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11월 28일에 슬로우뉴스에 게재된 “종북 셀프 테스트! (소스 공개!)”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2013년 12월 1일 현재까지 11만 8천 뷰를 넘어서 슬로우뉴스 단일 기사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트위터에서는 900여 회 이상 공유되었고, 페이스북 ‘좋아요’는 18,000회를 넘었다. 트위터의 수동 리트윗과 페이스북의 도달율을 고려하면 상당한 횟수다. 그래서 기사 게재 다음날에 하루 두 번 트래픽을 리셋해야 했다. (그런데 슬로우뉴스 트위터 계정의 팔로어와 페이스북 페이지의 좋아요는 그다지 늘지 않았다. 왜…)
또한 구글 검색에서 “종북 셀프 테스트”를 큰 따옴표로 묶어 검색하면 15,000여 개의 결과가 나온다. 오늘의 유머, 루리웹, 클리앙 등 각종 커뮤니티에도 많이 게시되었다. 네이버 검색을 보면 카페에서 퍼간 것도 많았다. 심지어 어떤 분은 테스트 이미지 앞에 본인이 만든 표지(?) 이미지까지 붙여서 정성스럽게 만들기도 한 것을 봤다. 일부 언론이 “출처, 필자 표시도 없이 퍼가서” 게시한 것까지 합하면 실제 기사 뷰 횟수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접했을 것이다.
댓글도 100여 개를 넘었다. 슬로우뉴스의 글 치고는(…) 상당히 많은 댓글이다. 만약 이 글이 종북 테스트가 아니라 무언가 다른 것을 테스트하는 것이었으면 이런 반응은 아니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댓글을 읽다 보면 가슴이 답답해지긴 하지만, 이것이 솔직한 우리 사회의 모습이다.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통령이 이만한 지지율을 얻는 것도 당연하다 싶었다. 그만큼 ‘종북’은 특정 세력에게 있어서는 아주 강력하고 효과적인 무기인 것이다.
이런 저런 비판(보다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이 테스트의 맥락과 의도는 소스 공개를 하면서 필자인 들풀 님이 덧붙인 내용에 다 나와 있다.
여기에는 정부 여당의 태도도 있고 일반인의 인식도 있습니다. 일반인의 인식이 포함된 것은 ‘우리 사회 종북의 기준’이라는 게시물 취지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며, 권력이 붙이는 무분별한 종북 딱지가 사회에서 어떻게 확대재생산 되고 있는지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 테스트는 우리 사회에서 통용될 수 있는 종북의 엄밀한 기준을 제시하자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생각이 다르거나 정부에 비판적인 주장을 모조리 종북으로 치환하는 정부 및 사회 일각의 종북몰이를 사실에 근거해 풍자한 것입니다.
댓글을 보면 소위 진보진영도 자기와 생각이 다르면 수구, 친일, 일베로 쉽게 몰아붙이지 않느냐는 얘기도 있다. 그런 면도 있을 것이다. ‘쉬운 딱지’는 진영과 상관없이 문제가 있다. 하지만 수구, 친일 등의 딱지가 과연 종북의 딱지만큼 정치권, 언론을 거쳐 일반에게까지 광범위하게 확대재생산되고 있는지 생각한다면, (좀 더 엄밀한 조사가 필요하겠지만) 쉽게 그렇다는 대답은 할 수 없을 것이다.
이번 종북 셀프 테스트는 슬로우뉴스 전체에게도, 나 개인에게도 새로운 경험과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었다. 혹, 종북 셀프 테스트가 너무 가볍게 보였다면 그만큼 종북의 무기가 쉽고 가볍게 쓰여지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런 상대에게 똑같은 무기를 쓸 수는 없는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