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잠수 끝에 예전 글로 날림하는 ‘타임캡슐’입니다. (^^;;) 예전에 썼던 글들이라 지금에 와서는 유효하지 않은 정보들도 있고, 손발이 오글거리는 내용들도 많지만 백업의 의미로 거의 수정 없이 (의도적으로 맞춤법을 틀리게 작성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맞춤법만 수정) 올립니다.
[타임캡슐] 문제는 돈이다! (1) – 『사채꾼 우시지마』
사채꾼 우시지마 1~4 (미완결) / 마나베 쇼헤이 / 대원씨아이
한때 세상은 빚져본 사람과 빚져보지 않은 사람으로 나뉜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6개월분 정도의 체불임금을 안고 뒤돌아보니 남은 것은 카드대금과 캐피탈 등에서 얻은 각종 대출들만이 남아있었다.
물론 금액 자체도 그다지 크진 않았고 주변의 도움으로 그리 길지 않은 시간 안에 해결이 가능했지만, 아직도 너무 많은 사람들이 빚을 지고 있거나 빚을 진다는 것에 그다지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
광고에서처럼 대출이 친구가 되어 주는 것은 갚을 수 있을 때까지만이다. 갚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을 때, 대출은 악마가 된다. 아니 대출은 애초에 악마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갚을 수 없는 상황까지 빚을 지도록 교묘하게 유도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사채꾼 우시지마’의 주인공 우시지마는 바로 이 악마와도 같은 사채업자이다. 만화 뿐 아니라 영화나 소설 등에서도 주인공은 거의 ‘선’이지만 이런 발상을 뒤엎어 ‘악’을 주인공으로 삼은 것이다.
‘데스 노트'(오바 츠구미, 대원씨아이)의 야가미 라이토도 그런 류의 인물이라고 볼 수 있지만, 적어도 ‘선’의 편에 서서 대립하는 등장인물이 존재한다. 그러나 ‘사채꾼 우시지마’에는 선한 인물이 하나도 등장하지 않는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등장인물은 모두 악하거나 약하거나 둘 중의 하나다.
주인공인 사채업자 우시지마는 피도 눈물도 없다. 빠찡코에서 한방을 노리는 백수, 주부 등에게 하루 단위로 몇 십 퍼센트의 이자를 물리면서 돈을 빌려주고, 갚지 못하는 경우에는 협박과 강제 징수를 서슴지 않는다. 돈을 갚지 못하는 여자들에게 성매매를 시키고 결국에는 사창가에 팔아 넘기기도 한다. 심지어는 이혼소송을 준비중인 주부의 약점(빠징코를 했다면 불리하겠지)을 잡아 이혼위자료까지 가로챈다.
주인공은 말한다. 세상에는 강대국과 약소국, 자본가와 노동자처럼 늘 잡아 먹는 쪽과 잡아 먹히는 쪽으로 나뉘고, 자신은 이왕이면 잡아 먹는 쪽에 있고 싶을 뿐이라고.
욕망을 이기지 못해 사채꾼의 먹이가 되고 마는 이 만화 속의 군상들의 모습은 공포감까지 준다. 주인공 위에는 야쿠자가 낀 전주가 있고, 사채사냥이라 하여 불법적인 사채업자들을 약점 삼아 그들에게서 돈을 가로채려는 양아치들과, 친구를 협박하여 돈을 뜯고 성매매를 하고 부모 명의로 사채를 쓰기도 하는 고등학생들까지. 이 만화는 한마디로 돈이 만들어낸 카오스(혼돈) 자체다.
by 뗏목지기 (2006-11-15)
from 싸이월드 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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