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쯤 TV를 바꿀 생각이었다. 5년 가까이 32인치를 쓰고 있었는데 큰 화면으로 영화 같은 걸 보고 싶었다. 연말로 잡았던 이유는 블랙 프라이데이 즈음에 해외 직구로 사면 좋지 않을까 해서였다. 그러다 이 제품을 만났(?)다. 인켈 SD48MW다. 인켈이 TV도 만드나 했는데 만든단다.
48인치 LED TV인데 가격이 50만 원대다. 미리 말하자면 이 제품은 아주 기본적인 기능밖에 없다. 네트워크에 연결하는 스마트 기능? 없다. 3D 기능? 없다. 하지만 비슷한 스펙의 삼성이나 엘지 제품보다 최저가 기준으로도 20만 원 정도는 싸다. 그래서 미련 없이 질렀다. 당시에는 씨제이 오클락에서 50만 원 아래로 할인 판매를 하기도 해서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저렴하다 했더니 배송만 해주고 설치는 안 해주더라. (…) 구매할 분은 설치 여부를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좋겠다. 아무튼 처음에는 내가 이걸 들고 설치할 수 있을까 했는데 요즘 TV답게 얇고 가볍긴 했다.
상자에서 구성품들을 꺼냈다. 본체와 스탠드, 스탠드 연결 부품 등이 나왔다.
먼저 본체와 스탠드 연결 부품을 조립했다. 드라이버가 필요하다. 나사 길이가 조금씩 다르니 잘 살펴보고 조립해야 한다.
여기에 스탠드를 조립해야 하는데 본체를 눕힌 상태에서는 할 수가 없어서 뒤집어 세웠다. 넘어질까 봐 덜덜 떨면서.
뒷면 아래쪽과 옆면의 포트를 살펴봤다. 내 경우는 올레TV 셋톱박스와 맥북에어만 연결하면 되어서 HDMI 포트만 쓰면 되었다. 보통 이 급의 TV들이 HDMI 포트가 2개뿐인데, 이 제품은 3개란 건 마음에 들었다.
HDMI 2번 포트는 MHL(Mobile High-definition Link)을 지원한다. 적절한 커넥터를 사용하면 스마트폰의 화면을 TV로 볼 수 있지만, 나는 사용해 보진 않았다. USB 기능도 써보지 않았는데, 검색해 보니 일부 포맷만 지원하고 자막 지원 등이 원활한 것 같지는 않다. 이 기능이 중요하다면 사기 전에 확인해 보시길.
리모콘은 이런저런 기능이 많아 보이는데 기초 설정만 해두고 나면 어차피 셋톱박스 리모콘만 사용할 거라서 자세히 살펴보진 않았다.
TV를 켜봤다. 화면에 크게 ‘Sherwood’라고 로고가 우선 뜬다. Sherwood는 인켈의 브랜드 명이다. TV 부팅(?)에 살짝 시간이 걸린다. 팍 하고 켜지는 느낌은 아니지만 너무 느리다는 느낌도 아니었다. 우선 설정 화면을 살펴봤다. 채널, 영상, 음향, 시간(취침예약), 기타 등으로 나뉘어 있다. 전반적으로 단출해서 따로 살펴볼 것은 없었다.
셋톱박스를 켜 봤다. 우왕, 크다. 기본 설정 색감이 내게는 꽤 밝아서 조금 어둡게 변경해야 했지만 나쁘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막눈이라 세세한 건 잘 모른다. (…) 원래 음향기기 전문 회사라는 선입견 때문인지 몰라도 소리도 나쁘지 않았다. 귀도 막귀이긴 하지만. ;;
참, TV에 유선 케이블을 직접 연결해서 보는 경우 채널 전환 속도가 느리다는 얘기도 있다. 참고하길.
사실 TV도 TV지만 소스가 중요하다. 예전에는 720p 콘텐츠도 별문제가 없었는데 화면이 커지니 확실히 표가 난다. 앞으로는 좀 더 고해상도의 콘텐츠를 구하도록 해야겠다. 아무튼 닥터 후클라라를 더 큰 화면으로 볼 수 있어서 만족.
나로서는 가격 대비 만족스러운 제품이었다. 스마트 기능, 3D 기능이 필요 없다면 고려해볼 만 하다. MHL과 USB 연결 기능은 테스트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이 기능이 꼭 필요하다면 다른 경로로 확인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