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에 이어지는 ‘타임캡슐’입니다. 예전에 썼던 글들이라 지금에 와서는 유효하지 않은 정보들도 있고, 손발이 오글거리는 내용들도 많지만 백업의 의미로 거의 수정 없이 (의도적으로 맞춤법을 틀리게 작성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맞춤법만 수정) 올립니다.
[타임캡슐] 문제는 돈이다! (2) – 『돈이 울고 있다』
돈이 울고 있다(1~3 완결) / 쿠니모토 야스유키 / 북박스
‘사채꾼 우시지마’에 비하면, ‘돈이 울고 있다’의 주인공 타카기 마코토는 무척 점잖은 편이다. 잘 나가는 은행원이었다 부정융자 의혹을 뒤집어쓰고 소비자금융(우리식으로 하자면 제3금융권) 회사의 지점장으로 일하고 있다.
타카기는 잘 나가던 은행원으로서의 프라이드와 채권 회수 실적에 대한 압박, 채무자들의 딱한 사정들 때문에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회의를 느끼지만, 자신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가 없어 갈등한다.
사채꾼 우시지마는 말 그대로 불법적인 사금융 영역에 속해 있고 그나마 타카기는 합법적인 테두리 내의 소비자금융 회사에 속해 있다는 점 때문에 스토리의 강약은 확실히 차이가 있다. 하지만 욕망을 이기지 못하고 빚의 테두리에 갇힌 군상들의 이야기를 그린다는 점은 일맥상통하다.
어려운 과정을 거쳐 빚으로부터 빠져 나오는 사람도 있지만, 자기파산까지 하고서도 결국은 사금융을 전전하며 스스로를 끝까지 갉아먹는 사람도 존재한다. 이런 식으로 빚을 통해 수렁에 빠지는 사람들은, 자기가 쓸 수 있는 돈의 한계인 현실을 외면하고 욕망을 이기지 못해 빚을 통해서라도 욕망을 채우고자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물론 정말로 딱한 사정(사고라던가 병이라던가)이 있는 경우도 있겠지만.
이 두 작품은 대출이 가지는 위험성과 그 업계의 뒷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줌으로서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준다. 또한 일본 작품이지만 우리나라의 현실과도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임은 분명하다. 흔히들 돈에 매달리지 말라던가 돈돈 하며 살지 말라고들 하지만, 그런 말은 그저 현실도피인 것이 아닐까? 돈의 속성을 분명하게 알고 제대로 살아가기 위해서도 가끔 이런 작품들은 교과서가 되어 주는 듯 하다.
by 뗏목지기 (2006-11-15)
from 싸이월드 페이퍼
부록1. 사금융을 소재로 하고 있는 또다른 작품들
더블 페이스(후지히코 호소노, 학산문화사) : ‘갤러리 페이크’ 작가의 최신작. 주인공이 사금융 회사의 영업사원이라 관련된 내용이 많이 나온다. 하지만 주인공의 또다른 얼굴은 마술사. 마술을 주제로 한 글에서 소개할 예정.
타로(후지히코 호소노, 학산문화사) : 위 작품과 같은 작가. 역시 주인공은 저축은행의 사원이자 프로복서. 예전에 쓴 글 중에 소개글이 있으므로 참고 바람. <관련 포스팅 바로 가기>
검은 사기(쿠로 마루, 서울문화사) : 이 작품은 사금융이 소재라기보다는 ‘사기’가 소재다. 역시 다음 기회에 소개할 예정.
부록2. ‘검은 사기’에 나오는 금융관련 사기
중소기업대출사기 : 가상의 중소기업 관련 재단을 내세워 재단 명의의 대출을 알선해 준다는 명목으로 수수료를 입금하게 한 뒤 잠적하는 수법을 쓴다.
소비자금융사기 : 대출이 급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여러 군데의 사금융 회사에서 대출을 받게 한 뒤, 이자 할인, 대출 통합, 장부 기재 등의 명목으로 일단 빌린 돈 전부를 재입금하게 한 뒤 돌려준다는 식으로 사기를 친다. 물론 재입금은 하지 않는다.
둘 모두 ‘돈이 급하다’는 회사 혹은 개인의 상황을 미끼로 한 사기로 현실에 존재하는 방식이므로 주의 요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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