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정적으로 금요일은 타임캡슐의 날입니다. (타임캡슐이란, 클릭) 드디어 후기 타임캡슐의 마지막 글이네요. 사형제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두 개의 작품입니다. 완결되기 전에 쓴 글이지만, 지금은 모두 완결되었습니다.
[타임캡슐] 『교도관 나오키』, 『사형수 042』 사형제도에 대한 진지한, 혹은 독특한 질문
교도관 나오키 (신참 교도관과 어느 사형수 이야기) / 고다 마모라 / 학산문화사
사형수 042 / 코테가와 유아 / 학산문화사
고다 마모라는 ‘본격법의학 스토리 여검시관 히카루’로 잘 알려져 있는 작가. 언뜻 보면 허접해 보이는 그림체이지만, 뛰어난 연출력과 시체 및 인간성을 잃은 잔인한 표정을 묘사하는 데 일가견이 있다.
엘리트 아버지의 도움으로 교도관이 된 나오키와 어린 시절 부모를 죽인 범인을 보복 살해하여 사형수가 된 와타루의 이야기. 사형 판결을 받은 다양한 인간 군상과 교도관들, 피해자 유족, 언론 등 다양한 관계에서의 시각을 섬세하게 다룬 수작.
나오키라는 관찰자를 통해 사형제도에 대한 고민과 사형 집행자로서의 교도관의 고뇌를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사형수042는 같은 사형수를 다룬 작품이지만 분위기상 많은 차이가 있다. 이름 대신 수번으로 불리는 042는 도박격투기판에서 7명을 살행한 사형수. 어린 시절 행방불명되었다 수년간의 기억을 잃고 발견된 적이 있는 그는 이후 냉혹한 살인범이 되어 버린 것.
이야기는 사형수의 뇌에 행동 및 격한 감정을 제어하는 칩(흥분할 때 뇌동작을 중지시키는)을 삽입하여 사회적을 시키는 실험에 042가 대상자로 참여하여 실험관들의 감시와 모니터링 속에서 한 남녀공학 고등학교의 관리인으로 일하게 된다.
교도관 나오키가 사형제도에 얽혀 있는 여러 대상자들을 객관적인 시점에 바라보고 있다면, 사형수042는 좀 더 만화적 재미에 충실하려는 편이다.
기본적으로 주인공 042는 잘 생겼고(!), 살인범이라고는 하지만 도박격투판에서 그리 선량하다고는 할 수 없는 피해자들을 죽였으며, 행방불명된 기간 동안 냉혹한 살인범이 되었을법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는 식의 장치를 도입함으로서 좀더 독자들이 042의 입장에 감정을 이입시키게 만든다.
개그적인 장치들도 적절히 배치되어 있어 진지함은 다소 떨어진다고(물론 교도관 나오키에 비해서라는) 볼 수 있지만, 042와 어머니, 피해자 유족, 실험을 진행하는 실헝관들의 고뇌 등을 통해 삶과 죽음, 사형제에 대한 물음표를 독자들에게 잔잔히 던지고 있다.
두 작품 모두 아직 완결되지 않았지만, 두 작가의 그간의 작품들로 보아 어설프게 끝날것 같지는 않으며, 현재까지 출간된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을 주고 있는 역작들이다.
사람이 사람을 죽인다는 것, 제도가 사람을 죽인다는 것에 대한 논의는 오래도록 이어져왔지만 새삼 무척이나 어려운 문제임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2006-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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