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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순서대로 카카오톡 꼴데툰 이모티콘, 가후전 단행본, 도돌런처 레진코믹스 테마

레진코믹스 인터뷰: 이제는 해외 진출이다

슬로우뉴스에 올라왔던 글 백업. 인터뷰 기획을 하고서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준비가 부족해 질문도 많이 못 했고, 인터뷰 진행부터 편집과 발행까지 모두 써머즈 님께서 고생해주셨다.


지난 2013년 6월 7일 레진코믹스가 안드로이드 서비스를 시작으로 정식 오픈했습니다. 슬로우뉴스에서는 서비스 시작일에 인터뷰를 했는데 어느덧 6개월이 지났습니다. 6개월 동안 레진코믹스는 어떻게 달라져 있었을까요? 많은 변화가 있었을까요? 궁금증을 A/S 한다는 목적으로 진행한 두 번째 인터뷰가 어쩌다 보니 지난 6개월의 궤적을 거의 담아낸 인터뷰가 되어버렸습니다.

이 인터뷰가 많은 분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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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글로벌 K-스타트업

써머즈: 레진코믹스가 최근 글로벌 K-스타트업에서 최우수상도 받았다.

구루: 입금은 아직 안 됐다. (웃음) 사실 국내 경진대회로는 상금이 꽤 컸다, 대상이 1억이었으니까. 그 대회가 매우 오랫동안 진행됐다. 5월에 지원하고, 6월부터 시작해서 총 5개월간 했다. (주: 상금은 12월 24일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입금됐다고 합니다.)

lezhin_2_02_global_k-startup사람들 사이에서 “너희 레진코믹스는 여기 나오기에는 너무 큰 거 아니냐”고 할 정도로 진행되는 동안 우리가 커버렸다. 우리가 6월 7일에 서비스 런칭을 했다. 대회 시작 시점과 비슷했는데, 대회가 끝날 때쯤 됐는데 우리가 너무 커버렸다. 다른 스타트업들과 스테이지가 조금 다른 수준이 돼버렸다.

써머즈: 그 경진대회 참가 업체 중에는 아직 서비스를 제대로 안 하는 곳도 있지 않나.

구루: 알파 스테이지, 아직 법인 설립도 안 한 곳도 있는 반면 우리는 확 컸으니까. 대회 측에서도 우리 큰 걸 많이 인정해줬고, 우리는 해외 나가서 VC(Venture Capital, 벤처 캐피털)들을 직접 만나고 직접 부딪힌 게 도움이 많이 됐다. 우리는 만화 비즈니스에 대해 설명을 하고, 그쪽에서는 우리를 보고 비즈니스 모델도 재밌고, 리즈너블(reasonable)하다고 평가를 했다. 매출규모나 성장하고 있는 게 숫자로 바로 보이니까.

그래서 VC들이 ‘계속 연락하자’고 했다. 해외는 펀딩 규모가 우리나라와 다르지 않나. 그들이 투자하는 규모는 사실 매우 큰 반면, 우리는 매출이 보이기는 하지만 아직은 그 사이즈가 아니다. 그런 곳에서 보기에 우리는 아직 꼬꼬마다. 그럼에도 ‘혹시 숫자가 바뀌면 (매출 규모가 더 커지면) 계속 연락 다오’라고 이야기를 했다는 건 우리 입장에서는 매우 좋은 시작이었다.

그리고 간접적으로 타파스 미디어 덕을 많이 봤다. 타파스 미디어가 이미 그쪽에 웹툰 이야기를 많이 풀어놨다. 그래서, 그들이 웹툰은 이미 알고 있는 상태에서 “우리는 웹툰 서비스인데, 제대로 된 BM을 가지고 돈도 벌고 있어.”라고 말할 수 있었다.

타파스 미디어의 타파스틱 (북미 웹툰 포털)
타파스 미디어의 타파스틱 (북미 웹툰 포털)

레진: 보통은 국내 VC들이 해외 VC들을 소개해주는 형태로 진행되지만 우리는 그런 기회 이외에도 이번에 대회를 통해서 해외 VC를 바로 만나서 피치를 하고, 그 반응을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게 좋은 경험이었다.

구루: 만나보니 해외 VC들도 한국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은 걸 알게 됐다. 다만 아직 모바일 쪽에 투자를 제대로 한 사례가 적을 뿐이다.

성장: 해외 진출 계획

써머즈: 만약 레진코믹스가 영어권 작가 작품도 서비스하고 있었다면 그쪽에서도 더 관심을 가졌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구루: 만화만으로 봤을 때 전 세계 마켓에서 미국 시장은 그리 크지 않다고 할 수도 있다. 1위인 일본이 2, 3, 4위인 미국, 영국, 프랑스를 합친 것보다 더 크다. 우리는 그래서 일본부터 간다고 말해왔다.

뗏목지기: 그럼 일본 진출을 먼저 생각하고 있는 건가.

구루: 그렇다. 재밌는 건, 일본은 아직 디지털로 많이 오지 못했다. 아직도 오프라인 시장이 강하고, 웹툰이란 미디어도 익숙지 않고, 아이폰이 최근 일본에서도 성공했지만, 아직 편집자들이 많은 컨텐츠를 피처폰 기반으로 만들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는 만화가 웹툰으로 명맥을 유지했지만, 그 때문에 디지털 만화에 있어서는 10년이란 경험을 가지게 된 것 아닌가. 이제는 수출할 수 있게 된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일본에 플랫폼을 런칭하고 그 안에 우리 만화든 일본 만화든 다 보여줄 수 할 수 있는 서비스 모델이 가능할 거라 생각한다.

일본 만화가 규모 면에서는 약간 정체라고 생각한다. 출판만화 시장이 더 커지지 않으니까. 출판만화 시장이 조금씩 줄어들면서 디지털 시장이 조금씩 커지는 형태 아닌가. 일본도 자기네 만화를 가지고 해외에 나가야 하는데 아직 못 나가고 있는 거라 생각한다.

써머즈: 일본은 오프라인 쪽 만화가 워낙 강하다 보니 디지털화에 굉장히 보수적이기도 하고 실제로 피처폰에 들어가는 만화들도 20년이 지난 만화들이지 않나. 물론 오래된 만화를 피처폰 서비스에 올려도 여전히 대박이 터지긴 하지만, 유명 작가들의 신작은 온라인으로 서비스되는 게 없지 않나?

구루: 요즘은 결국 디지털이 대세니까 편집방식을 디지털에 맞게 한다든지…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한다.

레진: 그래도 아직 전폭적으로 변한 건 아니다. 오늘 기사 보니 DeNA가 강담사, 소학관 작품 중 인기 작품의 스핀오프와 예전 작품들을 디지털로 영어 서비스를 하려고 한다더라.

구루: 사실 우리가 국내에서 더 클 게 없어서 해외 진출을 하려는 게 아니고, 일본 비즈니스는 천천히 오래 가야 한다고 생각을 해서 한국 서비스를 키워가면서 천천히 준비하고 있는 거다. 한국은 한국대로 열심히 하면서 (일본 쪽도 오래 준비하면) 충분히 가능한 플랫폼 비즈니스라고 생각하고 있다.

레진: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우리는 바로 들어가서 막 시장을 차지하겠다는 게 아니라 시행착오를 겪되 데미지를 크게 입는 게 아니라 조금씩 들어가는 형태로 장기적으로 보고 있다.

