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 5호선 장한평역을 이용하는데, 3번출구에 자동계단 공사를 하고 난 후부터 지붕이 없어져서 눈이나 비가 오는 날에는 무척 불편하다. 자동계단 이용시 안전을 위해 손잡이를 꼭 잡아야 하는데, 눈비가 오는 날에는 손잡이가 젖어 있기 때문.
지붕 없는 지하철 출입구, 사고 위험 높다
567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특별시도시철도공사는 문자(1577-5678)로도 민원을 받고 있고 평소에 유용하게 이용(차내가 더워요, 추워요, 시끄럽게 전도하는 사람 쫒아주세요 등등)을 했었기 때문에 우선 문자로 민원을 넣어보았다. (글자수 제한때문에 공백 없이 보냈음)
보낸 내용 : 장한평역3번출구지붕이없어서눈비오면손잡이가젖어서안잡게되어사고위험이높아집니다
2분만에 답변이 왔다. (이런 건 참 마음에 든다)
받은 내용 : 네 고객님 서울시 디자인 가이드라인에서 추진한 사업으로 안전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빠른 답변은 맘에 들지만 내용은… 디자인 가이드라인과 안전과 무슨 상관? 그래서 서울시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찾아보았다. (정식명칭은 디자인서울 가이드라인 – 클릭) 지하철 출입구 관련은 공공시설물 가이드라인에 포함되어 있어서 관련 내용을 읽고 도시철도공사 사이트 (클릭)에 다시 민원을 올렸다.
제목 : 장한평역 3번출구 지붕 관련
장한평역 3번출구는 에스컬레이터만 있고 계단은 없는 출구입니다. 그런데 지붕이 없어서 눈비오는 날에 손이 젖을까봐 손잡이를 잡지 않고 타게 되는 경우가 많아 사고 위험이 높습니다.
관련하여 오늘 오전에 민원전화번호(1577-5678) 문자메시지로 위험성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는데,’서울시 디자인 가이드라인에서 추진한 사업으로 안전에는 문제가 없습니다’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서울시 공공시설물 가이드라인을 살펴보았습니다.
4.13 통행 시설물: 지하철 출입구 캐노피
4.13.2 디자인 가이드라인
4.13.2.1 재질
● 가 개방감 확보를 위하여 무색 투명한 재료 사용을 권장한다.
● 나 유리 사용 시 투명도가 높은 유리 사용을 권장한다.
4.13.2.2 설치
● 가 지하철 출입구의 캐노피는 설치하지 않는 것을 권장한다. 단, 설치가 불가피한 경우에는 규모를 최소화하고 디자인을 간결하게 한다.위 내용에 따르면, 장한평역 3번 출구의 경우 안전상 캐노피(지붕) 설치가 불가피한 경우에 해당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사용자들이 눈비 오는 날 손이 젖는 것을 무릎쓰고 안전을 위해 손잡이를 잡을 것을 권하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내용 참고하셔서 개선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역시나 굉장히 빨리 유선 답변이 왔고, 통화한 이후에 바로 사이트에도 답글이 달렸다.
담당부서 : 디자인실
항상 서울특별시 도시철도공사 운영에 깊은 관심과 격려에 감사드립니다.
도시철도공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5~8호선 외부 출입구는 건설시 각계 전문가의 자문과 지하철의 운영 경험을 감안, 지상 교통의 시야차단, 인접건물 민원, 도시미관, 유지관리등을 고려 대부분 캐노피를 설치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으나, 5~8호선 역사 중 에스컬레이터가 출입구에 설치된 역에 대하여서만 우수로부터 기기보호를 위하여 제한적으로 캐노피를 설치하였습니다.
유선으로 설명드린 바와 같이 서울시에서는 2008년 3월 5일‘서울을 새롭게 디자인코자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디자인 관련 전문가 위원회(도시디자인총괄본부)를 운영하고 있으며, 디자인 위원회에서 캐노피가 도시의 미관을 저해한다는 평가로 인하여 출입구 신설 및 기존 출입구 개량시에도 캐노피 없는 출입구로 추진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상 기후로 인한 이례적인 폭설시 다소 운영상에 문제점이 있을수 있으나 예외적인 경우로 이해하여 주시기 바라며, 우리공사에서 캐노피 없는 에스컬레이터(옥외용)로 건설한 승강설비의 경우 일반적인 적설 및 강우에 대비한 펌프시설 및 열처리 시설을 갖추고 있어 아직까지 문제점이 보고된 바 없음을 알려드리오니 이점 널리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매일 매일이 오늘보다 더 좋은 하루 되시길 바라며 앞으로도 도시철도공사의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는 제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답변 내용을 요약하자면, 디자인관련 전문가 위원회에서 캐노피 없는 출입구를 권고했다는 건데, 통화 내용상 이 권고를 무시하고 진행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얘기였다.
물론 불필요한 캐노피가 주변 건물과 경관을 가리고, 지나치게 장식적인 형태의 캐노피가 시각적 혼란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공공시설물 가이드라인 4.13.1항) 그러나 위에서도 말했듯이 지붕 없는 지하철 출입구가 계단 없이 자동계단으로만 되어 있다면, 눈/비 오는 날 손잡이 잡는 것을 기피하게 되어 갑작스런 작동 중단시 사고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므로 반드시 개선이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하여 서울시에 재차 민원을 한 상태이니, 답변을 받으면 추가 포스팅을 할 예정.
2010-04-28 추가 : 지하철 출입구 캐노피(지붕) 설치에 관한 서울시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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