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은 이야기의 소재로서 아주 훌륭하지만 그만큼 디테일과 인물의 성격을 잘 다루어 한다. 그래서인지 이런 전문직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보통 ‘열혈’ 속성이다. 정의롭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그런 모습 말이다. 하지만 현실의 일상이 어디 그런가. 사사키 노리코의 “채널고정!”은 그런 면에서는 현실적인 작품이라고도 볼 수 있다.
작은 지방방송국에 기자로 입사한 유키마루 하나코는 어딜 보나 나사가 하나 빠진 듯한 캐릭터다. 연애나 음모, 권력다툼에는 전혀 관심없(어 보이)고, 마이 페이스로 생활한다. 하지만 이런 인물이 서서히 성장해 감동적인 성과를 내고 성공하겠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5권까지 그런 낌새는 보이지 않는다.
이런 주인공을 뽑은 회사의 목적은 그녀를 ‘폭탄’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고루하고 정체된 조직에 혁신을 일으키는 목적이다. 하지만 사사건건 사고만 치는 그녀가 과연 그런 목적을 이룰 수 있을까? 이런 의문 속에서도 그녀의 주변이 어떤 식으로든 변화(?)해 가는 아이러니도 관찰할 만한 포인트다.
이렇듯 대다수 전문직 드라마와는 궤를 달리하는 느낌이지만, 피식피식 웃게 하다가 끝내는 폭소를 터뜨리게 하는 작가의 능력이 전작에 이어 여전하다. 독특한 전문직 드라마로도, 개그 만화로서도 훌륭한 작품이다.
한 줄 요약
작은 지방방송국의 기자로 입사한 유키마루 하나코는 나사가 하나 빠진 듯 온갖 일에서 이런저런 사고를 치면서도 알게 모르게 조직과 자신의 변화를 만들어간다.
작품 정보
- 작가: 사사키 노리코
- 발행처: 서울문화사
- 분량: 2013년 9월 현재 5권 (연재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