구루: 네이버 라인도 일본에 꽤 오래 있지 않았나. 2011년부터 천천히 하면서 다양한 모멘텀을 거쳐서 온 거다. 그것도 오랫동안 준비를 했기 때문에 가능한 거라 본다. 레진코믹스도 한국은 많은 팬이 있어서 시작하자마자 좋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일본은 그렇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거기서도 초심으로, 전혀 기반 없는 상태에서 천천히 키울 생각이다.

서비스 규모: 이용자 수, 유료구매율, 재구매율

써머즈: 카카오톡 꼴데툰 이모티콘도 출시되고 [가후전]도 단행본으로 나오고 도돌런처 레진코믹스 테마도 나오는데, 레진코믹스에서 먼저 컨택을 한 건가.

좌측부터 순서대로 카카오톡 꼴데툰 이모티콘, 가후전 단행본, 도돌런처 레진코믹스 테마
좌측부터 순서대로 카카오톡 꼴데툰 이모티콘, 가후전 단행본, 도돌런처 레진코믹스 테마

레진: 아니다. 우리에게 먼저 연락이 왔다. 도돌런처도 네이버 캠프 모바일에서 먼저 연락이 온 케이스다. 이모티콘도 넥슨 쪽에서 먼저 연락이 왔고, 책은 원래 출판사들이 먼저 하는 거니까…

해외 진출을 비롯해 다양한 제휴 제안이 들어오는데 우리는 되도록 자제하고 서비스 본질에 더 집중하려고 한다. 다 받다 보면 일을 못 하고 서비스 기회를 놓치게 되니까. 그래도 그런 제휴들이 들어오는 걸 보니 이슈가 된 것 같긴 하다.

구루: 우리는 아직 사용자 규모를 더 늘려야 해서… 사실 아직 대중적 인지도가 높진 않다. 이제까지는 다지는 데 집중했고, 앞으로가 키워나가야 할 때인 것 같다.

써머즈: 사용자 규모가 어느 정도인가?

구루: 회원은 50만 명 정도이다. 그리고 회원 대부분이 다 액티브 유저다. 월 액티브 유저가 40만 명 정도니까. 일일 액티브 유저도 10~15만 명 정도다. 우리는 충성 고객이 많다. 특히나 모바일 쪽 재방문율은 정말 높아서… 한번 잡으면 못 나간다. 개미지옥이라 할 수 있는데… (일동 웃음)

써머즈: 만화를 자기가 구입한 것이기 때문에, 본 거 또 보고 또 보고 하는 건가?

구루: 그런 것도 있고, 우리가 새로운 만화를 계속 내놓고 있다. 6월에 시작했을 때는 50편이 조금 안 되는 작품으로 시작했다. 지금은 100편이 넘는다. 작품을 계속 늘려왔다. 흔히들 회원들이 레진서비스의 밀도가 너무 높다고 말한다. 무슨 뜻이냐면, 예를 들어 보통 네이버나 다음 웹툰을 가면 작품을 골라본다. 그런데 레진코믹스는 상대적으로 볼 게 너무 많다는 거다. 그래서, 탈퇴시켜달라는 메일이 오기도 한다. 공부를 해야 하는데 너무 볼 게 많아서 탈퇴를 시켜달라는 거다. 그냥 지우시면 되는데… (웃음)

써머즈: 이 아이디로 가입하면 절대 받아주지 마라 이런 거… (웃음)

레진: VC분들 중에 오래 만화 서비스에 관심이 있던 분이 계셨는데, 한국 만화는 네이버, 다음의 만화 정도가 전부이고 일본과 비교해서 작품 수 등 많이 부족한 것 같고 작품도 씨가 말랐다고 생각했는데 레진코믹스라는 새로운 매체의 만화도 보니까 재밌는 만화가 많아서 놀랐다고 하더라. VC분들이나 독자들이 밀도가 높다고 해주시니 그 부분에는 자신감이 더 생긴다.

구루: 만화에 대한 선구안? 요즘 비트코인 때문에 마이닝(mining)이란 단어를 많이 쓰던데, 트위터에서도 사람들이 ‘도대체 어디에서 이런 만화를 찾아오는 거냐’, ‘어디서 이런 만화가 튀어나왔냐’라고 한다.

뗏목지기: 작품 선정할 때 데이터에 기반을 둔 특별한 기준이 있는 건가? 예를 들면 네이버 웹툰 같은 경우는 성별, 연령별 등 매트릭스를 짜놓고 현재 연재 작품을 배치한 후 비어있는 슬롯(slot)을 채우는 식으로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레진: 우리는 슬롯을 채우거나 하는 건 없고, 그냥 좋은 만화를 찾는다. 네이버 같은 경우는 하루 20편씩 연재가 되는데 우리는 아직 모자란다. ‘좋다’는 기준을 말로 설명하기가 좀 어렵긴 하다. 지금도 [귀귀 갤러리]이나 [유럽에서의 100일]처럼 순정부터 마초스러운 것까지 다 있지 않나. 가끔 우리 직원분들 중에서 이 만화가 뭐가 재미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던 작품이 엄청 인기가 많은 경우가 있다. 그럼 구루님이 또 옆에서 ‘이게 왜 이렇게 높지?’ 라고 한다. (웃음) 그런데, 나는 자신이 있었다. (웃음)

써머즈: 유료구매율이 어느 정도 되나.

구루: 11월 초에 뽑은 자료를 기준으로 요즘 5% 이상이라고 말하고 다니는데, 어제 계산해 봤더니 (액티브 유저 중) 7% 이상이더라. 고무적이라고 생각하는 건 만화라는 게 무료 비즈니스였는데 거기서 유료화를 7% 넘게 해냈다는 것이다.

레진님은 ‘자신의 감’이라고 이야기하지만 나는 여러 가지 상황이 있다고 본다. (웃음) 가격정책 등이 미묘하게 설정된 게 있다. 그런 것들이 주요하게 먹혔다고 본다. 무료 사용자들을 어느 정도까지는 포용하면서 일부 작품들을 유료화를 살짝 하는 방식으로 시도해봤던 게 주효하지 않았나 본다.

레진: 재구매율도 매우 높다.

구루: 하루에 두 번씩 결제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니까. 서비스 담당자가 데이터를 뽑아본 적이 있는데 하루에 네 번 결제한 사람이 있더라. 살짝 결제해보고 보다가 안 되겠다 싶어서 계속 결제를 한 것이다. 그 정도면 한 번에 금액을 많이 결제하는 게 낫다. 보너스가 있으니까. 그런데 자신은 그럴 줄 몰랐던 거다.

서비스 규모: 1억 연봉 작가

레진: 그런데, 인터뷰 때마다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잘 나가고 있는 건 맞는데 미안 한 것도 있다. 모든 작가에게 만족할 만큼 돌려드리고 있는 것은 아니니까. 회사는 잘 되는 분위기지만 가난한 작가도 있을 것 아닌가. 그래도 약간 고무적인 것은 유료화는 이제까지 다른 서비스보다 우리가 제일 잘한 것 같다. 아직 5개월밖에 안된 서비스인데 억대 연봉을 가져가는 작가도 계시고 스타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만 해도 어디냐 싶기도 하다. 그래도 1년 동안 뛰어다니면서 데려온 작가님들 중에 생각만큼 많이 못 버시는 분이 있으면 미안 한 마음도 크다. 그분들이 만족할 만큼 가져가시기 전까지는 이야기하기가 조심스럽다.

