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 송곳(최규석) 2-4화의 대사다.
구고신 소장: 이수인 씨. 직원들이랑 호형호제 안 하죠?
이수인 과장: 아… 네… 그런 거 좀 불편해 해서…
구고신 소장: 직원들하고 밥은 자주 먹어요?
이수인 과장: 그게 아직 별로 친하질…
구고신 소장: 밥부터 같이 먹어요. 사람들은 옳은 사람 말 안 들어. 좋은 사람 말을 듣지.
생활과 생계를 위해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나는 어떤 사람일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들은 대체로 온라인에서의 나(슬로우뉴스를 한다거나, 사회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낸다거나)를 모르고 나도 그런 모습을 적극적으로 보여준 적이 없다. 온라인에서의 자아가 오프라인에 비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괴리가 과연 괜찮을까 하는 생각은 가끔 했었다.
이 대사를 보면서 왠지 그 생각이 다시 깊어졌다.
사실 ‘좋은 사람’ 같은 말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예전에 ‘품성론’ 같은 걸로 좀 왜곡되게 접한 측면도 있고… 하지만 옳은 사람이 좋은 사람이 되는 건 중요하고 또 필요한 건 사실이다. 옳지만 싫은 사람은 따르고 싶지 않을 것이고, 좋은(혹은 좋아 보이는) 사람인데 옳지 않으면 위험하니까.
송곳은 언젠가 더 깊게 글로 다뤄보고 싶은 좋은 작품인데, 이런 뻘글에 먼저 인용하게 되어서 좀 민망하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