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타임캡슐은 제가 여기 저기에 올렸던 만화 관련 글을 모으는 곳. 예전에 썼던 글들이라 지금에 와서는 유효하지 않은 정보들도 있고, 손발이 오글거리는 내용들도 많음. 하지만 백업의 의미로 거의 수정 없이 (의도적으로 맞춤법을 틀리게 작성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맞춤법만 수정) 올림.
『극한의 별』 또다른 차원의 세상 속으로
‘난 너와는 차원이 틀려’라고 말할 때의 그 ‘차원’이란 말에 대해서 생각해 보신 적이 있나 모르겠네요. 흔히 쉽게 하는 말이지만 이 차원이라는 게 보통 단어가 아니더라구요. 저차원의 존재는 고차원의 존재의 부분밖에 인식을 할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전체를 볼 수는 없는, 그게 바로 ‘차원’입니다.
2 차원은 흔히 ‘평면’이라고 표현할 수가 있는데요. 즉 가로와 세로는 있어도 높이는 없는 그런 차원입니다. 만약 종이라는 2차원에 사는 납작한 종이 인간이 있다고 칩시다. 우리가 그들을 내려다보아도 종이 인간은 우리를 볼 수 없습니다. 그들의 세계에는 높이라는 개념이 없고, ‘위’라는 ‘높이’에서 내려다보는 우리를 알 수가 없는 거죠.
만약에 우리가 손을 그 종이 위에 올려놓는다면, 그들은 우리의 ‘손바닥’을 인식할 수는 있어도 손등과 손톱은 인식할 수가 없습니다. 분명히 우리의 손은 존재하지만요. 우리가 그 종이 인간을 들어서 다른 위치로 옮겨놓는다면, 그는 자기가 어떻게 이동을 했는지 어리둥절할 것입니다.
우 리의 주변에 4차원의 존재가 있다면, 우리 역시 그들의 일부밖에 인식을 못할 것이고, 우리가 종이 인간을 들어 옮기듯, 그들이 우리를 자기들의 차원의 제4의 방향(가로, 세로, 높이가 아닌)으로 이동시킨다면 우리는 인식을 못할 것입니다. 버뮤다 등지에 그런 공간이 있다고도 얘기를 하죠.
무슨 기초 물리학 강의도 아니고 얘기가 되게 길었는데, Yamada Yoshihiro의 작품을 대원CI에서 발간한 ‘극한의 별'(전 4권)에 바로 이런 얘기가 나오거든요.
미 국의 나사에서 발사된 화성 탐사선의 승무원들은 화성에서 4차원의 존재를 만나 알 수 없는 현상들을 경험하고 한 명을 남기고는 모두 죽어버린 채 지구와의 통신도 단절되어 버립니다. 이에 나사는 전 세계의 우주관련 기구에서 구출작전에 참가할 승무원들을 모으게 됩니다.
물론 주인공은 일본인이구요. ^^; 이 작품은 4차원의 존재에 대한 얘기가 중심이라기보다는 새로운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입니다. 물론 저한테는 4차원 존재와 맞닥뜨리는 그 부분은 꽤나 충격적이었습니다.
얼마 전에 친구들을 만났을 때 이런 얘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나이를 먹으니까(많이 먹은 것두 아니지만. ^^;;) 옳고 그름에 대한 단호함이 없어진다는 얘기를요. 예전에는 자기가 옳다고 믿는 것에 대해서는 결코 물러서지 않으려는 오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없다는 얘기들.
어차피 세상은 둥글둥글, 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 세상~ ^^ 좋게 얘기하면 사고가 유연해졌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확고한 신념도, 도전의식도 사라져가고 있다는 얘기기도 하겠구요.
구출작전을 위해 화성에 도착한 4명의 승무원들이 4차원의 존재를 접하고 두려움에 떨고 있을 때, 주인공은 말합니다. ‘이거야말로 굉장한 일 아니냐, 우린 정말 굉장한 일을 한 거야’
무료한 삶에 무언가 ‘굉장한 일’이 생기고, 그 일 앞에서 두려워하지 않고 희열을 느낄 수 있는 정열과 용기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음… 만화 주인공한테 열등감 같은 거 느끼는 아주 나쁜 습관이 생긴 거 같군…
Written by 뗏목지기 (2001.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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