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야후 “소치 점수조작, ISU가 1년전부터 공작” (믿을 수 없음) [슬로우뉴스]

 


관련 기사:

스포츠조선, 美야후 “소치 점수조작, ISU가 1년전부터 공작”, 2014년 2월 26일

스포츠 조선의 "소치 점수조작, ISU가 1년전부터 공작" 기사

스포츠 조선의 “소치 점수조작, ISU가 1년전부터 공작” 기사

관련 기사 요약:

미국의 권위 있는 스포츠 사이트 야후! 스포츠가 “소치올림픽의 피겨 편파판정이 국제피겨연맹(ISU)에 의해 지난해부터 주도됐다”고 칼럼을 통해 밝혔다. 이 칼럼을 쓴 AP통신의 유명 피겨 칼럼니스트 제시 헬름스는 ‘스캔들, 사기, 그리고 피겨 스케이팅의 종말'(Scandal, Fraud, and Death of Figure Skating)이란 극단적인 제목을 붙이면서 편파 판정을 기정사실로 하고 국제적인 범죄로 규정했다.


스포츠조선의 해당 기사에서는 ‘Jesse Helms’를 ‘제스 헬름스’로 표기했으나 ‘Jesse’의 발음은 ‘제시’에 더 가까우므로 이 기사에서는 모두 ‘제시’로 표기하였습니다. (편집자)


슬로우뉴스의 평가:

해당 칼럼이 올라온 사이트는 야후! 스포츠가 아닌 야후! 보이스이며, 등록한 누구나 글을 올릴 수 있는 곳이다. 또한, AP 통신에서 제시 헬름스라는 칼럼니스트는 찾을 수 없었다. 원문의 내용 또한 “ISU가 소치 점수 조작을 1년 전부터 공작”했다는 구체적인 근거를 가지고 있지 않다.

분석:

1. 미국의 권위 있는 스포츠 사이트 야후! 스포츠?

스포츠조선의 기사의 첫 문장은 “미국의 권위 있는 스포츠 사이트 야후스포츠가”로 시작한다. 뒤이어 칼럼니스트의 이름과 글의 제목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제시 헬름스(Jesse Helms)의 ‘스캔들, 사기, 그리고 피겨 스케이팅의 종말(Scandal, Fraud, and Death of Figure Skating)’이란 글은 야후! 스포츠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실제 이 글이 게시된 야후! 보이스 메인 페이지의 소개를 보면 이 사이트가 가입한 사용자 누구나가 글을 올릴 수 있는 블로그 혹은 게시판과 유사한 사이트임을 알 수 있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운 것이다.

소개문을 보면 ‘야후! 이용자에 의해 작성된 글, 비디오, 슬라이드쇼’라고 명시되어 있다.

소개문을 보면 ‘야후! 이용자에 의해 작성된 글, 비디오, 슬라이드쇼’라고 명시되어 있다.

2. AP통신의 유명 피겨 칼럼니스트?

스포츠조선은 해당 칼럼을 쓴 제시 헬름스가 ‘AP통신의 유명 피겨 칼럼니스트’로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구글 “jesse helms”와 “associated press”로 검색한 결과에서는 2008년 사망한 같은 이름의 미국 전 상원의원만 나온다. AP통신(Associated Press) 사이트에서 “jesse helms”로 검색한 결과는 0건이다.

즉, 제시 헬름스와 AP통신이 연관이 있다는 근거는 찾아볼 수가 없다. 흥미롭게도 야후! 보이스는 한 때 AC(Associated Content)라는 이름이었던 적이 있었는데, 이 때문에 그런 착오를 일으켰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야후! 보이스에 글을 쓰는 제시 헬름스는 어떤 사람일까. 야후! 보이스의 기고자 정보와 글 목록을 살펴보면 2010년경부터 주로 피겨 스케이팅에 관한 글을 써 왔고 2014년 3월 2일 현재 65편의 글이 등록되어 있다. 그리고 목록 상에 보이는 제목과 요약에 김연아(Yuna Kim)가 언급된 글이 절반가량 된다.

다음 아고라의 회원 정보에는 ‘관심 있는’, ‘관심 받는’이라는 항목이 있는데, ‘관심 받는’의 숫자는 해당 사용자의 글을 꾸준히 보겠다고 등록한 다른 사용자의 숫자를 뜻한다. 야후! 보이스에서의 이와 유사한 ‘팬’이라는 것이 있는데 제시 헬름스의 팬은 5명 정도로, 유명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물론 이 내용만으로 제시 헬름스가 ‘피겨 스케이팅에 어느 정도는 조예가 있는 단순한 김연아의 팬’일 뿐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도대체 왜인지 알 수 없게 ‘AP통신의 유명 피겨 칼럼니스트’가 되어버린 원문 필자에 대해서 참고할 부분은 될 것이다.