써머즈: 그런데, 레진코믹스에 연봉 1억 작가 탄생 등 온라인에 자극적인 말들이 뜨지 않나. 그 작가가 누굴까 이런 이야기도 하고.

구루: 우리도 그런 기사 나간 후 모니터링을 해보면 ‘야, 너희들 서비스한 지 다섯 달 밖에 안됐는데 무슨 억대 연봉이야?’ 라고 이야기하는 게 있다. 몇 달간 매월 천만 원 이상 수익을 가져가면 억대 연봉이라고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지금 그런 분들이 몇 분 계신다.

구루: 부익부 빈익빈은 분명히 있다. 코인 판매가 직접 작가들에게 연결되는 거니까.

써머즈: 부익부 빈익빈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않나? 결제가 한 작품에 몰린다고 레진코믹스가 그 작품에 혜택을 더 주는 건 아니니까. 이용자가 본 만큼 전달해 주는 거잖나. 편차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구루: 그런데도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 연봉 차이가 있는 것 아닌가. 그걸 해결할 방법은 사용자 풀을 더 늘리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되면 많이 버는 분들은 더 많이 벌겠지만, 그 사람이 아주 많이 버는 수준이 되면 다른 분들도 그만큼 더 벌지 않겠나.

레진: 그리고 기술적인 지원으로 더 많이 벌 수 있게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예를 들어 전작이 묻힌 명작인데 차기작이 뜨면서 전작을 조명시켜 준다거나 하는 식으로 최대한 서포트하는 게 우리의 목표다.

본편 아래에 추천만화를 보여준다.
본편 아래에 추천만화를 보여준다.

구루: 최근 붙인 ‘추천만화’ 기능이 그런 거다. 어차피 독자들은 한 작품이 마음에 들면 그 작가의 다른 작품을 보지 않나. [매치스틱 트웬티] 보고 나면 같은 작가 작품인 [절망 vs. 소녀]를 본다. 같은 작가의 작품을 이어보게 해주거나 비슷한 취향의 만화를 추천해주는 형태의 첫 시도다. 앞으로 더 늘릴 것이다.

꼭 필요한 기능: 작가들을 위한 CMS

써머즈: 레진코믹스가 다른 서비스와 다른 점은 겉으로 드러나는 인터페이스가 굉장히 단순하고, 북마크 기능도 어제 붙였고, 모바일에서 공유 기능도 없고, 댓글 시스템도 없다. 그래서 이용자들이 작품을 평가할 만한 것도 없고, 이용자들이 알아서 ‘으쌰으쌰’ 해서 소셜 서비스에 공유하지 않나. 아직 이용자들이 편한 서비스는 아닌 것도 같다.

구루: 아직 갈 길이 멀다. 서비스 업데이트를 엄청 해야 한다. 그런데 사용자들 눈이 높아서 시작한 지 다섯 달 된 서비스와 10년 된 포털 서비스를 비교하는 부분도 있다. 거기서 봤던 것들이 우리 쪽에도 다 있길 원한다. 우리 입장에서는 처음부터 그런 기능을 다 만든다기보다 린스타트업(lean startup)처럼 만들 것들만 먼저 만들어서 비즈니스가 되는 것들에 맞춰서 가는 거다.

사실 우리는 항상 시간에 쫓긴다. 기능이 필요하다고 이것저것 다 만들다가 그 기능이 필요 없어지면 중요한 시간을 날리게 되는 거다. 하나를 만들더라도 계속 유지될 수 있는 기능을 만들도록 조심스럽게 움직인다.

써머즈: 이런 류의 서비스를 잘 모르는 분들이 이해를 못 하는 게 있을 것 같다. ‘뭐가 그렇게 바쁠까?’ 하는 거다. 드러나는 것도 별로 없고, ‘작가들의 힘이 대단한 거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실제 많은 만화 서비스들이 그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고.

구루: 최근에는 뭐가 바빴느냐면 작가들이 볼 수 있는 CMS(저작물 관리 시스템, content management system)를 만들었다. 작가들은 자기 작품에 코인이 얼마나 팔렸는지, 몇 명 봤는지 에피소드별, 일자별 그래프를 볼 수 있다. 독자들에게는 필요 없고 작가들에게만 필요하다.

작가들에게 공개되는 CMS 화면 일부. 구매수와 조회수가 일자별로 공개된다. (해당화면은 실제 정확한 수치를 제거한 스크린샷)
작가들에게 공개되는 CMS 화면 일부. 구매수와 조회수가 일자별로 공개된다. (해당화면은 실제 정확한 수치를 제거한 스크린샷)

써머즈: 서비스 시작하던 6월에 이야기했던 기능이다.

구루: 그걸 이제 만들었다. 작가들이 들어와서 내 작품이 얼마나 팔렸는지 조회수, 구매수가 정확하게 보인다. 우리가 이걸 즐겁게 이야기하는 이유가 국내 서비스 어디도 이런 것을 제공하지 않는다.

써머즈: 보통은 나중에 알려준다. (웃음)

레진: CMS를 만드는 게 뭐가 대단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많은 서비스가 그런 것들을 제대로 안 알려주지 않나. 그리고 작가들이 업로드도 직접 하고 우리가 검수하는 시스템도 만들고 있는데, 포털을 비롯한 많은 서비스가 웹하드나 이메일로 주고받는다. 포털이 10년 동안 서비스를 해도 사람 몇 명이 고생하는 쪽으로 가지 이런 쪽에 개발 투자를 안 하지 않나.

사실 독자들이 이거저거 만들어달라는 기능은 나중에 안 쓸 수도 있다. 하지만 CMS는 앞으로 계속 끌고 갈 기능이기 때문에 지금 기반을 닦고 있다.

구루: 작가들 반응도 좋다. 비즈니스를 하는 내 입장에서는 당연히 있었어야 하는 기능인데 작가들이 이제까지 못 보셔서… 다들 들어와서 신기해한다. 정말 말 그대로 신기해하는 거다. 뭉뚱그려서 보여주는 게 아니라 일별로 그래프를 보여주고 판단하게 해주니까. 색다른 시도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밖에서 보면 누구에게도 안 보이는 거 아닌가. 그렇다고 우리가 “작가 CMS 만드느라 정신없었어요.”라고 이야기해봤자 아무도 안 알아준다.

레진: 심지어 우리 서비스 밖에서 활동하는 기존의 만화가분들이 댓글 기능 같은 건 안 만들었으면 좋겠다고도 한다. 댓글이 없으니까 스트레스를 안 받는다, 만화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이 생겼다. 즉, 한 가지 기능 가지고도 수많은 사람의 의견이 있다. 우리는 우선순위를 조심히 선택해야 한다. 그 순위에 맞춰서 일하고 있다. 겉으로 보면 아무 일도 안 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정말 바쁘게… (웃음)

구루: 아마 대표님은 만수무강할 거다. 이용자들이 “요즘 너네 뭐하냐”라며 “댓글 언제 되느냐” 등등 말이 많다. 디시인사이드 웹툰 갤러리가 생겼는데 거기 가면 대표님은 아주 죽일 놈이다.

레진: 안 죽을 것 같아. 불사조가 될 것 같아. (일동 웃음) 재밌는 건 가보면 다른 포털 서비스만큼 우리 이야기가 많다. 사실 이렇게 떠들어주는 게 고맙다. 관심이 있다는 거다.

