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블로거 간담회 정리: 7문 7답 [슬로우뉴스]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가 간담회를 통해 블로거들을 만났다. 티엔엠미디어 주최로 2014년 5월 21일 벤처스퀘어 이벤트홀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사전 신청을 통해 등록한 50여 명의 블로거가 참가했다.

50명의 블로거, 50개의 언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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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는 정운현 전 오마이뉴스 편집국장이 맡았다. 사회자는 “50명의 블로거가 왔다는 것은 50개의 언론사가 왔다는 것과 같은 의미”라며, “이번 행사가 박 후보에게도 뜻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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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는 8시부터 한 시간가량 진행될 예정이었다. 사회자 말로는 애초 두 시간을 요청했다고 한다. 그런데 뒤에 방송국 인터뷰가 잡혀서 한 시간으로 줄었단다. 사실상 한 시간도 채울 수가 없어서 빨리 진행을 하겠다고 한다. 50개의 언론사 대 방송국…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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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 55분쯤 박 후보가 들어왔다. (박 ‘시장’이 아니고 박 ‘후보’다. 현직 공직자는 후보로 등록하면 직무 정지 상태가 된다. 그래서 질문할 때도 시장이 아닌 후보라고 지칭해 달라는 사회자의 안내가 있었다.) 자리로 가면서 앞에 앉은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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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에 앉기 전에 이런저런 포즈도 취해 주었다. 이어서 참가 신청을 할 때 받았던 사전 질문 중에 우선 선정된 8명의 질문과 제안이 시작되었다. (아쉽게도 내 사전 질문은 채택되지 않았다.)

1. 우이 경전철 사업은 왜 지연되는지

우이 경전철 노선도  (출처: 우이신설경전철(주) 홈페이지)

우이 경전철 노선도
(출처: 우이신설경전철(주) 홈페이지)

첫 질문은 우이 경전철 사업이 지연되는 이유에 관한 것이었다. 이에 박 후보는 “사업을 맡은 업체의 경영 악화, 채권단과의 협의 등으로 어려움과 지연이 있었지만, 지금은 해결되어 진행 중”이라며, “서울시 사업에 참여하는 업체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면서 경영상황, 경영철학, 근로조건 등까지 넣을 것이다. 이런 부분에서 미비한 업체는 최저가를 제시해도 사업을 할 수 없다. 기업의 사회공헌도까지 평소에 관리하려 한다.”고 밝혔다.

2. 어린이집 보내기가 너무 힘들어요

박원순 후보의 "어린이집 +1,000" 공약  (출처: 박원순 정책공약집)

박원순 후보의 “어린이집 +1,000” 공약
(출처: 박원순 정책공약집)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부모이기에 어린이집 부족 문제에 관한 질문에 관심이 갔다. 국공립 어린이집 1,000개를 짓겠다는 공약이 과연 가능할까 했는데 설명을 한다. “어린이집을 짓는데 제일 크게 들어가는 돈이 땅값이다. 교회나 사찰 등이 소유한 토지를 서울시가 장기 임대하고 어린이집 건물은 서울시가 지어 비용을 줄이는 아이디어를 냈다. 협동조합형 어린이집을 지원하고, 베이비붐 세대 희망자에게 어린이집 위탁 운영을 하는 방안도 생각 중”이라 했다. 그럴듯하다.

3. 불안한 제2롯데월드 어쩌면 좋죠?

다음은 제2롯데월드 안전 대책에 관한 질문이었다. 박 후보는 “얼마 전에 직접 가서 확인 결과 아직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지만 지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문제가 있다면 조치를 할 예정이다. 석촌호수 수위 문제도 원인이 불분명해서 시 차원에서 조사하도록 지시했다. 면밀하게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다소 원론적인 대답이었다.

4. 재개발, 재건축 공약 없어도 괜찮을지

박원순 후보는 이런 건축물을 지을 생각은 없는 듯  (출처: 동대문디자인플라자 홈페이지)

박원순 후보는 이런 건축물을 지을 생각은 없는 듯
(출처: 동대문디자인플라자 홈페이지)

재개발, 재건축을 앞세우는 상대 후보에 대한 대응에 관해서는 “지금껏 도시의 랜드마크라 하면 큰 건물, 건축물만 생각해왔다. 이제는 컨셉을 바꿀 때다. 서울의 랜드마크는 자연, 역사, 사람이다. 인구 천만의 대도시 중에 천 년의 역사와 국립공원을 함께 가진 곳이 서울 외에 있느냐. 그것을 활용할 생각”이라 답했다. 바람직하지만 집값, 땅값에 관한 시민들의 욕망을 넘어설 수 있을지가 관건이겠다.

5. 상가 권리금 문제 심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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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권리금 문제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나만의 생각인지는 몰라도) 박 후보의 눈이 반짝이는 게 느껴졌다. “정말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국회 차원의 특별법 제정을 제안할 생각이다. 물론 국민적인 합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공약집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평소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

6. “중요한 것은 시민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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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 청년 실업, 여성 취업, 남북관계, 마을공동체, 시민 참여 시정 평가 등에 관한 질문들이 이어졌다. 그런데 들어보니 박 후보의 몇몇 답변에는 독특한 점이 있었다. ‘필요한 것이 있다면 뜻 맞는 사람들을 모아 제안하면 지원할 테니 직접 해 보시라.’는 것이다. 시민 참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박 후보의 생각이 드러나는 부분이었다.

7. 촛불시위, 집회시위권 보장은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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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지막에 기회를 얻어 다른 분과 겹치지 않는 질문을 했다. “세월호 참사 촛불시위 등에서 침해되고 있는 시민의 집회시위권 보장을 위해 서울시 차원에서 할 일”을 물었다. 박 후보는 “서울시는 서울광장 등 여러 공간을 신고제로 개방하고 있다. 그 외에는 경찰의 관할이라 사실상 관여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답했다. 이해는 되지만 상가 권리금 문제에 “국회에 특별법 제정을 제안하겠다.”는 정도로까지 말한 것과 비교하니 고개가 갸웃거려지긴 했다.

아쉬움 남았던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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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시간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간담회는 나름 알차게 진행되었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시간이 매우 짧았다. 실제 묻고 답하는 시간이 40분 남짓이었다. 50여 명의 참석자 중 질문할 수 있었던 사람은 15명이 채 안 되었다. 사전에 선정된 8명의 순서 뒤에 열심히 손을 들었는데도 질문할 수 없었던 참석자들이 불만을 토로하는 모습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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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청과 동행이 요식 행위처럼 여겨지지 않게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주었으면 좋겠다.

박 후보는 이 간담회 다음날인 22일에 벤처스퀘어가 주최한 스타트업 간담회에서 창업가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그리고 30일에는 국민TV 주최로 열리는 조희연 서울교육감 후보와의 합동 토론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출처: 정몽준 페이스북)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출처: 정몽준 페이스북)

그나저나 이분에게도 별도로 블로거 간담회 요청을 했다고 하니 간담회가 열리면 꼭 참가할까 한다. 원하시면 단독 인터뷰도 해 드릴 수 있는데.


본문에 별도 출처를 표시하지 않은 이미지의 저작권은 박원순 후보에 있습니다. 해당 이미지는 박원순 후보의 플리커 계정에서 플리커가 제공하는 HTML 문을 가져와 삽입하였습니다. (편집자)


slownews-logo1.png* 이 글은 “Fast is good, slow is better”, 슬로우뉴스에도 수정, 보완하여 게재하였습니다 *

뗏목지기

만화를 좋아하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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