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군대에서 쓴 글이란 느낌이 물씬 풍기는 글이로군요. (타임캡슐이란, 클릭) 만화 팬이 아닌 중장년층에게까지도 어쩌다보니 널리 알려져 있는 『미스터 초밥왕』에 대한 글입니다. 글을 쓴 시점에 이미 완결이 되었으니 이젠 정말 전설이라 할 만큼 세월이 지났네요.
[타임캡슐] 요리만화의 전설 『미스터 초밥왕』
훈련소 시절… 초코파이와 콜라(혹은 요쿠르트) 하나를 먹기 위해 종교행사에 참가하던… 그 때를 아심까? ^^; 취침 시간에 몰래 먹던 건빵 한 조각과… 어쩌다 구한 초코바 하나를 어케하면 들키지 않고 먹을까 고민고민하던… 그 때를 아심까? … 두 번 하니 더 재미엄꾼여… -_-;
하여간… 요즘의 군대가 예전처럼 밥도 반찬도 형편없고 그렇진 않지만… 어차피 돌고 돌다 보면 비슷한 유형의 음식들이 반복된다는 점에서… 군인들은 늘 바깥 세상의 화려한 음식들의 유혹을 받는 듯 합니다. 또 이상한 건 그렇게 먹고 싶던 것들이 휴가 나가면 그닥… 그저 그렇단 얘기죠.
텔레비전에도 요리 얘기가 마니 나오네요. 홍렬이 아자씨는 요리하면서 토크도 하구… 지금은 엄서졌지만, 이휘재, 남희석은 맛난 요리와 함께 데이트를 했고… 아침 교양(뭔 교양인진 몰라두) 프로그램이나 오후에 내고향 어쩌구…나 여기저기서 요리 얘기를 합니다.
어차피 식욕이나 성욕이나 비스무리한 인간의 본능이지만… 종족보존을 위해서만 성관계를 갖는 게 아니듯, 살기 위해서만 먹는 것만도 아닌 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혹자는 요리가 인간 문화의 정수라고까지 얘기를 하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오늘은 요리 만화 준비했슴다.
일본만화의 장점 중 하나가 소재의 다양성이고… 그 중에서도 요리만화는 우리나라에는 없는 장르라고 할 수 있죠. 물론… ‘자장면’이 있다고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요리만화의 탈을 쓴 허섭한 3류 무협지라고 생각을 하기 땜시…(이 ‘자장면’은 한 번 기회를 내서 아작아작 씹도록 하겠습니다.) 열외시키겠습니다.
‘미스터 초밥왕'(이하 ‘초밥왕’은 학산출판사에서 1부 00편, 2부 00편(^^;;)으로 완결된 작품입니다. 요리만화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무협형 작품이죠. 거 왜… 한 소년이 가족의 복수를 위해 훌륭한 스승을 찾아 와서 갖은 수련과 대결 끝에 원수를 갚는다…는 스토리의 요리판입니다.
주인공인 쇼타는 훌륭한 초밥 요리사가 되려고 봉초밥을 찾아옵니다. 고향에서 작은 초밥집을 하고 있던 아버지가, 체인식 초밥점의 공세에 밀리는 걸 보다 못해서죠. 봉초밥에서 수련을 쌓은 쇼타는… 눈물겨운 노력과 천재성의 결합으로 많은 요리 대회에서 라이벌들을 물리치고 초밥왕의 자리에 올라서게 됩니다.
사실 이 작가의 그림은 그다지 뛰어나진 못합니다. 인물 캐릭터는 거의가 비슷비슷하고 배경도 단순해 보이구요. 게다가 맛있는 초밥을 먹고는 눈물을 흘리고… 배경 장면에 별이 반짝… 재료들이 물결을 이루어 흐르고… 땀이 삐질삐질… 이런 표현을 보고 있자니 낯간지럽단 느낌이 좀 들더군요. 하지만 요리대결 자체가 가지는 박진감과 주인공이 요리사로 성장해가는 과정이 주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2부 마지막 권에 번외편 형식으로 쇼타가 한국을 방문하는 얘기가 나오는군요. 작가가 학산출판사의 초청으로 우리나라에 와서 본 걸 작품화 한 건데요… 일본인들의 눈에 보기에는 우리나라의 음식은 끔찍한 수준인가 봅니다.
자갈치 시장의 석쇠 위에서 마구 구워지고 있는 장어…라던가… 횟감과 초장을 밥과 마구 비벼버리는…이라는 표현이 나오는군요. 하긴 그네들은 재료를 무척 조심스럽게 다루긴 하죠. 요리에 대한 일본인들의 시각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어느 것이 옳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기분좋은 묘사는 아니더군요.
어쨌거나… 초밥왕은 무협물 방식이라는 이야기 구조가 등장인물에 대해 빠져드는 재미를 주는 괜찮은 작품입니다. 요리만화를 좋아하는 분이나 일본음식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특히 초밥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일본음식이니까요) 볼 만한 작품이라 하겠습니다.
Written by 뗏목지기
(2000-12-28)
- 키친 / 글,그림 : 조주희 / 서울문화사 / 발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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