구루: 의도한 건 아니지만, 안에서 소통 창구가 없으니까 밖에서 떠들면서 바이럴 효과가 생겼다.

욕이든 칭찬이든 버즈가 있어서 좋다

써머즈: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을 의도치 않게… (웃음)

구루: 노이즈는 아니고. (웃음) 사실 플랫폼 3개를 런칭하고 웹 서비스가 열린 다음에 우리가 생각했던 제일 중요한 기능은 ‘크로스뷰어’인데 페이지 방식과 스크롤 방식을 함께 볼 수 있는 기능이다. 국내에서 안 했던 시도인데 우리는 장기적인 걸 보고 한 거다. 이게 돼야 출판만화를 우리 플랫폼에 얹힐 수 있고 글로벌로 나갈 때도… 글로벌은 아직 출판만화가 대세니까. 그래서 이 두 가지를 심리스(seamless)하게 왔다 갔다 하는 형태에 대해 내부적으로 많이 고민한다.

크로스뷰어 기능. 스크롤 방식 만화와 페이지뷰 방식 만화를 함께 제공.
크로스뷰어 기능. 스크롤 방식 만화와 페이지뷰 방식 만화를 함께 제공.

크로스뷰어 지원 만화는 [월야환담]으로 시작했는데, 점점 더 많아질 것이다. 사실 이런 게 밖에 잘 안 보인다. 지금은 크로스뷰어 지원된다는 아이콘도 안 붙여놔서… (웃음) 기능 만드는데 급하게 가는 바람에… 그리고 배경음악 깔고, PPL하고, 추천만화 등 단계적으로 우리가 봤을 때 우선순위대로 하고 있다.

사실 우리의 MVP는 만화다. 만화를 보는 게 중요한 기능이고, 거기서 추가로 어떤 것들이 중요한지 따져서 진행하고 있다.

레진: 우리 서비스에는 핵심 기능은 다 있다. 물론 불편하다, 느리다는 말도 있을 수 있다. 즐겁게 생각해보면, 그런 불편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50만 회원에, 홍보도 안 됐고, 불편하다는 말이 많이 나오고 있는 걸 우리도 다 알고 있는데 이것들이 제대로 탈바꿈이 되면 얼마나 더 잘될까 하는 기대도 있다.

구루: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왜 느리다는 html5 하이브리드를 써서 어쩌고저쩌고…’ 하는 것도 알고 있다. 우리는 확장성 있는(scalable) 플랫폼을 만들어서 한 번도 서버를 갈아엎은 적도 없고, 리소스 코드를 다 재활용해서 안드로이드, 아이폰, 웹까지 그 소스 베이스로 왔다. 앞으로 몇백만 명이 되도 이 서버를 그대로 쓸 수 있다. 내실을 다졌던 거다.

레진: 내가 욕을 많이 먹어봐서 그런지 악플이나 의견을 다 듣고 있지만 큰 걱정은 안 한다. 내부적으로 각종 지표가 예쁘게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팀원들은 트위터 같은 곳에 안 좋은 이야기가 나오면 너무 많이 신경을 쓴다. 작가들이 악플 하나 달리면 계속 신경 쓰는 거랑 비슷하다.

구루: 가장 중요한 건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sustainable business)를 만들 수 있느냐 없느냐다. 우리가 만화 서비스를 시작할 때 다들 너희 곧 망할 거야, 망할 거야… 라는 말을 진짜 많이 들었다.

써머즈: 이제까지 기사를 보면 성장을 거듭한다는, 좋은 이야기들이 많은데 오늘 보니 두 분 스트레스가 굉장히 많은 것 같다. (웃음)

구루: 물론 칭찬도 많다. 좋은 건 어쨌든 버즈가 있다는 거다. 칭찬과 욕이 섞여서 막 들어온다. 사실 아무 말도 못 받는 다른 서비스들에 비하면 우리는 참 예쁜 비즈니스를 하고 있구나 싶다.

키위툰 사태에 대해

써머즈: 최근 키위툰 사태와 관련해서 들어봤나.

레진: 우린 사실 함께 언급되는 게 싫다. 그건 정말 안좋은 케이스였다. 물론 우리도 친근한 서비스여서 10대들이 보기엔 비슷하게 보일 수는 있다. 하지만 우리와는 완전 다른 영역이다. 우리는 테크가 기반이 되는 회사이고…

구루: 사실 급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만화 서비스에 대한 진지함이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었겠나.

써머즈: ‘만화 서비스에 대한 진지함이 없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레진: 그렇게 이야기하면 재수 없게 들릴 것 같다. (웃음) 텍스트는 건조하기 때문에 ‘이놈들이 무슨…’ 이럴 것 같다. 위험한 표현이다. (웃음)

구루: 우리 입장에서는 이야기하면서 함께 도매금으로 넘어가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는 문광부 등에서 잘 해줘서 고맙다고 말씀을 해주시기도 한다. 국내에 매체가 얼마 없지 않나. 그런데 우리는 매체를 늘리는 거니까…

레진: 우리가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정부 쪽 관계자분들이나 만화업계분들, 교수님들은 인정해주시는 것 같다. 대기업도 많이 망했고, 우리가 처음엔 잘 안될 것이라 보셨지만 지금은 잘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하신다. 교수님들도 정부에서 작가들에게 지원금 조금씩 주는 것은 의미가 없고 매체가 많이 생겨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구루: 일본은 만화 잡지가 160개가 넘는다. 작가 30명씩만 쳐도 4,800명의 풀이 있는 거다. 4,800명을 먹여 살리는 매체가 있는 건데, 우리나라는 만화를 연재할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되나.

레진: 그동안 계속 만화 서비스를 하다가 망한 게 10년 동안 반복이 됐던 것 같고, 네이버, 다음 수준으로 성장한 매체가 하나도 없었다. 앞으로 갈 길은 멀지만, 자랑스러운 건 우리가 포털에 자극이 됐다는 거다. 그분들이 우리 신경을 아예 안 쓸 수는 없기 때문에 내년에는 포털의 작가 대우가 분명히 더 좋아질 것이다. 작가들을 안 뺏기고 싶어 할 것 아닌가. 포털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직 6개월밖에 안된 우리를 포털이 신경 쓰는 레벨까지는 간 것 같다.

구루: 작가들이 어디 갈 곳이 없었다. 그동안 가두리 양식장이었다고 한다면 갑자기 저쪽에서 새로운 양식장이 나오면, 못 가게 막아야 할 것 아닌가. 그래서, 우리는 시장에 자극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엔 그게 잘되겠느냐 했지만, 글로벌 K-스타트업도 나가고 매출 신장도 되고 하면서 조금씩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하는 거다.

사실 포털에 연재하는 작가들이 돈 얼마 버는지 아무도 모르지 않나. 꼬꼬마들이 ‘월급 많이 받겠지?’ 라고 이야기하는 거지 사실은 돈 못 버는 분들에 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

클래스를 나눠가며 웹툰 작가들 연봉을 짐작했던 루머
클래스를 나눠가며 웹툰 작가들 연봉을 짐작했던 루머

레진: 한 때 유머 사이트에 돌아다녔던 웹툰 작가들의 연봉 자료 있지 않나. 그거 다 거짓말이다. 웹툰 작가들이 그거 보면 그냥 허허한다. 조석 작가가 한 번 그리면 천만 원이라는 말도 안 되는 정보들이 돌아다닌 적이 있다. 그런데 우리가 이 이야기를 왜 했지? (웃음)

써머즈: 키위툰 이야기를 하다가… (웃음) 질문을 한 이유는 아무래도 만화라는 이유만으로 타격도 받을 수 있고, 또 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궁금했다.

