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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캡슐] 『니나 잘해』 기억하는 분 있으신가요?

『짱』과 함께 한 때 한국 학원물의 양대 산맥이었죠. 지난 주에는 빼먹었던 타임캡슐, 2005년에 50권으로 완결된 심경희 글, 조운학 그림, 학산문화사의 『니나 잘해』입니다. (타임캡슐이란, 클릭)


[타임캡슐] 『니나 잘해』 기억하는 분 있으신가요?

timecapsule

‘매일 아침 7시 30분까지 우릴 조그만 교실로 몰아넣고, 막힌 꽉 막힌…’ 서태지의 ‘교실 이데아’ 가사 일부입니다. 저희 학교는 6시 50분까지였습니다. 집에 가면 새벽 1시였구요. -_-;; 저야 모… 모범생까지는 아니었어도 부모님이나 선생님 눈에 어긋나지 않을 만큼 학교 생활 하고 무난하게 대학에 진학했었습니다만, 저와는 다른 또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는 친구들도 물론 있었지요.

혹시 그 세상에서 살다 오신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

학산문화사에서 계속 발간중인 심경희 글, 조운학 그림의 ‘니나 잘해’는 어느 인문계 고등학교의 ‘써클’인 ‘스콜피온’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담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일본 학원물로부터 유행이 옮겨온 흔한 학생 폭력 조직의 이야기로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폭력 조직의 이야기라는 틀 속에 담긴 청소년들 삶의 리얼리티가 이 작품을 다른 만화들과 차별지우는 듯 합니다.

놀라운 점은 이 작품의 스토리 작가인 심경희 님은 30대 중반, 조운학 님은 40대라는 점입니다. 또한 조운학 님은 허영만 님의 문하생으로 데뷔작부터 지금까지 극화체 풍의 만화만 그려왔었습니다. 즉, 청소년 물은 처음이라는 얘기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면장면 묻어나는 재치와 젊은 감각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스콜피온의 짱인 이후와 차기 짱을 노리는 세 명의 도전자들은 각각의 개성이 뚜렷하여 다양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고, 절대 폴라티에 가려진 코 아래부분을 보여주지 않는 반토막의 미스테리(?)나 가끔씩 등장하는 작가 캐릭터 등등 만화적 재미를 주는 여러 장치들을 갖추고 있습니다.

처음 이 작품이 격주간 ‘찬스’ 지에 연재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이 만화는 극화체였습니다. 인물의 선은 굵고 느낌이 강한 캐릭터들이 등장했었지요. 그런데 단행본 4권째부터인가? 그림체가 바뀌었습니다. 인물의 선이 약간 가늘고 전체적으로 경쾌한 느낌을 주는 캐릭터로 말입니다. 사실 처음 연재 시에는 기대만큼 독자들의 호응이 크지 않았다고 합니다. 담당 기자와의 오랜 상의 끝에 연재 중간에 그림체와 캐릭터 이미지를 바꾸는 모험을 감행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포커페이스가 주인공으로 설정되었다가, 이후라든가 반토막 등 다른 캐릭터들이 독자들의 호응을 얻으면서 캐릭터들의 비중이 조정된 부분도 있습니다. 특히 이후는 상당히 인기있는 캐릭터 중의 하나인데 정작 작가는 싫어한다는군요. 머리칼을 그릴 때 스크린톤을 붙여야만 만들 수 있는 스타일로 설정을 해서 그리기가 상당히 귀찮다고 합니다. 그릴 때마다 내가 왜 이 놈 머리칼을 이케 만들었나 싶답니다. ^^

작가 두 분은 작품 중에 가끔 SD캐릭터로 등장하는 우나기(조운학 님)와 날라리(심경희 님) 님의 이미지와 거의 흡사합니다. 특히 심경희 님은 나이를 전혀 가늠할 수 없는 동안이시라는. ^^ 조운학 님도 나이에 비해서는 상당히 젊게 사신다고 하네요. 봤냐구요? 본 사람과 아는 사입니다. ^^;;;

흔한 학원물이라 생각해서 외면하셨던 분이라면 한 번 보시길 권하고, 이미 보셨던 분들은 앞으로 보시면서 이후 머리칼이랑 작가 캐릭터를 주의깊게 보시지요. 별 네 개 추천작입니다. 앗… 별 붙이는 게 습관되면 안 되는데… 어차피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관념을 객관화시키려는 쓸데없는 몸부림…

Written by 뗏목지기

(2000-11-30)

본문과 상관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는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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뗏목지기

만화를 좋아하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직장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