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소노 후지히코의 『더블 페이스』(학산문화사)가 드디어 24권으로 완간되었다. 주인공인 은행원 기타오오지 후유히코는 미국에서 거액의 횡령 사건을 저질렀다는 누명을 쓴다. 누명을 씌운 이는 상사인 야나기하라 나루히코. 교도소에서 평생을 살아야 할 상황에서 죽음을 위장하여 탈옥에 성공, 일본으로 귀국한다. 평소에는 저축은행의 은행원 하루이 후데미로 살아가지만, 의뢰를 받으면 뒷세계의 해결사인 마술사 닥터 후로서 사건을 해결하는 전형적인 다크 히어로.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 마술 트릭을 사용하는 독특한 컨셉이 재미를 준다. 중반부까지는 닥터 후가 의뢰받은 사건을 해결하는 단편적인 에피소드 중심으로 진행되어 다소 늘어지는 느낌도 들지만, 후반부 들어 자신에게 누명을 씌운 야나기하라 나루히코가 여당의 거물 국회의원이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주인공이 그를 파멸시키기 위한 복수전을 시작하면서 흥미진진해진다.
특히 마지막 권의 흥미 요소는 선거. 야나기하라 나루히코가 선거 승리를 위해 또다른 어둠의 마술사를 고용하여 부정 선거를 꾸미고, 주인공은 그에 맞서 다른 마술 트릭으로 이 계획을 깨는 내용이 나온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어떤 트릭인지는 말할 수 없지만 꽤 그럴듯해서 실제로 써먹을 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 선거 부정과 관련한 논란이 많은 요즘 읽기 딱 좋은 작품인 듯. (…) 아무튼 주인공은 복수에 성공하고 잘 먹고 잘 살게 된다는 해피 엔딩.
호소노 후지히코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인데 뭐랄까 열혈과 암울함과 막장을 유려하게 넘나드는 재주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방송국 여자 아나운서의 다크한 분투기를 다룬 “전파의 성”을 연재중이며 대표작으로는 국내 독자들에게도 잘 알려진 “갤러리 페이크”와 “타로”(리뷰 보기) 등의 작품이 있다.
* 백만년 만의 만화 리뷰. 트위터에 끄적거린 글을 대충 가져와서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