레진: 사실 그런 사건들이 10년 동안 주야장천 일어났고 만화가들이 포털에 묶여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반대로 빠져나가지 않는 이유는 꼬박꼬박 월급을 주기 때문이다. 밖에는 키위툰 같은 업체가 너무 많이 생겨서…

뗏목지기: 빠져나가는 순간 사기꾼의 덫에 노출되는 거다.

레진: 나이 많으신 기성 작가님들 중에서는 우리도 흔해 빠진 사기꾼 같은 애들이 아닌가… 라고 이야기한다.

구루: CMS 같은 투명한 도구를 만든 이유가 그런 거다. 우리가 작가들에게 정산해서 메일로 보내주는 자료가 CMS 자료와 동일하다. 이거 이렇게 팔려서 얼마입니다 라고 이야기하는 거다. 투명한 시스템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기존의 것들과 차별하고 싶다는 거다. 우리는 투명한 매체고, 작가들에게 수익을 주기 위해서 하고 있다고 이야기를 하려면 시스템적으로 보여주는 거다.

돈이 얼마 안 드는 직원 복지

구루: 혹시 우리 구인공고 본 적 있나? 복지 조건만 복사해서 돌아다니지 않나. 이런 말도 안 되는 복지가 어딨고 월급이나 나오느냐는 반응도 있는데, 우리는 월급 한 번 밀린 적 없고, 작가들에게 돈 한 번 밀린 적 없다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날찾지마 휴가, 출퇴근 시간 자유, 점심/저녁 식대 금액제한 없음 등이 눈에 띈다
날찾지마 휴가, 출퇴근 시간 자유, 점심/저녁 식대 금액제한 없음 등이 눈에 띈다

써머즈: 어떻게 그런 복지가 가능할까? 다른 곳은 그렇게 안 하지 않는가.

구루: 그런데, 그게 돈이 얼마 들지 않는 복지다. 먹을 거… 이런 거 돈 얼마 안 든다. 복지 조건 설계를 내가 했는데, 대기업, 중소기업, 벤처기업 돌아다니면서 경험해보니까 돈이 많이 들지 않지만, 맘에 드는 복지 조건이 그런 거였다.

사람들이 제일 재밌어 하는 것 중의 하나가 ‘날찾지마 휴가’다. 사실 그게 얼마 안 된다. 일 년에 5일 쉬어봐야 얼마나 되겠나. 밥값 지원하는데 1만 원짜리 먹으나 2만 원짜리 먹으나 여기 있는 사람들이 먹어봐야 얼마 못 먹는다. 우리 대표는 회사가 처음이라 다른 회사에서 밥값 제한이 있는 것도 몰랐다. 아무것도 몰라! (일동 웃음)

레진: 친구에게 물어보니 점심은 1만 원, 저녁은 없다더라. 우리 회사는 무한대다. 그래서 구루님에게 ‘우리 회사 좋은데요?’ 했더니 날 한심한 눈으로 쳐다보면서… (웃음)

구루: 이 조건은 회사 열기 전인 5월에 내가 설계했다. 돈을 벌 거라는 확신이 있었고, ‘사람을 뽑으려면 이 정도는 해야 합니다.’ 해서 지금도 그대로 가고 있는 거다. 그 정도 복지는 웬만한 회사는 다 해줄 수 있는 거라 생각한다. 돈이 많이 드는 복지가 아니지만, 심적인 편안함이 있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여기저기 하는 이유는 다른 회사를 푸시하는 것도 있다. 이 정도는 해야 개발자를 뽑을 수 있다고.

레진: 우리는 직원들에게 체크카드를 다 주고 알아서 먹고 긁는데, 점심값을 무한대라고 해봤자 갑자기 점심으로 4만 원짜리를 먹겠나. 물론 정 먹고 싶으면 먹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30일 동안 그걸 먹지는 않을 거고. 믿음의 문제다.

구루: 직원을 신뢰의 대상으로 보느냐 감시의 대상으로 보느냐의 차이다. 출퇴근 시간 없지만 일만 하면 된다는 거다. 가능하면 탄탄한 조직을 꾸리고 싶다.

레진: 대신 맡은 바 일을 확실하게 해야 하고, 그걸로 평가를 확실하게 해야 한다. 덩치가 커지면 아무래도 관료적으로 될까 봐 그게 좀 무섭다.

스타트업에게 기능 구현은 우선순위의 문제

써머즈: 서비스에 구글 앱엔진을 사용하고 있는데, 서비스 초반에 구글 서비스가 좀 오류가 잦아서 서비스에 영향이 좀 있지 않았나. 혹시 그 이후로 좀 달라진 게 있는가.

구루: 8월에 CDN(Content Delivery Network, 컨텐츠 전송 네트워크)을 도입하면서 구글 앱엔진의 비중을 많이 줄였다. 이제까지 국내 CDN은 다 단순 캐시(cache)였다. 그런데 우리는 유료 이미지 아닌가. 그래서 우리가 원하는 CDN 스펙을 적어서 국내 6개 업체에 뿌렸는데 다행히 LG유플러스에서 가능하다고 했다. 마침 당시 우리 바로 옆 건물에 있어서 개발팀이 오셔서 우리와 계속 협의를 해서 우리 쪽에 맞는 형태로 맞춰 주셨다. 그게 비용을 많이 줄여줬다. 인증 로직이 되게 비싼데 CDN에서 잘 해주고, 국내 서비스니까 속도도 빠르고, 앱엔진 비용도 많이 줄었다. 이용자가 볼 수는 없지만, 우리에게는 큰 변화였다.

써머즈: 그래도 아직 3G에서는 보기 버거운 것 같다.

구루: 맞다. 우리의 이미지가 워낙 고화질이어서 느리다. 우리도 3G를 감안해서 이미지 크기를 줄일까 싶었는데 줄여보니까 화질이 떨어지더라. LTE로 많이 바뀌고 있으니까 고화질로 가자고 했다. LTE에서는 정말 빠르다.

물론 이미징 관련해서는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다. 더 고화질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도 페이지뷰 방식 이미지는 우리가 최고 화질이다. 엄청 큰 사이즈로 서비스를 한다.

레진: 우리가 고화질이니까 (느려도) 이용자가 이해하라는 건 말도 안 되는 말이고, 당연히 빠르게 해야 한다. 우리도 느린 걸 알고는 있다. 우리나라 LTE는 50%가 넘었지만, 해외 가보니까 정말 느리더라. 그래서 해외 서비스할 때는 또 그에 맞춰서 서비스할 거다.

구루: 결국 우선순위의 문제다. 안드로이드 쪽 업데이트하면서 네이티브 개발자도 뽑을 거다. 개발팀에서 앞으로 할 것들을 주르륵 뽑은 걸 메인 개발자가 보더니 ‘우리 이거 다 개발하려면 50살쯤 되겠다’고 하더라. (웃음)

레진: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앞으로 3개월 뒤, 6개월 뒤… 드라마틱하게 바뀔 거다. 지난 인터뷰가 6개월 전이지 않았나. 그동안 많이 성장하고 바뀐 게 있듯이 앞으로도 계속 많이 바뀐 게 있을 거다. 복기해 보자면 자잘한 실패는 있었을지언정 큰 선택은 틀린 게 없다고 생각한다.

