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민원으로 지하철 꼴불견 퇴치하기

오늘 트위터에서 나눈 대화 한 토막(raftwood가 제 아이디입니다)

SeoChanHwe
아 정말… 지하철 옆자리에서 앵그리버드 하는 녀석. 소리 못 끄냐… 말을 했는데도 줄이기만 하네.
1시간 전

raftwood
@SeoChanHwe 조용히 지하철 민원번호로 문자 신고해서 방송 타게 해 주시면 됩니다. 제 경험상 거의 90% 이상 퇴치됨. ㅎㅎ
1시간 전

지하철을 타다 보면 꼴불견들을 많이 만나게 되죠. 조금 오래된 여론조사이긴 하지만 대표적인 지하철 꼴불견은 아래와 같습니다. (원본 출처는 여기)

  • 1위 과도한 신체접촉 (29.8%)
  • 2위 시끄럽게 통화하는 사람 (22.1%)
  • 3위 지나친 애정표현을 하는 커플 (15.5%)
  • 4위 다리를 벌리고 앉는 사람 (10.5%)
  • 5위 음식냄새 등 불쾌한 냄새를 풍기는 사람 (10.0%)
  • 6위 자리양보 안 하려고 자는 척 하는 사람 (5.3%)
  • 7위 신문을 혼자 보려고 가리는 사람 (1.5%)
  • 8위 이어폰을 크게 듣는 사람 (1.3%)

7위는 뭔가 좀 이상하긴 한데,(혼자 보면 안 되는건가요? ㅎ) 나머지는 대체로 수긍이 됩니다. 이런 사람들을 보면 한마디 해주고 싶긴 하지만, 요즘 같은 세상에 무슨 봉변을 당할지 걱정도 되고 남들 시선을 끄는 것도 신경이 쓰이죠. 그렇다고 전화나 객차 내 인터폰을 이용하는 것도 시선 끄는 건 마찬가지구요. (나란 남자 소심한 남자)

그래서 저는 지하철 문자 민원을 많이 이용합니다.(예전 글 “지붕 없는 지하철 출입구, 사고 위험 높다”에서도 처음엔 문자로 문의를 했었죠.) 문자 민원은 주변 눈치 볼 것도 없고, 금방 방송을 통한 안내나 조치가 이루어져서 편리하거든요. 서울지역 각 호선별 문자 민원 번호는 이렇습니다.

  • 서울메트로 – 1~4호선 : 1577-1234
  • 서울도시철도공사 – 5~8호선 : 1577-5678
  • 코레일 – 분당선 등 : 1544-7769
  • 서울9호선운영(주) – 9호선 : 없음 (02-26956-0009 전화만 가능)

저는 주로 5~8호선 구간을 많이 이용합니다. 제가 주고받은 문자 몇 개만 샘플(?)로 보여드릴게요. 제가 보낸 문자의 4자리 숫자는 출입문 상단에 붙어 있는 객차 번호입니다.

  • 나 : 너무 시끄럽게 통화하는 분 때문에 머리 아파요. 5749 경고 좀.
  • 5678 : 고객님, 연락감사드리며 해당열차 확인하여 조치하도록 하겠습니다
  • 나 : 5647 이어폰 없이 디엠비 튼 분께 경고 부탁요!!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 5678 : 고객님, 관련부서에 통보하여 확인후 조치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보통 답장이 오고 나면 곧 기관사님께서 ‘큰 목소리로 통화(이어폰 없이 음향기기를 사용)하여 다른 승객분께 불편함을 주지 않도록 협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와 같은 안내 방송을 합니다. 그러면 당연 해당 인물에게 시선이 쏠리겠죠. 사실 다들 신경 쓰였던 겝니다. ㅎㅎ 그러고 나면 보통 다 꼬리를 내리고 전화를 끊거나 디엠비를 끄거나 하더군요. 이런 꼴불견 승객에 대한 경고 뿐 아니라 차내가 너무 춥거나 더울 때도 문자를 보내면 조치를 잘 해 주시더라구요.

그리고 명절에는 ‘명절에도 수고하시는 도시철도 모든 분들께도 행운이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라던가, ‘6512 기관사님 멘트랑 목소리 너무 멋지시네요!! 한 주를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같은 문자를 보내곤 합니다.

호선별 트위터 계정도 있어서 멘션으로 신고할 수 있어도 좋을 것 같은데 그건 아직 시간이 좀 걸릴라나요. 그 외에 기차에도 민원 문자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극장에서도 이런 수단이 좀 있으면 좋겠는데, 영화 상영 도중에 방송을 할 수도 없고 이건 참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ㅎㅎ

어쨌거나 저처럼 소심한(^^;) 분들, 앞으로 지하철에서 꼴불견 사례를 봤을 때 혼자 속 썪이지 말고 문자 한 방 날려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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뗏목지기

만화를 좋아하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직장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