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캡슐] 『고스트 바둑왕』 바둑 소년의 성장기

음, 타임캡슐은 제가 여기 저기에 올렸던 만화 관련 글을 모으는 곳. 예전에 썼던 글들이라 지금에 와서는 유효하지 않은 정보들도 있고, 손발이 오글거리는 내용들도 많음. 하지만 백업의 의미로 거의 수정 없이 (의도적으로 맞춤법을 틀리게 작성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맞춤법만 수정) 올림.


[타임캡슐] 『고스트 바둑왕』 바둑 소년의 성장기
원제 : 히카루의 바둑 / 글 : 홋타 유미 / 그림 : 오바타 타케시 / 서울문화사 / 2002.03. 14권(간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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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글 : 문화일보 2002년 4월 22일자 이영희 기자의 기사


바둑엔 별 관심이 없었던 초등학생 히카루와 낡은 바둑판에 깃든 일본 중세의 바둑기사 사이의 영혼과의 만남, 그리고 많은 바둑인들과의 만남을 통해 점차 성장해가는 히카루.

99년 일본의 ‘주간 소년 점프’에 연재된 후 90년대 들어 점점 감소해가던 일본의 바둑 인구가 증가했으면 바둑 용품점이 호황을 맞고 바둑 동아리가 인기 동아리가 되는 사회적 현상을 만들어낸 작품, ‘고스트 바둑왕’.

어찌보면 우연히 재능을 발견한 주인공의 성장이라는 스포츠 만화의 공식을 따르는 단순한 스토리지만, 바둑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만화적 재미가 듬뿍 담긴 작품이다.

일본에서 미녀 바둑 기사로 인기를 끌고 있는 우메자와 유카리의 감수를 통해 만들어진 대국 장면은 바둑을 아는 사람이라면 더 재미있게 즐길 만 하다. (그런데 바둑을 아는 사람은 대국 장면은 그저 그렇다고 하던데. ^^;; 참고로 전 바둑을 전혀 모름미다.)

특히 14권 들어 영혼이라는 존재로서 히카루를 통해서만 타인과 바둑을 둘 수 있는 사이와, 실력을 쌓으면서 점점 사이를 통해서가 아니라 스스로의 바둑을 두고 싶어하는 히카루의 갈등, 그리고 사이가 떠나감으로서 점점 스토리가 흥미진진해지고 있다.

늘 이런 작품을 보면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 나라도 바둑이라면 다른 나라에 뒤지지 않을 만큼의 수준이 되는데도 왜 이런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물론 강철수 작가의 바둑만화도 상당수 있긴 하지만, 이 작품처럼 바둑을 모르는 사람도 흥미를 느낄만한 재미있는 작품은 되지 못했던 듯 하다. 사실 바둑을 알아야 바둑만화를 볼 수 있고, 요리를 알아야 요리만화를 볼 수 있다면 그건 만화작품으로서 보기엔 좀 무리가 아닐까 싶다.

철저한 사전조사와 취재, 풍부한 상상력을 가미한 일본만화가 가지는 경쟁력은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는 작품을 즐기는 기쁨을 느낄 수 있게는 하지만, 우리 만화계의 현실과 비교하여 착잡한 심정을 느끼게 한다.


지하철에서 자랑스럽게 만화를 읽자!
Written by 뗏목지기 (2002. 5. 5)


덧붙임 (2010. 05. 18)

* 참고글 해당 기사의 링크를 첨부. 링크의 기사 게재 일자는 4월 25일이라고 되어 있다. 아마도 글을 쓸 당시에 착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본문에서는 수정하지 않았다.

* 이 작품은 2003년 10월에 23권으로 완간되었다.

뗏목지기

만화를 좋아하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직장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