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정적으로 금요일은 타임캡슐의 날입니다. (타임캡슐이란, 클릭)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도 우라사와 나오키의 작품입니다. 2002년에 방영된 소유진 주연의 SBS 드라마 ‘라이벌’의 원작이기도 하죠. 『해피!』입니다.
[타임캡슐] 『해피!』 우라사와 나오키의 트렌디 드라마
예쁜 여자를 싫어하는 남자가 과연 있을까요? 마음이 중요하다고는 해도 외모에 빠져 버리면 정신 못 차리는 남자들이 훨씬 많을 테지요. 그리고 솔직히 그런 생각 들지 않습니까? 외모고 성질이고간에 여자 하나 있었으면… (솔로인 저만 그렇슴까? -_-;;)
‘Are you happy?’ 진짜 해피한 질문입니다… 자신 있게 ‘Yes!’라고 대답할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여자만 있으면… 쯔압… ^^;;) 그러나… 영화나 만화, 소설 등에서처럼 해피 엔딩이라는 건 실제의 삶에서는 거리가 있는 듯 합니다. 인생에서 엔드는 단 한 번 뿐이니까요.
하긴 영화 등에서 엔딩 이후의 상황을 상상한다면 그건 좀… 산드라 블록이 ‘스피드1’에서 키아누 리브스랑 찐한 키스를 나누면서 끝나지만 2편에서 딴 남자랑 나오지 않습니까? 이 예가 아닌데… -_-;; 어쨌든 그저 엔딩으로 끝낼 수 있으니 영화를 보고, 만화나 소설을 보는 것이겠지요. 사설이 좀 길었네요.
‘해피’는 나오키의 만화중에 가장 트렌디한 작품입니다. 나오키의 작품은 다소 무거운 주제와 박학다식한 디테일이 강조되는 편인데요, 이 만화는 순정만화풍입니다. 콩쥐팥쥐를 원조로 캔디 등에서 강조되어온 한없이 착한 주인공과 열라 짱나게 못돼먹은 상대 캐릭터의 대립과 갈등구조 말이죠. ^^
주인공인 미유키는 천재 테니스 소녀고, 책임감이라고는 콩잎에 쌈 싸먹은 오빠와 철없는 두 동생을 부양하는 소녀가장입니다. 상대 캐릭터는 돈도 많고 인기도 많고 얼굴도 예쁜, 성질 더러운 것만 빼면 나무랄 데 없는 여자구요. 물론 성질 더럽다는 걸 독자 외에는 아무도 모른다는 게 또 이런 류의 작품의 특징이죠. ^^; 착한 캐릭터가 이런 작품 속에서는 오히려 핍박 받고 욕을 먹고 있습니다.
착한 부자집 청년은 주인공을 사랑하지만 성질 더러운 캐릭터에게 늘 휘둘리고 있구요… 또, 고리대금 조직의 돈을 떼먹고 도망간 오빠를 대신해 미유키에게 돈을 받아먹기 위해 감시역을 맡은 또다른 청년은 미유키를 사랑하게 됩니다. 미묘한 삼각관계가 또 이 작품의 감초가 되겠슴다.
‘트렌디’라는 말만 들어도 두드러기가 나는 분이라면 이 작품은 좀 재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각각의 캐릭터는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특히 사랑에 빠진 조직의 청년의 심리 변화는 꽤나 감동적입니다. 그리고 미유키를 최고의 테니스 스타로 키우는 별난 코치도 괜찮은 캐릭터구요. 사실 성질 더러운 상대 캐릭터는 후반부에 가서 그저 앙탈부리는 어린애처럼 묘사되어 버리는 게 좀 김빠지긴 합니다마는.
나오키 작품 특유의 섬세한 캐릭터 스케치를 즐기고 싶은 분이라면, 재밌게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 학산문화사에서 23권으로 완간되었습니다.
Written by 뗏목지기
(2000-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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