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잉여로운 이들에게, 정주행! 추천 웹툰 4선

 

물론 모든 이의 명절이 똑같지는 않을 것이다. 명절이 휴일인 사람도 아닌 사람도, 할 일이 많은 사람도 없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추석 연휴 뭘 할지 막막한 잉여로운 이들을 위해 준비했다. 단언컨대, 정주행하다 보면 추석 연휴가 훌쩍 지나갈 웹툰 4선.

하지만 시골 밤하늘에 널린 별처럼 많은 웹툰들 가운데 4선을 고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기준을 정했다. 이 기준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자신과 맞지 않는다 싶다면 백스페이스를 눌러도 좋다.

  • 범위를 줄이기 위해 우선 최근 1년 사이에 완결되거나 연재중인 웹툰 중에 골랐다.
  •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웹에서만 볼 수 있는’ 작품이 대상이다. 즉, 아직 단행본으로 나오지 않은(혹은 나오지 않을) 웹툰이라는 얘기.
  • 에피소드 형식, 즉 굳이 정주행하지 않고 중간에 어느 화를 읽어도 상관이 없는 웹툰은 제외했다.
  • 당연한 일이겠지만 내게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꼭 다시 정주행하고 싶은 작품들이다.

덴마(양영순, 네이버 만화)

덴마

덴마

첫번째 추천작은 네이버 만화에 연재중인 양영순의 “덴마”. 이 작품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처음부터 이런 빡센 걸 고르면 어쩌냐는 소리가 절로 나올 것이다. 의도적이다. 만약 정주행하기로 마음을 먹는다면 나머지 웹툰(에게는 미안하지만) 소개를 볼 필요가 없으므로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연휴가 길 것 같아도 사실 금방 간다.

우선 “덴마”는 주 3회로  3년 8개월동안 580회 이상 연재한 방대한 작품이다. 그만큼 이야기의 구조가 복잡하고 등장인물도 많으며 설정과 복선도 치밀하다. 처음에는 “특수능력을 지닌 악당 덴마(정확히는 다이크)가 꼬마(덴마)의 몸에 갇혀 우주택배 업무를 하며 겪는 기상천외한 모험이야기” 정도로 시작해 우주 대 서사시가 되었고 아직도 그 세계는 커지는 중이다.

그렇다 보니 연재 주기에 맞춰 한 화씩 보다 보면 어느새 앞의 내용을 잊을 정도다. 그러니 추석 연휴에 정주행하기에 이만큼 적당한 작품이 또 있을까. 게다가 감동적인 로맨스를 담고 있는 에피소드도 많으니 남녀 모두에게 추천할 수 있다.

정주행 팁: 스포일러에 민감하지 않고 다른 독자와 함께 추리하고 공감하고 싶다면 댓글 읽기와 병행할 것. 무엇보다, 충분한 수분과 영양을 섭취하시오.

곽인근(다음 만화속 세상)

사춘기 메들리

사춘기 메들리

제목이 “곽인근”이 아니다. 다음 만화속 세상에 연재되었던 곽인근의 세 작품 “반짝반짝 컬링부”, “당신과 당신의 도서관”, “사춘기 메들리”(완결 순) 얘기다.

사실 이러면 처음의 기준과 달라지는데, “사춘기 메들리”는 2012년 2월에 완료되었고 단행본으로도 나왔다. 기준과 다른 작품을 왜 뽑았느냐고 항의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그만큼 추천할만한 작품이란 뜻이(라고 우긴)다.

곽인근은 여백을 잘 활용하고 인물들은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리는데 능숙하다. 청소년의 성장기(“반짝반짝…”, “사춘기…”)와 임용고시 준비생의 이야기(“당신과…”)를 다루는 솜씨를 보면 아다치 미츠루나 하다 히데노리가 떠오르기도 하지만 그와는 또 다르다.

미소를 짓게 하는 풋풋함과 묘한 현실감이 공존하는 이 작품들을 순서대로 정주행하면서 한 작가의 변화를 관찰하는 것도 좋겠다. 단행본이 나온 “사춘기 메들리”는 일부 회차가 유료인데 다 보면 1,500원이다. 없다는 말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주행 팁: 여백과 풍경을 즐길 것.

타임인조선(이윤창, 네이버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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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인조선

처음에는 뭐하자는 얘긴가 싶었다.제목인 “타임인조선” 그대로 어느날 조선 시대로 타임 슬립한 소년이 좌충우돌하는 그럭저럭한 개그물로 보였다. 그림체도 이를 뒷받침하는 듯했다. 그런데 후반부로 가다 보니 어느새 역사적인 사건을 기반으로 한 큰 줄기가 세워진 것을 알게 된다.

캡콜드 님의 말을 빌자면, “개그 중심의 에피소드에서도 잊지 않고 큰 드라마의 복선들이 깔리고, 큰 드라마로 확대되고 나서도 소소한 개그를 잃지 않는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는 연재 초기에 이 웹툰을 보다가 그림체와 무표정 개그에 적응하지 못하고 계속 보기를 포기한 적이 있다. (나중에 정주행했지만) 혹시라도 초반부를 보며 이전의 나와 같은 느낌을 받는다 하더라도 믿고 따라가 보자.

정주행 팁: 댓글은 왠만하면 보지 말 것.

안되는 건 안되는 거다(홍작가, 다음 만화속 세상)

개가 말을 하고 고양이가 말을 한다. 마법사가 나온다. 판타지일까? 홍작가의 “안되는 건 안되는 거다”는 판타지의 속성을 가진 느와르 활극이다. 블랙 유머도 빠지지 않는다.

독특하고 감성적인 전작 “고양이 장례식”, “화자”와는 다른 분위기다. 하지만 데뷔작이자 유쾌한 로드 무비 “도로시 밴드”를 생각해 보면 자신의 장기로 다시 돌아와 활개를 펴는 것처럼 보인다.

정주행 팁: 여성분들께는, 미소년 및 마초남 주의.

뗏목지기

만화를 좋아하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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