3. 소치 점수조작, ISU가 1년 전부터 공작?

스포츠조선의 기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ISU가 1년 전부터 공작’했다는 부분이다. 원문에서 관련된 몇 문장들을 살펴보자.

그들(ISU)이 15세의 율리아 리프니츠카야를 띄워주기 시작한 이래로, 채점 시스템(Code Of Points, CoP)뿐만 아니라 피겨 스케이팅의 본질마저 뒤엎어 버린 것은 ISU(세계빙상연맹)의 계획적인 장치였다. (It was the ISU’s premeditated device, since they began promoting the 15 year old Julia Lipnitskaia, that turned upside down the COP system as well as the integrity of figure skating.)

이 계획은 올림픽이 열리기 오래전부터 착수되었다. 작년 그랑프리부터 율리아 리프니츠카야는 일관되지만 의심스러운 자질과 뻥 튀겨진 점수로 모든 시합에 폭풍 승리했다. (It had been set up already long before the game began. Last year throughout the Grand Prix, Julia Lipnitskaia caused a storm winning every competition with her consistency but questionable qualities and super inflated scores.)

ISU의 심판들이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나이 어린 (러시아) 선수들의 질 낮은 점프에도 착지만 하면 GOE를 퍼부어 주기 시작했다. (the ISU judges began to award a pile of GOE on the young skaters’ poor quality jump in the Grand Prix as long as they managed to land them.)

물론 최근 대회에서 러시아 선수들의 성적과 이번 소치 올림픽에서의 결과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이 결과적으로 “ISU의 공작에 의한 것”이라고 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

네이버 '제스 헬름스' 뉴스 검색 결과 (2014-03-03 02:00)

네이버 ‘제스 헬름스’ 뉴스 검색 결과 (2014-03-03 02:00)

4. 잘못된 출처와 권위에 기대는 관행이 문제

스포츠조선에서 이 기사가 나온 후 많은 매체가 비슷한 기사를 쏟아냈다. 머니투데이 정도가 출처를 ‘야후 보이스’, 필자를 단순히 ‘미국 칼럼니스트’ 정도로 소개했을 뿐, 대부분은 ‘야후 스포츠’와 ‘미국 유명 칼럼니스트’를 그대로 옮겼다. 기본적인 사실 확인을 하지 않고 기사를 베껴대는 뭇 언론들의 현실이 여기서도 드러나고 있다. (조선일보 영문판이 ‘제시 헬름스라는 필명의 피겨 스케이팅 전문 블로거(Jesse Helms, a pseudonymous blogger specializing in figure skating)’라는 명칭을 쓴 것은 특이한 부분이다.)

물론 2014년 동계 올림픽 여자 피겨 스케이팅 종목의 결과는 많은 사람에게 의혹과 아쉬움을 남겼다. 스포츠조선의 기사와 그 외의 기사들이 잘못된 출처 표시와 필자 정보에도 널리 퍼지고 공감을 얻고 있는 것은 그런 면에서 일견 이해할 수 있다. 원문의 내용만으로는 하나의 의견으로서 ‘그럴듯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스포츠조선의 이 기사는 “美야후 “소치 점수조작, ISU가 1년전부터 공작””이라는 제목을 통해 적극적으로 미국 포털이라는 (출처가 잘못된) 외부의 권위에 기대면서 하나의 의견을 사실처럼 보이려 했다. 그러므로 ‘믿을 수 없다’는 평가를 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최종 평가: 믿을 수 없음


“‘美야후 “소치 점수조작, ISU가 1년전부터 공작”‘에 대한 최종 평가”

[ ] 아주 믿을 만함.

[ ] 믿을 만함.

[ ] 과연 그럴까.

[✔] 믿을 수 없음.

[ ] 전혀 믿을 수 없음.


이 글은 OKJSP 노상범 대표의 페이스북 글을 참고, 보완하여 작성하였습니다. (편집자)


slownews-logo1.png* 이 글은 “Fast is good, slow is better”, 슬로우뉴스에도 함께 게재하였습니다 *

뗏목지기

만화를 좋아하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직장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