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저축은행 영업정지 관련 글(“저축은행 영업정지, 당하고 보니…” 클릭)을 쓰고 나서 한동안 습관적으로만 해오던 재무관리 부분에 대해서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몇 년 전 한동안 다음카페 “짠돌이”에서 개인재무관리 관련해서 어줍잖은 조언들을 하곤 했던 적이 있었는데요, 그 때 썼던 글들을 읽어 보다가 하나를 가져와서 실어봅니다. 2006년에 쓴 글이라는 것을 감안하고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좀 깁니다. ㅎㅎ
[예전글] 개인재무컨설팅 경험기
요즘은 개인을 대상으로 한 개인재무컨설팅 업체들이 많이 생기고 있지요. 제가 이름을 들어본 곳만 해도 포도에셋, 네오머니, 엉클조아카데미, TNV금융컨설팅 등등… 아마 외국의 사례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점점 개인재무컨설팅 시장이 넓어질 것 같습니다.
저는 작년(2005년)과 올해(2006년) 두 군데에서 각각 재무컨설팅을 받아본 경험이 있습니다. 이런 경험이 짠돌이 식구들께 도움이 될까 해서 한 번 올려봅니다.
1. 작년에 받았던 A사
이곳은 모 포털의 유료 재무상담 코너를 통해서 알게 된 곳인고, 원래는 사이트 상에서 게시판을 통해 질문과 답변을 올리는 그런 구조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하다 보니 추가 비용 없이 방문상담을 받아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자산/부채, 소득/지출을 각각 엑섹 파일로 정리해서 관리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파일을 상담하는 분께 보내드리는 것만으로 상담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보통은 이런 식으로 관리를 하는 분들이 별로 없기 때문에 처음에는 상담사들이 고객의 자산/부채, 소득/지출을 파악하는 데 많은 시간이 드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군요.
A사에서는 제가 제출한 내용을 바탕으로 상담사가 두가지 포트폴리오를 작성해 주었습니다. 하나는 거치식(예금 등 목돈) 자금의 포트폴리오였고, 하나는 적립식(적금 등) 자금 포트폴리오였습니다. 제 경우에는 펀드에 관심이 있다는 점을 미리 밝혔었기 때문에, 펀드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그 후에 추천 받은 포트폴리오에서 몇 개의 펀드를 더 가입해서 지금까지 운용하고 있습니다. 상담을 받는 과정에서 펀드의 선택 방식이나 몇몇 궁금했던 점들을 잘 알게 된 것이 나름대로 성과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런데 상담이나 추천 포트폴리오의 내용이 제가 사전에 제출한 자료와 월 여유자금의 범위에서 벗어 나지 않았다는 것이 좀 아쉽더군요. 뭐, 제가 만든 자료를 상담사분께서 너무 믿어서 그랬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나름대로는 제가 만든 자료에 빠진 부분이 있거나 지출을 더 줄일 수 있는 방법 등도 상담 받고 싶었거든요.
더군다나 제 상황에는 별로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변액유니버셜 보험을 추천한 부분도 좀 불만스런 부분이었구요. 나중에 얘기를 들었지만, 특히 무료나 소액으로 컨설팅을 하는 상당수 업체들이 타사 금융상품(보험, 펀드 등)을 판매하는 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얻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군요.
2. 금년에 받은 B사
이 회사는 기본적으로 유료 컨설팅을 지향하는 곳이고 기본 10만 원 정도의 상담료를 받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벤트를 통해서 무료로 컨설팅을 받을 수 있었네요. ^^
여기는 제가 제출한 자료 외에도 저희 부부의 근로소득 원천징수 영수증과 보험증서 사본, 최근 3개월 간의 급여명세서를 요구를 했습니다. 이는 컨설팅시 기본적으로 받는 서류이고, 제가 제출한 소득/지출 내역이 작년 10월부터였기 때문에(그 전에는 다소 중구난방으로 정리되어서 뺐었지요) 보충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더군요.
어쨌든 이 서류들을 챙겨서 예비상담을 받으러 갔습니다. 예비상담에서는 제출한 자료들에 덧붙여서 상담사님이 필요한 내용들에 대한 질의 응답과, 우리 부부의 인생계획에 대한 대화를 진행하였습니다. 특히 질의응답 과정에서 연 단위로 생각했을 때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각종 지출 내역들을 고스란히 끄집어 내시더군요.
또한 저희 부부는 아직 자녀계획이 구체적이지 않은 상태에서 5년 이내에 내 집을 마련하겠다는 정도 로만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자녀계획이 저희 부부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큰 변수가 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이 부분이 불분명하니까 당최 진행이 잘 안 되더군요. ^^;
그래서 일단 자녀는 2년 후, 내 집 마련은 6년 후 정도로 잡기로 하였습니다. 일주일 쯤 후에 본상담을 받으러 다시 방문을 했습니다.
상담사분이 파일 한 권을 준비해 두었는데, 그 안에 우리 부부의 자산/부채 내역에 대한 평가, 소득과 지출에 대한 평가, 보험에 대한 평가, 등 현재 상태에 대한 평가와 함께 인생계획에 있어서 소요되는 자금 및 부족 자금에 대한 시뮬레이션, 상태 개선을 위한 포트폴리오 제안 등이 빼곡히 담겨 있더군요.
이 컨설팅을 통해서 월 5~10만 원 정도의 추가 저축이 가능하며 효율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에 대해서 조언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B사에서의 컨설팅은 나름 인상이 깊었습니다. 저 나름대로는 자산 상태나 소득/지출에 대해 잘 관리하는 편이라 생각을 했는데, 미처 생각 못했던 부분을 잘 집어내 주시더군요. 질의응답을 통해 이런 부분들을 끌어내는 나름의 노하우가 잘 훈련되어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보험 평가 부분도 인상 깊었구요. 평가서를 보여드릴 수 없어서 좀 아쉬운데, 보험에 대해 몇 가지 평가요소를 정해 두고 기존의 보험이 각각의 평가요소를 어느정도 만족시키는가, 부족한 부분은 어떤 부분인가에 대해 그래프로 잘 알아볼 수 있게 되어 있었습니다.
포트폴리오 부분에서도 생뚱맞은 금융상품을 들고 오는 게 아니라 기존의 은행/증권사의 거래 관계 등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을 추천해주는 형태인 것도 마음에 들었구요.
B사에서의 상담 이후 제 자산에 좀 변화가 생긴 부분이 있어서 추천해 준 대로 실행하고 있진 못하지만 조금 더 안정이 되고 나면 다시 한 번 유료로라도 상담을 받아볼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저도 나름대로는 잘 관리하고 있고 여기 게시판에서 어줍잖게 다른 분들 글에 답변도 달고 하지만, 남의 눈을 통해 저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본다는 게 참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나름대로 좋은 경험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비용이 좀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미혼이든 기혼이든 왠만하면 비용 대비 효과를 얻을 수 있을거라 생각해서 경험담 올려 보았습니다. 간접광고가 될까 해서 회사의 실명은 밝히지 않았는데요, 혹 궁금하신 분들은 쪽지나 메일 주시면 말씀 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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