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IT 컨퍼런스나 AWS Summit과 같은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기조연설과 강연을 듣는 목적이 가장 크겠지만, 참여 업체 부스에서 정보를 얻고 개인정보를 팔아 사은품을 받거나 경품 추첨에 응모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다.
물론 비싸고 좋은 제품을 받는 게 제일 좋겠지만 가끔은 가격과 상관없이 센스 있게 제품을 골랐구나 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센스 있는 사은품의 조건이라면, 흔하지 않고 성의가 느껴지며 해당 업체의 사업과 연관성도 있고 업체의 로고가 과하지 않게 들어 있으면서도 실용성도 있어서 쓸 때마다 해강 업체를 생각하게 하는 제품이 아닐까 싶다. (쓰고 보니 겁나 어렵잖아!)
이번 AWS Summit Seoul 2017 참여 업체의 사은품 사진과 단평을 왜인지 모르겠지만 정리해 보았다. 각종 경품이나 사은품을 고민하는 분들께는 아주 쬐끔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이번 행사의 특징 중 하나는 참여 업체의 개인정보 수집 목적 설문을 종이가 아닌 QR코드를 통한 설문 웹페이지 접속으로 대체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볼펜을 주는 업체는 빼버렸다. (…)
Zadara의 카드형 멀티툴. 인터넷에서 ‘닌자 월렛’으로 검색하면 비슷한 제품이 나온다. 이번 행사 사은품 중 가장 독특한 제품이 아니었나 싶다.
Unity의 USB 선풍기. 요즘은 살짝 흔해진 제품이긴 한데 그럭저럭 무난한 선택으로 보인다.
Bespin Global의 스마트폰 거치대 겸용 블루투스 스피커. 블투 스피커도 요즘은 흔히 볼 수 있지만 거치대 겸용이란 점에거 점수를 좀 더 줄 수 있겠다. 한 가지 업체 입장에서 아쉬운 점은 회사 로고가 바닥에 있다는 것. 로고를 새기려면 측면에 했어야 했다.
이것도 Bespin Global의 나노블록. 이거 만드느라 아이와 잘 놀았다. 제품 자체에 회사 로고를 새길 순 없지만 나름 참신한 사은품이었다. 부스 컨셉 자체가 스타워즈였기 때문에 잘 어울리기도 했고. 사은품과는 별개로, 이 회사는 이번 행사에서 가장 눈에 띄었다. 회사 티에 안내 피켓을 든 관계자를 얼마나 많이 깔았는지 넓은 행사장 어디를 가도 이 회사 이름을 볼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
솔트웨어의 데스크 매트. 실용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줄만한 제품. 책상 위에 이걸 깔고 쓴다면 매일 이 회사 이름을 보게 될 것이다.
안랩의 노트북 웹캠 커버. 보안 회사의 특징을 살린 나쁘지 않은 선택. 물론 저런 걸 쓰기 이전에 미리 노트북 해킹을 당하지 않도록 애써야겠지만.
Super Track의 보틀. 무난하지만 참신하지는 않은 선택. 게다가 저 슬로건 저런 폰트로 저렇게 크게 박아 놓으면 쓰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Ycloud의 색연필. 왜 이런 걸 주는지 잘 모르겠다. 요즘 컬러링이 유행이니 컬러링할 수 있는 도안이라도 같이 껴줬으면 참신하다고 했겠지만 이것만으로는 글쎄.
Ncloud24의 스마트폰 부착형 교통카드집. 작년에 다른 행스에서 이걸 받아서 한동안 쓰긴 했는데… 이거 정말 폰에 붙이고 있으면 안 예쁘다. ㅠㅠ
BSG Global의 휴대용 USB 타입 선풍기. 한때 각광(?)받았던 제품이긴 한데 이제는 그닥.
Goodus의 다이어트 줄자. BMI 계산도 가능한 줄자라 나름 쓸모가 있을 듯. 나쁘지 않은 선택으로 보인다.
Kolon Benit의 여행가방용 태그. 로고가 크게 튀지 않으면서도 눈에 띄게 박혀 있고 여행 가방에 한 번 달아두면 여행할 때마자 눈에 띌 테니 나름 괜찮은 선택인 듯하다.
가온아이의 발포 비타민. 내가 좋아하는 제품이긴 하지만 로고 노출 유효 기간이 한 통 다 먹을때까지 뿐인 건 업체 입장에서 아쉬운 점일 수도 있겠다.
NDS의 미니 재생용지 스프링 노트와 볼펜 세트. 볼펜과 메모지는 취급 안 하려 했지만 세트라서. (…) 재생용지를 쓴 것도 그렇고 쓰임새 측면에서 대충 만든 메모지보다는 훨 낫기도 하고.
GS neotek의 코스트코 타입 쇼핑백. 이런 사은품은 꽤 유용하다. 행사 현장에서 여러 팸플릿, 책자, 사은품을 담기에도 좋고 장볼 때 써도 유용하니까. 어쨌든 계속 쓰게 되는 사은품이 가장 홍보 목적에 맞는 것이 아닐까 싶다.
제주항공의 항공기 모양 8G USB 메모리. 사실 IT 행사에서 USB 메모리는 어느 정도 용량이 높지 않으면 흔하고 게으른 선택처럼 느껴진다. 그래도 제주항공 거는 귀여우니 책상 장식용으로 쓰던가.
이것도 제주항공이 에코백. 이 모든 사은품을 담는 데 탁월한 도움을 주었다. 만듦새도 괜찮고 디자인도 무난해 실용성 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다.
물론 공짜로 받는 처지에 무슨 말이 그렇게 많으냐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어차피 한정된 예산을 가지고 홍보 목적으로 하는 일인데 이왕이면 더 효과가 있으면 좋지 않겠나. 그런 면에서 이런 시시콜콜한 피드백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우겨 보는 것)이다.
그러니 아무리 예산이 없어도 볼펜, 메모지, 사탕, 초콜렛 이런 건 하지 말자. 진짜 무성의해 보이니까. 차라리 적은 인원이라도 회사 로고 피켓 하나 만들어서 행사장을 누비고 다니는 게 비용 대비 효과는 더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