 제품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구매 정보를 어도비에 등록해야 했다. 그리고 프로그램은 실행될 때 인증 서버에 접속해서 구매 정보의 등록 여부를 확인한다. 인증 서버가 정상적으로 등록된 제품이라고 응답하면 프로그램은 실행되고, 아닌 경우 실행되지 않았다.

위 다운로드 페이지의 메시지는 어도비가 이 인증 서버를 더는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인증 서버에 접속할 수 없으니 CS2 제품들은 실행되지 않는다. 그래서 인증 서버에 접속하는 기능을 뺀 CS2 제품들을 만들어 홈페이지에 올려둔 것이다. 그리고 ‘합법적으로 구매했고 계속 제품을 사용해야 하는 고객들만이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까지 친절하게 안내해 두었다.

네이버 "포토샵 CS2" 검색 (2013-11-30 캡쳐)

네이버 “포토샵 CS2” 검색 (2013-11-30 캡쳐)

트위터 "포토샵 무료" 검색 (2013-11-28 캡쳐)

트위터 “포토샵 무료” 검색 (2013-11-28 캡쳐)

기존 구매 내역 없이 받아 쓰면 저작권 침해

그런데도 “포토샵 CS2가 무료로 풀렸다”는 내용은 꽤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네이버 검색창에서 “포토샵 CS2″를 치면 “포토샵 CS2 무료배포”가 추천 검색어로 뜬다. 검색을 해 보면 관련된 글 수십 건이 나온다. 트위터에서 “포토샵 CS2″로 검색해봐도 마찬가지다.

이런 내용을 알지 못하고 기존에 CS2를 구매하지 않았던 사람이 이를 다운로드하여 사용하면 저작권 침해가 된다. 물론 개인이 사용하는 것을 적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회사 등의 조직에서 사용하다 적발된다면 벌금, 합의금, 구매 비용이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할 수도 있다. 어도비는 한국 내에서 가장 활발하게 저작권 침해 단속 활동을 벌이고 있는 소프트웨어 저작사 중의 하나다.

slownews-logo1.png* 이 글은 이전 블로그 글들(1, 2)을 보완하여 쓴 글로 “Fast is good, slow is better”, 슬로우뉴스에도 함께 게재하였습니다 *

뗏목지기

만화를 좋아하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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