구루: 개발한 지 네 달 만에 플랫폼 세 개를 확장성 있게(scalable) 만들었다는 건 자랑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팀의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정말 빨리 달려왔다.

기성 작가 작품 연재와 출판 사업

써머즈: 카카오페이지에서 [식객2]를 연재했던 허영만 화백의 경우 이 시도(유료화)가 성공해야 한다면서 많이 노력하셨지만 결국 후회한다는 말씀을 하셨다. 레진코믹스에서 입장에서는 만약 여기서 연재를 했다면 성공하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이제까지는 신인 발굴 위주로 컨텐츠를 꾸려왔다면 기존의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도 서비스할 계획이 있나.

구루: 우리는 하고 싶다. 그렇게 하려고 페이지 뷰어 기능을 넣은 거다. 어르신들에게 웹툰 방식으로 올려보시죠 하면 안 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능을 유연하게 만들어 놓고 이야기를 하려는 거다. 그런데 사실 어르신들이 우리를 알아주시는 것도 아니고…

써머즈: (하고 싶다지만) 적극적으로 (제안을)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구루: 사실 허영만 작가님 같은 경우는 우리 같은 매체가 접근하기에는 미니멈 고료가 세다.

뗏목지기: 카카오페이지에서는 미니멈 고료를 받고 추가로 수익쉐어가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유명한 분들은 그 미니멈 고료가 세다고 들었다.

구루: 그래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우리 사용자 규모가 천만 명 정도 된다면 상관없다. 50만 명 정도인 상황에서는 그걸 맞춰드리는 게 어렵다. 그래도 일단 준비를 하고 기다리는 거다.

써머즈: 예전 만화도 괜찮을 수 있으니까…

구루: 우리는 예전 만화들도 가져오고 싶다. 사실 허영만 선생님 작품은 일단 [식객] 시리즈보다도 [비트]나 [고독한 기타맨]부터 연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 본다. 그런 예전 만화들을 가져와서 ‘아, 이런 만화도 재밌네?’ 하는 상황을 만들고 싶다. 모바일로 보는 만화들은 뒷 스토리가 궁금해서 계속 봐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도 맞다고 본다.

써머즈: 연재 초반부터 출판사들이 채가는 작품들이 있지 않나. 직접 출판할 계획은 없나.

레진: 우리가 직접은 안 하고 좋은 출판사와 제휴를 맺었다. 조회수나 결제수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좋은 결과를 낸 작품이 있으면 시리즈 형태로 내는 거다. 예를 들자면 ‘레진 코믹스 베스트’, ‘레진 코믹스 어워드’ 라든지…

써머즈: 출판은 외부 출판사에서 하고 레이블에 레진 코믹스 이름을 붙이는…

레진: 좋은 출판사와 이야기를 하는 중이다.

구루: 작가들이 귀찮거나 잘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우리가 도와주려고 하는 거다. 되도록 좋은 조건으로. 그리고 우리 입장에서는 우리 브랜드니까.

레진: 예전에 어떤 경우를 보니 연재처에서 연재를 하다가 책을 내려면 우선 연재처 쪽 에이전시를 끼고 해야 하고 돈을 더 떼는 경우가 있더라. 그런데 작가 입장에서 보자면 어이가 없는 게 다른 쪽에서 오퍼가 들어온 경우에도 계약서에 에이전시를 껴야 한다는 조건이 있기 때문에 떼갔다는 거다.

우리는 출판물에 대한 작가의 고료가 만약 10%라고 하면 작가에게 그 10%를 다 줄 거다. 작가가 열심히 작품을 만들면 책도 내준다는 걸 만들고 싶은 거다. 작가들은 책을 내고 싶어한다. 사실 책은 얼마 안 팔린다. 하지만 상징성이 있지 않나.

구루: 그리고, 그렇게 되면 우리 입장에서는 온/오프라인 믹스 마케팅을 할 수 있다. 단행본을 사면 온라인에서 코인을 좀 더 준다거나 하는 식으로. 그래서 좀 더 팔릴 수 있게 해주기 위해 노력하려는 거다.

레진: 장기적으로 보면 이런 거다. 예를 들어, 과학고 나오고 서울대 나와서 삼성 들어가거나 의사가 되는 게 성공 루트라고 한다면 만화가들의 성공 루트는 뭘까… 지금은 포털이지만 앞으로는 레진코믹스에 만화를 내고, 그걸로 출판사에서 책이 나오고, 그걸 번역해서 해외에 나가는 걸 만드는 거다.

구루: 물론 그렇게 하게 되기 위해 꽤 오랜 기간이 걸린다. 연재 기간 동안에 돈을 못 버는 경우 완결본이 책으로 나와서 돈을 벌게 되기까지는 굉장히 오래 걸리지 않나. 그런데 우리는 그걸 초반부터 지원해서, 수익기반하에서 다시 2차, 3차 저작물을 만들어서 돈을 벌는 길을 만들려고 하는 거다.

“네가 라면만 먹고 3년만 만화 그리면 돼” 이건 아니라고 보는 거다. 처음부터 수익을 얻으면서 작품이 만들어지면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만화보다 더 좋은 만화들이 나올 거다.

레진코믹스가 생각하는 작가들의 고충과 고마움

써머즈: 지금 레진코믹스에 연재를 하는 분들은 일단 수익은 다 내고 있는 걸로 아는데, 혹시 요즘 가장 힘들어하거나 아니면 고마워하는 게 있다면 뭘까.

레진: 아쉬워하는 건 댓글(이 없다는 점) 같은 문제도 있겠지만 페이가 적은 분들이 그에 대한 아쉬움을 갖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리고 19금 만화들만 인기가 많은 것 아니냐며 불평하시는 작가님들도 계신다.

그런데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단순히 19금이라서 잘 팔리는 건 말이 안 되는 것 같다. 공짜 포르노가 얼마나 많고, 자극적인 게 얼마나 많은 세상인데 굳이 몇백 원씩 코인을 내면서 작품을 볼 리가 없지 않나. 19금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작품이 좋은 게 중요하다고 본다.

구루: 그건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사람들이 몰리는 게 있긴 하다.

레진: 단 말씀 드릴 수 있는 건, 어떤 작품도 자극적인 것만을 위해 컨택한 건 단 한 작품도 없었다는 거다.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았기 때문에 뽑은 건 있다. 지금 경험을 쌓는다면 장래에 더 좋은 작품을 볼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있었다. 건방진 표현일 수 있지만 약간의 육성 개념으로 접근한 분들도 많다. 물론 그렇다고 돈을 적게 드려도 된다고 생각하는 건 절대 아니다.

써머즈: 작가님들의 불만 혹은 불안 중에 하나가 불법복제일 것 같다. 단속 등 조치를 하는가.

구루: 유명 법무법인을 통해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저작권침해의 경우 지원도 해준다. 그래서 강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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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진: YG엔터테인먼트와 15년간 함께 한 법무법인을 통해서 시작했고, 걸리면 합의를 하지 않을 거다.

구루: 왜냐면 지금까지 웹툰은 그런 게 없었다. 무료니까. 우리는 저작권 침해가 아니고 손해배상이다. 유료로 파는 만화들이니까 고소·고발 형태가 다르다. 이용자들도 우리에게 제보해준다.

