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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캡슐] 인랑 vs. 야후 (3)

백만년만의 포스팅. (타임캡슐이란, 클릭) 인랑과 야후에 대한 세번째 글입니다. 슬그머니 이런 식으로 옛날 글 가지고 블로그 복귀(?)합니다. 죄송…


[타임캡슐] 인랑 vs. 야후 (3)

timecapsule

5) 야후 – 대충대충 줄거리

‘야후’는 학산출판사의 부킹에 연재중인 윤태호 님의 작품으로, 단행본으로는 7권까지 출간되었습니다. 야후는 가상의 1980년대 가상의 서울을 무대로 수도 경비 치안 기동대원인 김혁과 그의 친구 신무학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물론 7권까지도 오프닝 단계인지라 뭐라 말하기는 어렵지만요.

이 오프닝 단계에서 혁이 어떻게 수도 경비대가 되어 가는가 하는 것과, 무학이 그의 뒤를 좇는(여기서는 뒤쫓는다는 의미보다는 ‘마음의 빚을 따라 동경하는 마음으로’라는 뜻이 더 강합니다만.) 과정이 그려집니다.

작가 윤태호 님은 1권 머리에서, 삼풍백화점 붕괴, 성수대교 붕괴… 이 모든 사건 사고들의 중심에 서 있는 사람들의 분노를 하나로 모은다면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까 하는 생각으로 그렸다고 합니다. 분노를 잃어버린 사회를 위해… 라고 하면서 말이죠.

실제로 주인공 혁은 빌딩 붕괴 참사로 아버지의 죽음을 눈앞에서 봅니다. 빌딩 벽 틈에 끼어 서서히 짜부러들어 터지는 아버지의 모습을 아주 충격적인 그림으로 묘사해 두었습니다. 이 사건은 혁이 수도경비대원이 되고 7권쯤에 묘사되듯, ‘몇번이나 죽어본 듯한’ 표정을 만든 사건이라 하겠습니다. 이렇듯 1권의 전반적인 내용은 작가의 연출력과 주제의식이 상당히 돋보입니다.

아직 상당한 분량이 남아 있기 때문에 어떻게 진행될지는 알 수 없지만, 한국 현대사를 중심으로 흥미진진한 사건전개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6) 야후 – 아버지

이 작품에서의 아버지는 절망적인 존재입니다. 혁의 아버지는 돈이 없기 때문에 자식에게 무시를 당합니다. 그리고 때리고 약발라주는 행위 외에는 아들과 대화할 줄 모르는 존재입니다. 결국 그 아버지는 혁에게 죽는 순간의 강렬한 기억만을 남긴 채 세상을 등지고 맙니다. 혁은 집을 팔며 말합니다. ‘나는 오늘 아버지를 팔았다…’

무학의 아버지는 돈이 너무 많아서 무시를 당합니다. 돈 외에는 무엇을 줄지 모르는 졸부의 모습이 무학의 아버지입니다. 돈을 아끼려 부실공사를 하고, 그 건물이 무너져 친구의 아버지가 죽고, 그 아버지는 일말의 죄책감도 없고, 친구의 여자친구와 원조교제를 하고. 무학에게 아버지는 절망 그 자체입니다. 무학은 결국 아버지의 기부금으로 입학한 대학을 때려치우고 돈의 힘이 아닌 육체의 힘을 얻기 위해 파이터의 길을 갑니다.

이 작품의 또하나의 아버지상으로 등장할 인물은 수도 경비대의 대장 최윤수(윤식?)입니다. 아직 이 인물과 혁의 만남이 진행되는 중이라 뭐라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요. 최 대장은 냉철하고 흔들리지 않으며 때론 잔혹한 인물이지만 ‘몇번이나 죽어본 듯한’ 눈빛을 가진 혁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인물로 설정될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작가가 파더 콤플렉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을 정도로 아버지란 존재를 비참하게 그렸더군요. 작품이 진행중이라 이 부분이 작품의 축이다 하고 주장할 수는 없지만, 읽으면서 눈에 들어오는 부분이라 써 보았습니다.

그럼 이제 인랑과 야후 두 작품의 비교를 한 번 해 볼까요? 대충 짐작하셨겠지만, 다음 회에… ^^;;;

Written by 뗏목지기


(2000-12-21)

본문과 상관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는 만화

  • 야후 / 글,그림 : 윤태호 / 랜덤하우스코리아 / 10권 완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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뗏목지기

만화를 좋아하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직장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