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AWS Summit Seoul 2017
규모가 상당히 커졌다. 처음으로 이틀간 진행되었고 내가 참가한 두 번째 날(20일)에만 기조연설을 제외하고 7개 트랙 48개의 강연이 열렸다. 그러니 시간표를 잘 짜면 내가 관심 없는 강연을 어쩔 수 없이 듣는 일은 없게 만들 수 있다. 개발, 운영, 영업, 구매 등 직군별, 관심사별로 거의 커버할 수 있을 정도로 보였다.
2. 얼리버드 이벤트
8시부터 등록인데 얼리버드 이벤트가 있다고 해서 서둘러 도착(8시 10분)해서 AWS 크레딧 쿠폰을 받을 수 있었다. 9시 첫 강연 전에 대부분의 부스를 돌며 개인정보를 팔아(…) 각종 사은품도 거진 다 모을 수 있었다. 그러다보니 정신이 없어서 첫 강연은 후다닥 지나갔다. 두 번째 순서였던 기조연설부터 인상깊었던 몇몇 장면과 키워드만 언급해 보겠다.
3. AWS X-Ray
사용중인 아키텍처에서 병목 구간을 비주얼하게 분석해준다. 위 사진은 좀 흐리긴 한데, 오른쪽에 있는 DynamoDB와 연결된 다른 인스턴스에서 지연(원의 붉은 부분)이 발생하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즉 DynamDB의 Capacity를 늘려 지연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알 수 있게 된다.
4. Samsung Connect
이건 그 자체로 인상깊었다기보단 내 일과 연관이 쬐끔 있어서 그냥. ;;; 스마트 디바이스와 센서를 통해 가전, 조명 등을 스마트하게 제어하는 플랫폼이다. 뭐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병의 입장에서 응원하는 걸로.
그나저나 기조 연설에서 KBS, 삼성전자, 코오롱(계열사) 임원이 각각 참여했는데 어쩐지 외국 회사 임원들만큼 각이 안 나오는 느낌이 들었다. 나와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라 묘하게 불안한 뉘앙스가 더 잘 느껴져서인지 모르겠지만, 이런 큰 행사에 나올 정도면 좀 더 피나게(?) 연습하고 원고도 더 잘 다듬어서 나와야 하지 않나 싶다.
5. 이름표
이름표가 독특하게 두꺼운 마분지에 이름과 경품추첨 번호 스티커를 붙이는 방식이었다. 보통 이런 컨퍼런스에는 비닐 재질에 출력된 이름표을 넣는 식인데 나름 친환경적이라고 해야 할까.
6. 밥
AWS 행사는 사실 밥 먹으러 오는 것도 중요한 목적이다. 무료 행사에 이 정도 퀄리티의 식사를 제공하는 경우는 꽤 드물다. 아주 그냥 싹싹 비웠다.
7. Travis CI
사실 처음 들어본 솔루션인데, AWS Lambda와 결합하여 CI(Continuous Integration)/CD(Continuous Deployment) 환경을 구축한 흥미로운 사례였다. HBSmith의 한종원, 윤제상 두 분이 강연자였는데 페이스북 친구 신청 받아주셔서 신났다. ㅎ
8. 이고잉
강연 사이사이 쉬는 시간에 AWS 사용 경험 영상이 나왔는데 , 생활코딩의 이고잉 님 얘기가 나와서 깜놀. 이고잉 님 멋져요!
9. AWS ALB(Aplication Load Balancer)
AWS의 Layer 7 로드 밸런서. 기존 ELB(Elastic Load Balancer)에 비해 다른 개념에서 차별적인 성능과 기능을 제공한다.
페이스북에서 농담삼아 “AWS가 세상을 정복할 듯”이라고 했는데, 정말 뭐랄까 AWS에는 이런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 싶은게 대체로 있다. 내가 직접 서버를 장만해 뭔가 설치해서 구현해야 할 기능을 돈만 내면 쓸 수 있다. 서비스 초기에는 버그도 있고 속도 썩이지만 안정화되고 나면 굳이 꾸역꾸역 내가 구현할 이유가 별로 없어진다. 그러니 나같은 엔지니어가 장차 필요하겠니 안 필요하겠니. ㅠㅠ
역시 ALB에 대한 내용인데 하나의 ALB가 여러 개의 리스너를 가질 수 있고, 하나의 리스너는 여러 개의 룰(URI 등)을 가질 수 있다. 이 룰은 각각의 타겟 그룹과 연결되며 타겟 그룹은 EC2 인스턴스 뿐 아니라 ECS 같은 컨테이너도 포함할 수 있다. 타겟 그룹은 또한 각각의 규칙에 따라 오토 스케일링이 가능하게 구성할 수 있다.
10. 솔루션
세상은 넓고 (오픈소스) 솔루션은 많다. 위에 나온 이름 중에 실제 업무상 경험해 본 게 3분의 1도 안 된다. 3분의 1은 이름 정도만 알고 3분의 1은 낯설다. 경험해 본 것만이라도 프로페셔널하게 이해하고 있으면 다행이지만 그조차 잘 되지 않으니 트렌드를 쫓기에도 바쁘다. 이런 행사에 참여하면 분명 자극이 되긴 하지만 초조함도 그만큼 커진다. AWS가 정복한 세상에 내 자리는 과연 있을지.
덧. 빠뜨린 것 몇 가지.
딱 하나 잘못 골라서 실망한 강연이 하나 있었다. PPT와 진행 모두 무성의함의 극치였다. 본인이 무슨 말을 하는지 스스로 아는 건가 궁금할 정도로.
하지만 퍼플웍스 김충섭 님의 “AWS와 Docker Swarm을 이용한 쉽고 빠른 콘테이너 오케스트레이션”은 들은 것 중에 최고의 강연이었다. 30분의 짧은 시간동안 docker로 투표 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을 잘 보여주었고 청중이 직접 투표까지 가능하게 해서 몰입도를 높였다. 의도된 실수(?)를 통해 청중으로부터 답을 도출하고 적절한 유머까지 나무랄 데가 없었다. 중간에 끊어진 와이브로 에그는 좀 나무라야겠지만.
덧덧. 또 빠뜨린 것.
글로우데이즈 강승욱 님의 “Amazon SNS로 지속적 관리 가능한 대용량 푸쉬 시스템 구축 여정”도 좋았다. SNS, SQS, DynamoDB 등을 조합한 구성이 흥미로웠다. 앞서 말한 것처럼 생각할만한 서비스는 AWS에 어떻게든 있다는 걸 다시 확인할 수 있었던 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