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경에 배달앱 수수료 논란이 있었다. 커뮤니티 사이트 ‘뽐뿌’에 올라온 “배달어플의 바로결제가 진짜 나쁜거에요!!!”라는 글이 시작이었다. 이 글은 현재는 삭제되었으나 그 내용은 ‘오늘의 유머’ 사이트에 복붙해 올라가 있다.
“14% 수수료 너무 비싸요” 문제 제기
배달의민족에 대한 언급만을 요약하자면, “바로결제(모바일 앱에서 결제하여 주문)를 이용하면 건당 14%의 수수료를 떼가는데 너무 비싸다!”는 얘기다.
엄밀히 말해서는 부가세 포함 13.75%이고, 부가세는 환급받을 수 있으니까 실제로는 12.5%다. 거기에 온라인 결제 수수료 3.5%가 포함되어 있다. 즉, 배달의민족이 가져가는 수수료는 9%다.
9%는 보는 입장에 따라 크게도, 적당하게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9%가 크게 보여서인지 내용에 14%라고 되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글은 큰 화제를 모았다. 그리고 주된 반응은 ‘배달앱 업체들 너무하네.’였다.
“수수료 과연 비싼가?” 논란
이런 논란에 대해 온오프믹스의 양준철 대표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의견을 남겼다.
(전략)
A. 주문을 장담할 수 없는 60만원의 광고비
B. 주문을 장담할 수 없는 5만원 + 주문을 장담할 수 있는 건당 1400원(중략)
왜 사람들은 배달의민족의 BM과 정책이 무조건 나쁘다고 이야기 할까.
(하략)
위 의견에 대해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임정욱 센터장도 페이스북에 의견을 남겼다.
… 체계적인 디지털 마케팅툴이 없이 전단지 등에 무의미한 돈을 쏟아붙던 관행이 이런 배달의 민족같은 앱을 통해서 바뀔 수 있다는 것도 생각해야 함.
(중략)
척박한 한국의 로컬비즈니스마켓에서 이런 배달의 민족, 요기요 같은 서비스는 더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찌라시에만 홍보와 마케팅을 의존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이런 의견들처럼 배달 앱의 효과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다른 비용을 절감하며 매출을 늘릴 수 있다면 무조건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다. 그리고 배달 앱 업체들도 시쳇말로 땅 파먹으면서 장사할 수는 없지 않나.
하지만 한국의 배달 자영업은 대체로 영세하고 높은 경쟁 상황에 놓여 있으며 결정적으로 마진율이 낮다. 이게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수단이고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나마 낮은 마진율을 깎아먹는 수수료가 비싸게 느껴질 것이다.
그러므로 초기 시장 환경에서 시장 전체의 파이를 키우고 상생하기 위해 마진율을 조정할 필요도 있다. 할 수 있는데 안 하는 걸까? 아니면 못 하는 걸까?
무늬만 최첨단, 원시적 음식배달 주문 앱?
이런 생각을 하던 중에 조선비즈의 “무늬만 최첨단, 원시적 음식배달 주문 앱”이란 기사를 읽었다. 고객이 스마트폰을 통해 주문을 하면 배달 앱 회사에서는 ‘주문을 전화로 업체에 전달’한다는 내용이다.
‘최첨단 스마트폰 앱 서비스의 뒷단에 이런 아날로그 방식이 있다니’라는 반응이 많았지만, 어찌 보면 또 당연하다. 기사에도 나오는 것처럼 전용 단말기를 보급하려면 초기 비용이 만만치 않다. 문자 메시지나 업주용 스마트폰 앱 푸시 알림은 주문 누락의 위험이 있다.
그래서 주문을 전화로 전달하는데,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인건비가 지속해서 든다. 첨단이지만 첨단이 아닌 부분, 이런 부분이 높은 수수료의 일정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배달의민족의 지금 모습은 가난한 벤처의 모습이 아니긴 하지만, 성공한 벤처가 되는 것이 죄는 아니니까…)
만일 배달 앱 업체는 수수료를 낮출 수 없고, 배달 업체들은 수수료를 감당할 수 없다면? 결과적으로 공멸하게 된다. 배달 앱 업체로서는 그 자체가 리스크이기 때문에 방도를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배달 업체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스스로의 비용을 낮춤으로서 수수료를 낮출 방법이 필요하다. 그 결과를 배달의민족과 일부 배달 앱이 내놨다. 수수료를 낮추는 방안이다. 다음 글에서 이 내용을 소개하고 의의를 정리해 보겠다.
다음 글 “배달앱 수수료 논란 2: 배달의민족 수수료를 낮추다”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