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러(?) 자주 가는 카페 벽 곳곳에는 “블로거의 포스팅을 사양한다”는 취지의 글이 붙어 있다. 이유를 물어보진 않았지만 흔히 알려진 소위 ‘파워블로거지’들에게 피해를 당했거나 이를 예방하려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최근에는 나가는 문 옆에 이런 글이 새롭게 붙었다. “자리를 맡아놓고 식사하러 가지 말라”는 취지의 글이었다. 아, 이런 인간들이 있구나. 있으니까 붙인 거겠지. 도서관에서 이런 짓을 해도 짜증이 나는데 버젓한 남의 영업장에서 그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참 기가 막혔다.
요즘 ‘노 키즈 존’, 아이들의 출입을 금하는 카페, 레스토랑 등이 늘고 있다고 한다.
영유아 입장을 거절하는 ‘노 키즈 존(No Kids Zone)’이 확산되면서 엄마들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 고급 음식점과 백화점 VIP 라운지, 다중이용시설인 영화관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골목길 작은 카페와 찜질방까지 아이들이 들어오는 것을 막고 있다.
“”유모차는 나가주세요” 문전박대 당하는 엄마들”, 한국일보, 2014-07-29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서운한 마음이 없지는 않다. 실제로 이것 때문에 일부러 찾아갔던 식당에 못 들어간 적도 있고.
하지만 아이들 때문에 피해보는 사례를 들으면 그 또한 이해가 된다. 아이들이 시끄럽게 떠돌고 돌아다녀도 손도 대지 않는다거나, 그걸 지적하면 적반하장으로 화를 낸다거나, 앉은 자리에서 똥귀저기를 갈고 그걸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간다거나(쇼킹!) 등등등.
그러니까 염치가 없는 사람들이다. 염치 없는 사람들 때문에 염치 있는(!) 사람들도 피해를 본다. 그래서 나는 이런 업소들이 아니라 이런 업소들을 만드는 염치 없는 사람들을 더 많이 공격하고 싶다.
그런데 사실 이 정도(?)의 염치 없는 사람들을 일일이 지적해서 무엇하나 싶은 생각도 든다. 돌아보면 온 나라가 염치가 없는데.
씨발 자식 잃은 아비가 40일을 넘게 굶어도 대꾸도 않는 대통령이 있고, 단식하는 사람들 앞에서 치킨과 짜장면을 처먹는 노인네와 폭식 투쟁을 하겠다는 대학생과 유민 아빠의 페이스북에 음식 사진들을 처올리는 인간들이 있는 나라지 않은가.
이렇게 온 나라가 염치가 없는데 ‘일부’ 국민들이 파워블로거지 노릇 좀 하면 어떻고 식당 테이블에 똥기저귀 좀 올려놓은들 뭘 그까짓걸 가지고 뭐라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자주 가는 카페에서 노 키즈 존 기사를 읽다가 생각이 퍼지는 바람에 괜히 답답하고 우울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