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전산 장애가 오늘로서 4일째… 개인적으로는 ‘아, 여러 명 목 달아나겠구나’ 정도의 생각을 가졌고, 사실 팩트에 대해서는 명확한 게 없어서 뭐라 판단하기는 힘드네요. 여러 기사들에서 나오는 것처럼 외주업체 직원의 노트북을 통해 시스템 삭제 명령이 일어났다고 한다면 그야말로 골때리는 일인 것만은 사실입니다.
전자금융업법 및 시행규칙에는 금융기관과 전자금융업자가 시스템 보호를 위해 해야 할 의무가 꽤 상세하게 규정되어 있습니다. 저는 금융기관은 아니지만 전자금융업 사업자에서 시스템 엔지니어로서 등록 업무를 진행해 봤었는데 만만한 내용들은 아니었거든요. 게다가 금융기관은 전자금융업자에 비해 더 상세하고 강화된 내용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주 유지보수 업체가 그런 권한을 가지는 것도 문제지만, 유지보수 업체를 (기술적으로) 컨트롤할 만한 내부 인력이 없고 법 및 시행규칙을 수십 개는 어겼다는 얘긴 거겠죠.
사실 법적으로만 치면 메인 시스템이 있는 전산센터가 불이 나서 홀랑 타버리거나 지진이 나서 무너지더라도 원격지 백업 시스템을 통한 복구가 빠른 시간 안에 가능해야 합니다. 이렇게 4일 가까이 완전 복구가 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무언가 아직 드러나지 않은 사실이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군요.
금융권에서 IT 관련 인력이 홀대받고 다단계식 외주로 헐값에 인력을 굴려먹고 있는 건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그게 이런 대형 사고가 터진 다음에야 문제로 제기되는 현실은 참 쓸슬하네요.
- 블러디 먼데이 / 글 : 아기 다다시, 그림 : 메구미 코우지 / 학산문화사 / 발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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