레진: 자기가 돈 주고 산 만화라 빡치는 거다. 이용자들이 화도 낸다. 우리보고 막아달라는 거다.

구루: 이제까지 좀 심한 형태의 경고장을 보냈는데 이제 우리는 손 떼고 법무법인을 통해 한다.

써머즈: 스마트폰 등에서 화면을 캡쳐해서 한두 컷을 공유한다거나 이런 게 아니고…

구루: 만화 전체를 카피해서 올리는 경우다.

레진: 심지어 우리 만화를 복사해서 자기 로고까지 박아서 유통시키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는 강경하게 나갈 거다. 강경하게 나가지 않으면 이용자들이 돈 내고 보고 싶겠나.

구루: 한두 컷 정도야… 내 최애캐(쵀고로 애정을 갖는 캐릭터)를 소개하고 싶은데, 왜 못하게 하느냐고 해서 그런 건 풀었다. 그걸로 많이 홍보도 해주고 있고. 에피소드당 한 컷 정도는 당연히 허용한다. 전체를 복사해서 올리는 것은 강력하게 제재를 할 거다.

레진: 혹시 인터뷰 읽으신 분 중에 그런 분 있으면 빨리 삭제를 해주시면 좋겠다. (웃음)

써머즈: 그럼 작가들이 고마워하는 건?

레진: 데뷔시켜줘서 고맙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 새벽에 문자가 왔다. 자기 만화는 한국에서 연재할 수 없는 만화인 것 같았는데 레진코믹스가 생겨서 데뷔할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지금까지 자신의 만화 가치는 0원이었는데 대표님을 만나 가치가 생겼다는 메일을 받았을 때 정말 감사했다. 그런 말씀들을 해주실 때 감사하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써머즈: 6개월 전 인터뷰 때도 한국에 선 굵은 만화가 적고 어른들이 즐길 수 있는 만화가 적다고 했었다. 6개월 동안 혹시 찾은 작품이 있나.

레진: [뼈와 살] 같은 만화는 레진코믹스니까 가능한 만화 아닐까? [애욕의 개구리 장갑] 작가도 원래 직업이 있는 분이었는데, 5년 전에 구상하고 콘티를 그렸던 만화를 연재할 곳이 없어 끙끙 앓고 있다가 레진코믹스가 생겨 데뷔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작품의 반응이 좋다.

좌측: 뼈와 살, 우측: 애욕의 개구리 장갑
좌측: 뼈와 살, 우측: 애욕의 개구리 장갑

구루: 우리로서는 굉장히 고무적인 케이스였다. 연재할 곳이 없어서 블로그에 조금씩 콘티 형태 정도로만 연재하다가 ‘이런 거 연재할 수 있는 곳이 여기가 아닐까 싶다’며 연락을 하셨다. 8화 분량을 보내주셨는데 우리가 보고 ‘야, 이거 된다. 가자’고 해서 바로 컨택했다.

레진: 장르도, BL 같은 경우도 편견 없이 작품이 재밌으면 연재를 하니까… 다양성이 넓어졌다는 장점이 확실히 있다.

서비스에 대하여: 코인 호환 문제

뗏목지기: 지금 코인이 웹에서 결제한 건 모바일에서 왜 못쓰나?

구루: 아이폰만 안된다. 안드로이드는 구글 플레이 약관상 다른 결제 수단도 붙일 수 있다. 멀티 플랫폼 컨텐츠는 가능하다고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폰을 제외한 안드로이드와 웹 코인은 완전히 호환된다. 아이폰이 안 되는 것은 애플 약관 때문이고.

써머즈: 다른 서비스를 보면 오프라인에서 유료회원을 받아서 유료회원을 위한 무료서비스를 앱에서 하는 건 되지 않나.

구루: 뷰어만 있는 경우엔 가능하다. 만약 인앱 결제(앱 안에서 컨텐츠를 추가로 결제하는 방식)가 붙어 있으면 다 막힌다. 다른 결제수단이 붙어있으면 철퇴를 맞는 거다. 킨들(아마존의 이북 서비스) 같은 경우도 그래서 (인앱 결제를) 막지 않았나. 그래서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거다.

국내 소액 결제의 경우에는 조건들이 더 복잡하다.

써머즈: 조건이 이통사마다 다르고 카드사마다 다르고, 사이버 머니는 안되는 카드사도 있고…

구루: 어려운 상황을 뚫어가면서 하고 있는 건데… 아무도 알아주지는 않는다. (웃음)

서비스에 대하여: 사용자 경험과 광고

뗏목지기: [이별의 품격] 같은 경우는 PPL을 하고 있다. 제안이 먼저 들어온 건가.

lezhin_2_12_lezhincomics-twostar레진: 어떤 에이전시에서 만화를 들고 제안을 해오셨다. 굉장히 재밌을 것 같은 시도라서 했다. 만화 캐릭터가 입고 있는 옷이 실제로 다 있는 옷이다. 만화를 가지고 어떤 유료화를 할 수 있을지 도전을 해야 한다.

구루: 우리더러 왜 광고 안 붙이느냐고 하는 분들이 있다. 우리는 광고를 붙이는 게 좋은 비즈니스 모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구글은 컨텍스트 매칭이 되니까 그래도 맞는 광고가 나오지 않나. 만화는 이미지라서 매칭 광고가 있을 수 없다. 포털 쪽을 보면 애들이 보는 만화인데 텐트 광고도 붙는다. 그건 미스 클릭을 유도하는 거고 결국은 서로 환경을 죽이는 거라 생각한다.

[이별의 품격]처럼 예쁜 옷을 입고 나오는 PPL을 하거나 [유럽에서 100일] 같은 경우는 유럽 여행을 홍보한다거나 해서 컨텐츠와 매칭을 하는 형태의 광고가 훨씬 더 광고주들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정도를 걷고 싶다. (웃음)

레진: 보통 모바일 광고를 보면 다른 행동을 하려다 광고를 클릭하게 된다. 이런 미스 클릭 유도는 광고주에게도 좋지 않고 독자들에게도 사용자 경험을 해치는 거다. 이런 류의 광고를 클릭하면 보통 욕하지 않나. 그게 무슨 광고가 되겠나.

그리고 사람들이 무료 만화에 광고를 달자고 하는데, 스포츠신문 같은 걸 보면 왜 비뇨기과 광고가 덕지덕지 붙어있겠나. 그런 광고를 안 붙이면 운영이 안 되기 때문에 붙이는 거다. 우리는 아직 사용자가 많지 않다. 우리도 예를 들어 몇백만 명 정도로 방문자가 많아지면 붙일지도 모른다. 그러더라도 광고주와 독자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모델을 세련되게 하고 싶다.

구루: 광고를 보여주기 위한 좋은 기술들이 있다. 미스 클릭을 유도하는 게 아닌, 뉴욕타임스의 페이월(paywall)이나 구글이 시도했던 서베이월(surveywall) 등 여러 방법이 있다. 왜 그런 것들은 도입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미스 클릭 유도식 광고가 이제까지 웹 비즈니스를 망쳐온 주범이다.

레진: 돈을 엄청나게 주면 갈등의 여지라도 있겠지만, 그것도 아니다. 국내에서 갈수록 배너 광고의 클릭률이 떨어지지 않나.

서비스에 대하여: 앞으로의 계획

써머즈: 이용자들이 느낄 수 있는 기능 추가 계획 중 가장 먼저 예정된 게 있나.

