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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처럼", 서민호, 노무현사료관

5년 전의 편지를 보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올리다

5년이 지났다. 새로운 생각을, 새로운 글을 쓸 엄두는 나지 않았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2009년 6월 5일)에 썼던 짧은 글을 옮기면서 그를 다시 생각한다. 다만, 이 글을 쓸 때의 생각대로 잘 살고 있는지는 아직 자신이 없다.


누리(태명)야,

지난 주에는 아빠가 무척 존경하던 분이 세상을 떠났단다. 그 분은 좀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무척이나 애썼던 분이셨는데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셔서 아빠가 무척 힘이 들었단다. 만남이 있으면 언젠간 헤어짐이 있는 것이 세상의 이치지만, 그래도 아빠에겐 무척이나 슬프고 마음 아팠던 시간이었어.

그 분은 우리나라의 16대 대통령을 지내셨던 분이란다. 그 분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단다. 우리 젊은이들이 떳떳하게 정의를 이야기 할 수 있고, 떳떳함게 불의에 맛설 수 있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금 누리가 태어날 우리 나라가 정말로 아빠가 누리에게 당당하게 정의를 말하고 떳떳하게 불의에 맛설 수 있는 나라인지 솔직히 자신이 없단다.

아빠가 누리에게, 어쩌면 그 분이 얘기하셨던 것처럼 우리 600년의 역사동안 늘 우리 어머님들이 말했던 ‘모난 돌이 정 맞는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바람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눈치보며 살아라’ 하고 가르쳐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이 너무 아프다.

그 분이 세상을 떠나고, 아빠는 너무나 많은 생각을 했단다. 아빠가 누리에게 정말 떳떳하고 당당한 부모가 되기 위해 내가 해야할 일들이 아직 많다는 것을…

우리 누리가 세상에 태어나고, 부끄럽지 않은 역사와 미래를 알려주기 위해 더 많이 고민하고 더 많이 싸워야 할 것들이 있음을 잊지 않으려 한단다.

그게 이 아빠가 누리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이 되기를 기도하고 있단다. 사랑한다, 누리야.

우리 누리 엄마 뱃속에서 16주째에, 아빠가.

"강물처럼", 서민호, 노무현사료관
“강물처럼”, 서민호, 노무현사료관

 

뗏목지기

만화를 좋아하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직장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