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식탁에 달팽이가 올라오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저녁거리 상추를 씻다가 달팽이를 발견한 것. 다소 낚시성 제목이긴 하지만 이 정도는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길. 프랑스도 아니고 사실 달팽이 요리일 리는 없을 테니까. ^^;;

저녁 식탁에 달팽이가 올라오다

<저녁거리 상추를 씻다가 출몰한 달팽이 님>

아내는 처음에 무슨 돌멩이인 줄 알고 싱크대에 상추 씻은 물과 함께 부어 버렸다고 한다. 그런데 이것저것 준비하다 보니 싱크대에 내려놓은 냄비 모서리까지 올라와서 빼꼼히 올라와 있는 것이 아닌가. 일단은 저녁을 먹어야 했기에 조심스레 집어서 상추 이파리 한 장과 함께 비닐 봉지에 넣어 두고, 식사 후에 꺼내서 인증샷을 찍었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사실 달팽이는 처음 보는데(무슨 쌀이 쌀나무에서 나오는 줄 아는 도시 아이도 아니고!) 처음에는 약간 징그럽게 느껴졌지만 볼 수록 귀여운 게 정이 간다. 아이가 조금만 더 컸으면 나름 훌륭한 자연 교육 교재가 되었을 텐데, 7개월 된 우리 아이는 느릿느릿한 달팽이에게는 눈이 가지 않는 모양이다. 자꾸 딴 데만 본다.

<약간 흐리지만 그래도 얼짱 각도에서 촬영 성공>

사진 몇 장을 찍고 난 뒤에 트위터에 올렸더니 반응이 뜨겁다. 2개월 간 트위터 하면서 올린 멘션 중 리플라이가 가장 많았던 듯. ㅎㅎ 리플라이 중에 한 분은 이런 식으로 발견한 달팽이를 길렀다는 얘기를 해 주셨다. 또 무농약 인증이라는 얘기를 해 주신 분도 있었는데, 어쩌다 보니 도시까지 오게 된 달팽이 녀석은 조금 안 되었지만, 좋은 먹거리를 먹게 되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다.

isailtothemoon 5.25 오후 9:51@raftwood 예전에 저도 상추에서 찾아서 길렀던 기억이 있어요. 어찌나 잘 먹던지.. 근데 도망갔습니다 – _-; raftwood님 글에 대한 답글(twtkr)

promise365 5.25 오후 9:58무농약 인증서인가봐요 RT @raftwood 아내가 저녁 먹을 상추를 씼다가 귀여운 달팽이 한 마리를 발견했습니다. ㅎ http://twitpic.com/1qwt4o TwitBird iPhone에서 작성된 글

이 녀석을 어쩔까 고민을 하다가, 키울 분위기는 아닌 듯 해서 아파트 앞 화단에 놓아 주었다. 척박한 도시에서 잘 살 수 있을지 걱정은 되었지만 달팽이의 운명에 맡기기로 했다. 깜짝 쇼로 우리 집에 작은 기쁨을 주고 이렇게 포스팅 재료까지 선사한(^^;;) 달팽이가 아무쪼록 잘 살아가기를.

5.25 오후 11:54저녁거리 상추에서 발견한 달팽이를 아파트 앞 화단에 놓아 주었습니다. 아무쪼록 잘 살아가길. http://twitpic.com/1qwt4oTweetDeck에서 작성된 글

funxoulbro5.25 오후 11:56@raftwood 좋은 일 하셨네요~ 제발 미물도 생명이란 걸 많은 사람들이 깨달아주시길…raftwood님 글에 대한 답글(Osfoora)

5.25 오후 11:59@funxoulbro 네, 생명의 소중함을 안다면 4대강 파뒤집기 같은 짓도 못 할 텐데요. ^^funxoulbro님 글에 대한 답글(TweetDe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