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과 유머가 어우러진 스릴러물, 웹툰 『아리동 라스트 카우보이』

아리동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을 파헤치는 두 노인. 과연 두 노인은 범인을 밝혀낼 수 있을까요?


긴장과 유머가 어우러진 스릴러물, 웹툰 『아리동 라스트 카우보이』

(c) 2010 미디어다음



아리동 이곳저곳에 집이며 상가를 소유하고 있는 알부자 심덕수. 어느날 자신의 집에 세들어 살고 있던 최 씨가 자살하고, 또다른 세입자인 지은의 집에서 그녀의 친구 수경이 살해당하고 지은은 실종됩니다.

최 씨의 집에서 심덕수와 만난 전직 형사 박평달은 최 씨와 수경 뿐 아니라 얼마 전부터 이어진 노인들의 죽음이 30년 전에 아리동에서 일어났던 연쇄살인의 범인과 동일한 인물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데… 납치된 지은의 안전을 위해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범인을 밝혀내기 위해 애쓰는 두 노인은 과연 진실에 도달할 수 있을런지요.


그러고 보니 요즘은 노인들이 주인공인 된 웹툰이 간간이 눈에 띕니다.

노인들의 사랑과 일상을 담담하게 풀어나간 강풀 작가의 『그대를 사랑합니다』, 실버볼이라는 노인 스포츠를 소재로 한 주니쿵 작가의 『실버볼』, 『실버볼 시즌2』가 그렇습니다. 『아리동 라스트 카우보이』(이하 ‘『카우보이』’)와 함께 이들 작품은 단지 물리적인 나이로서의 노인이 아닌, 노인들의 일상과 심리를 섬세하게 다루었다는 호평을 받고 있지요.

『카우보이』는 2010년 3월부터 8월까지 미디어다음에서 연재된 제피가루 작가의 작품입니다.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는 연재 일정을 과도하게 지키지 못하는 작가, 작품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하는 작가를 굉장히 싫어합니다. 데뷔작인 『브이』에서 중년이 된 훈과 영희, 그리고 태권브이라는 참신한 설정으로 호평을 받았지만, 전작인 『방벽동 이야기』의 허술한 마무리, 『49』의 연재보류를 보면서 제피가루 작가에 대한 평가는 아직 유보하던 중이었지요.

하지만 노인을 주제로 한 범죄 스릴러라는 점이 흥미를 자아내는 이 작품은 31화로 짧게 연재되었지만 긴장감과 유머가 잘 버무려져 있는 수작입니다. 특히 박평달이 왜 30년 넘게 범인을 추적하는지 이유가 밝혀지는 에필로그의 반전이 기억에 남네요.

물론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습니다.

사이코패스(로 그려지는) 범인이 왜 굳이 지은을 죽이지 않고 납치했는지에 대해서 설명이 부족한 점이 느껴지고, 심덕수가 범인을 밝히기 위해 열심인 이유가 되는 과거의 기억도 배경지식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을 듯 합니다. (『브이』에서도 보였던) 역사성과 메시지에 대한 강박이 스토리를 다소 부자연스럽게 만드는 점도 아쉽구요.

어쨌든 제피가루 작가가 더 나은 모습, 더 나은 작품으로 돌아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아, 그리고 이 작품을 보실 때 댓글은 읽지 마세요. 갑자기 스포일러가 툭툭 튀어나옵니다. ㅡ,.ㅡ;



* 12개의 추천으로 소리소문없이 다음뷰 베스트가 되었네요. 다음뷰 베스트의 기준은 정말 신비롭군요. ^^; 다음뷰 오른쪽의 View 베스트는 캡쳐하지 못했고, 제 글 목록에서 캡쳐해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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뗏목지기

만화를 좋아하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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