레진: 모바일에서 페이지 뷰어 방식의 만화를 지원하는 거다. 추천만화를 모바일에서도 더 친화적으로 보여주는 기능도 들어갈 거다.

구루: 북마크 기능도 모바일까지 올라간다. 즉, 웹 쪽에 반영된 것들을 모바일에 올리는 거다.

레진: 참신한 댓글도 준비 중이다. ’12월에 댓글 기능을 만들기로 했는데 왜 안 만드냐’는 글도 본 적이 있는데, 정작 우리가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다.

구루: ‘이쯤이면 되겠지…’가 심하게 와전된 것 같다.

써머즈: 참신한 댓글이라고 표현하니, 기대가 된다. (웃음)

구루: 댓글 보다는 지인 추천 기능이 먼저 들어갈 거다. 친구를 초대해서 같이 보는 거다. (주: 인터뷰 당시엔 예정이었으나 현재는 오픈된 기능입니다.)

레진: 그냥 같이 보기가 아니라 어필리에이트 모델이다. 예를 들어 [신기록]이 재밌어서 같이 보자고 링크를 올리고 그 링크를 타고 들어와서 결제하면 둘 다 코인이나 포인트를 주는 거다.

구루: 아마존 어플리에이트로 쏠쏠하게 벌고 있는 사람으로서 좋아하는 모델이다. (웃음) 이 방식을 여러 단계로 생각하고 있고, 비즈니스 플랫폼으로까지 생각하고 있다.

써머즈: 레진코믹스도 장르 구분을 하지 않고 요일로만 구분하는데 특별한 뜻이 있는 건가 관성적인 건가.

레진: 필수 기능만 만드느라 그랬다.

써머즈: 지금은 작품이 늘어나서… 장르 설명도 리스트에 없으니 불편할 것 같다.

구루: 웹에서 작품을 클릭해 들어가면 장르와 간단한 설명은 있다. 모바일로도 올릴 거다.

레진: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예전과 같은 말이지만. (웃음) 그리고 별점은 의미 없는 것 같다. 다른 곳도 보면 다 9.9점이고…

구루: 좀 마음에 안 들면 9.8점이고… 9.9점과 9.8점의 차이가 없지 않나.

써머즈: IMDb 같은 거 보면 별점 따라 영화를 보면 어느 정도는 맞는 것도 같은데, 우리나라는 작품이 재밌어서 별점을 주는 게 아니라 팬덤으로 주는 거라 10점 아니면 1점 주는 게 많다.

구루: 별점 시스템도 생각은 하는데 아주 정교하게 만들지 않으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성격 분포처럼 폭력성, 유머 등등 이렇게 나누면 좋을 것도 같다. 기존 별점 시스템은 별로 고민을 안 한 시스템 같다.

레진: 그래서 나중으로 생각하는 거다. 이건 그냥 아이디어인데 전 회를 다 구입한 사람이나 작품을 진지하게 평가하는 사람들만 별점을 달게 한다든가 완결됐을 때만 별점을 달게 한다든가…

뗏목지기: 돈 내고 평가하는 건 어떤가. 코인을 소진하고 평가한다거나…

구루: 우리의 속내를 알아버렸다. (웃음) 진지하게 평가하는 게 필요하다. 우리는 별점 시스템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

레진: 아마존 리뷰 보면 ‘이 리뷰가 도움이 되셨습니까?’ 이런 거 있지 않나. 만약 도움이 됐다고 평가받으면 그 리뷰를 쓴 사람에게 코인을 준다거나… 등등 여러 가지가 있을 것 같다.

마무리: 작가들에게 한마디

써머즈: 레진코믹스에서 연재하고 싶은 작가들에게 한마디를 한다면?

구루: 재미난 만화라면 장르에 구애받지 말고 우리에게 연락해 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건실한 만화 미디어, 수익을 낼 수 있는 미디어가 하나 더 생긴 거니 마음 편하게 연락해 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레진: 작품을 연재하실 분들은 lezhin@lezhin.com 으로 보내주시면 된다. 최소한 4화 정도의 연재 분량과 그 뒤의 2~3화 정도 콘티를 보내주시면 좋겠다. 사실 4~5화 정도 보고 결정하는 건 굉장히 빨리 평가하는 거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한다. 기존의 다른 곳의 경우는 10~20화 정도는 연재해야 했다.

구루: 만화과 학생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교수님들과도 이야기하고 있다. 이런 트윗도 봤다. 한 교수님이 내년에 레진코믹스를 보고 만화를 만들어보자고, 레진코믹스에서 연재할 수 있는 수준의 달콤한 BL물을… (웃음)

레진: 포털에서 연재하려면 일단 10대들이 좋아하는 만화들을 해야 하니까… 일단 이걸로 인기를 얻고 나중에 네가 하고 싶은 걸 하든지… 이런 식이다.

구루: 우리는 장르에 대한 제약이 없다. 만화과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나는 개그물이 싫다. 고어물을 그리고 싶다.’ 이런 이야기들을 한다더라. 아니면 ‘(미국의) 그래픽 노블 같은 거 하고 싶어요.’ 하기도 하고. 그런데 연재할 곳이 아무 데도 없다.

마무리: 기억에 남는 작품

써머즈: 어떤 의미로든지 기억에 남는 작품을 하나씩 꼽는다면 뭐가 있을까.

레진: 하나를 꼽기는 어렵다. 다만, 아까 이야기한 새벽에 문자 주신 작가님. 그분 나이가 적지 않다. 그분이 가장 인상 깊다.

구루: [애욕의 개구리 장갑] 작가님은 내가 아는 대표님의 회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하셨던 분이다. 제가 그 대표님에게 ‘이 분 아세요?’ 하니까 ‘아니, 정말로 그 사람이 만화를 그린단 말이야?’ 라며 놀라셨다. 꿈을 잃지 않고 블로그를 통해 계속 콘티를 수정해가며 작업을 해온 거다.

레진: 말만 하고 안 그리는 사람들도 많지 않나. 2008년도부터 ‘[애욕의 개구리 장갑]이 드디어 콘티 초고가 나왔다.’ 이런 글이 있다. 저희에게 메일을 보내실 때도 겸손하게 보내셨는데 만나보니 나이도 적지 않았다. 이름을 건 스튜디오도 있는, 디자이너로도 왕성한 활동을 하시는 분이었는데 만화를 꼭 하고 싶다고 해서 하신 거다.

다행히 나만 재밌게 본 게 아니라 반응도 좋다. 일요일 계속 1등이다. 나도 뿌듯하다. [월야환담]도 레진코믹스가 있었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던 작품이라 생각한다. 이런 식으로 포털 등에서 연재할 수 없는 만화들이 연재되고 반응도 좋을 때 보람이 있다.

마무리: 다음 인터뷰 기약

써머즈: 레진코믹스를 우려 반, 기대 반의 눈빛으로 인터뷰하던 6개월 전과 달리 지금은 많이 성장한 것 같다.

레진: 6개월 뒤에 또다시 인터뷰를… (웃음)

써머즈: 6개월 후에는 더 좋은 곳에서… (웃음)

구루: 6개월 후에는 정말 회사가 이사해 있을 것 같다. 이번에 개발자 뽑으면서 회사가 살짝 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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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ownews-logo1.png* 이 글은 “Fast is good, slow is better”, 슬로우뉴스에도 함께 게재하였습니다 *

뗏목지기

만화를 좋아하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직장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