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네이버 카페 인포레보컨설팅 [기술사&감리사가 전하는 조언] 게시판에 함께 실었습니다.
2년 전인 2015년 이맘때였습니다. 연말이다보니 송년회다 뭐다 모임이 많았지요. 그 와중에 정보시스템감리사에 합격한 전 직장 선배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그때까지 정보시스템감리사라는 자격증이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도 신기할 정도로, 그 주 주말에 인포레보의 감리사 설명회에 참석하고 바로 기본과정에 등록해 시험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그 때의 목표는 참 무모하게도 “한 번에 합격하자”였습니다.
6개월밖에 남지 않은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지가 관건이었습니다. 정규과정을 시작하면서 단기적으로 두 가지 목표를 세웠습니다. 먼저 정보시스템감리사 시험이 어떤 것인지를 아는 것이었습니다. 또 하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아는 것, 즉 나에게 어떤 어떤 학습 방법이 적합한 것인지 아는 것이었습니다. 누구에게나 이 두 가지의 고민이 필요합니다. 그 결론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스스로 고민하고 결론을 내리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정보시스템감리사 자격검정은 이렇습니다.
첫째는, 시험이라는 것입니다. 당연하지요. 남들보다 많은 정답을 적중시켜 일정 순위(40위) 안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라는 얘기입니다.
둘째는, 사지선다형 시험이라는 점입니다. 사지선다형이 서술형보다 쉽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서술형과는 다른 특징이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채점자의 주관이 개입할 여지는 없지만 보기에 함정을 심을 수 있고, 그러면서도 학습의 깊이와 정답을 맞출 수 있는 확률이 선형적으로 일치하지 않습니다.
셋째는, 시간이 정해져 있는 시험이라는 것입니다. 120문제를 120분동안 풀어야 합니다. 아무리 많은 지식이 있어도 정해진 시간 안에 정해진 문제를 풀어서 일정 점수를 내지 않으면 합격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지식 외적 요인이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답안지에 마킹하는 요령, 문제를 푸는 순서, 시험 당일의 신체 컨디션, 날씨와 시험장의 환경, 긴장감 등이 그 요인이지요.
결론적으로 기본적인 학습은 꾸준히 진행하되, 시험장과 유사한 환경과 시간 속에서 기출문제, 모의고사 등을 반복적으로 치러 보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은 조용한 곳에서 타이머를 동작시키고 120문제를 풀곤 했었지요.
그리고 나라는 인간을 파악해 보았습니다.
첫째, 어떤 과목에 강점이 있는가. 학습 초반에 무작정 답안지 양식을 출력해서 기출 문제 한 회분, 모의고사 한 회분을 두 시간 타이머를 돌리면서 풀어 봤습니다. 당연히 합격점은 안 나왔지만 적어도 어느 과목에 강점이 있는지는 알게 되었습니다. 법제도나 인문학적(?) 지식에 관심이 많아서였는지 감리/사업관리 과목과 직업(시스템 엔지니어)과 연관이 있는 시스템구조가 점수가 잘 나오더군요. 이런 식으로 과목별 강점과 단점을 파악한 것이 이후 학습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둘째, 어디서 공부가 잘 되는가. 집 서재, 카페, 공공 도서관 학습실, 독서실 폐쇄형 부스, 칸막이만 있는 개방형 독서실 등등 여러 장소에서 두 시간 이상 학습하면서 진도와 집중도를 확인해봤습니다. 그 결과 저에게 가장 잘 맞는 것은 어느 정도의 소음이 있는 개방형 독서실 공간이었습니다.
세째. 어떤 방식으로 공부가 잘 되는가. 결과적으로 쓰면서 공부할 때가 가장 효과가 좋았습니다. 그리고 멀티태스킹은 안 된다는 점이었습니다. 동영상 강의 시청, MP3 강의 청취, 교재 읽기, 정리 노트 작성, 낙서하면서 암기하기 등 여러가지를 해 보고 나서 내린 결론이었습니다. 그러고 나서는 굳이 억지로 지하철에서 교재를 읽거나 운전하면서 MP3를 듣는 일은 안 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순전히 저의 경우입니다. 누군가는 독서실 칸막이 방에서 더 공부가 잘 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출퇴근 짬짬히 학습하는 게 크게 효과적일 수 있지요. 다 다릅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과목에 강점이 있고 어디서 어떻게 학습하는 것이 효과적인지”를 탐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이지요. 인터넷에서 ‘학습 스타일 진단’으로 검색해 보시면 관련 내용이 많이 나오고, 몇몇 프리미엄 독서실에서 해당 검사를 해 주기도 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지피지기는 언제나 중요합니다
물론 이와 함께 꾸준한 학습을 통해 과목별 지식을 축적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또 다른 전략이 필요합니다. 필기 합격 후 면접도 잘 준비해야 하구요. 제 경엔 2016년 필기 합격 후 면접에 탈락하고, 2017년에 재차 면접을 치러 정보시스템감리사가 되었습니다. 이에 관한 얘기는 다음에 할 수 있는 기회가 있겠지요.
아무튼 “지피지기면 백전 백승”이라는 얘기가 있듯, 정보시스템감리사에 있어서도 기본적으로 시험의 특성을 알고 나 자신을 아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이 이야기가 정보시스템감리사 준비에 첫 발을 내딛은, 혹은 다음 도전을 준비중인 분들께 약간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