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뉴스 인터뷰를 위해 방문한 레진코믹스 사무실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1인 창조기업 비지니스센터에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가운데에는 지원데스크와 파티션으로 나눈 공용 회의공간이 있었고, 그 주위를 자그마한 사무실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레진코믹스’라고 쓰여진 문을 노크하고 들어갔다. 반바지 차림의 구루 님은 주문 배달한 음심을 먹고 있었다. 오후 4시 쯤이었니 점심이라기엔 늦고 저녁이라기엔 이른 식사. 안드로이드 앱 서비스가 오픈하는 날이라 모두들 밤을 새웠단다. 레진 님은 잠시 쉬러 가서 곧 오신다고 한다.
구루 님이 식사를 마칠 때까지 기다리기로 하고 사람 수대로 커피를 사왔다. 잠시 공용회의실에서 앉아 있으니 곧 구루 님과 레진 님이 들어왔다. 두 분 모두 밤을 새워 피곤해 보였지만 표정은 밝았다. 그렇게 인터뷰를 시작하고 끝냈다.
레진코믹스에 대해서 현재로서 드는 생각은 딱 하나다.
“잘 되었으면 좋겠다”
인터뷰할 때 느낀 에너지는 아주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사실 미래는 알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아직 iOS용 앱이 나오지 않아서 나는 제대로 사용해 보질 못했다. 인터뷰 직전에 잠시 지인의 안드로이드 폰으로 사용해 본 것이 전부였다. 그러니 나로서는 이 정도의 희망을 말하는 것이 다일 듯하다.
인터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개발자와 만화가가 행복한 회사”를 만들겠다는 얘기였다. 그리고 개발자 역량을 백그라운드 강화에 쓰겠다는 것이었다. 여기서 백그라운드라 하면 CMS(Contents Management Systme) 등을 뜻한다.
여기서 작가가 자신의 작품에 대한 지표(페이지뷰, 매출, 독자층 등)를 알 수 있게 해주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고료 책정의 객관화, 차기작 기획의 방향성까지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만화 서비스라는 것이 기술적으로는 별 게 없다는 인식이 업계 내에서도 사실 많다. 게다가 객관적 지표를 알 수 있는 백오피스 단에 대한 설계가 없거나 주먹구구식인 경우가 많은 것을 봐왔다. 그래서 내게 이 부분이 와닿았던 듯하다.
부분 유료화와 위에서 말한 방향성에 동의하고 응원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느냐는 것은 아직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검색해 보니 앱의 버그나 속도 등에 대한 불만들도 스물스물 나오는 것도 불안요소이고.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나보다 훨씩 뛰어난 분들이 많은 곳이라 조심스럽기는 한데… 구글 앱 엔진에 대한 경험은 없지만 레퍼런스가 많지 않아 불안한 부분이 있는 듯하다. 필요하다면 서버 호스팅과 묶어서 하이브리드 형태로 서비스를 구현해야 하지 않나 싶기도.
제일 궁금한 것은 월 매출을 얼마나 올려야 손익분기를 맞출 수 있느냐였다. 그런데 작가들과의 계약 관계나 기타 비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얻을 수 없었다. 그리고 사적으로도 내가 그걸 알 수 있는 위치는 아니고.
아무튼 결론적으로 만화 팬의 입장에서 드는 생각은 다시 한 번,
“잘 되었으면 좋겠다”
이것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