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바우어의 귀환: 미드 "24"의 정보기술은 얼마나 발전할까

슬로우뉴스에 올린 글의 최초 버전. 원래 블로그에만 올릴까 했던 글이라서 어투와 구성이 다소 다르다.

2013년 5월 13일에 페이스북 뉴스피드에서 본 링크 내용에 의하면 미국 드라마 “24”의 새 시리즈가 내년 5월부터 여름까지 방영될 예정이라고.

“24”, 잭 바우어가 돌아온다

2001년부터 10년에 걸쳐 8개의 시즌과 1개의 시즌 7 프리퀄(2시간짜리)이 방영된 후 종료되었는데 3년만에 잭 바우어가 다시 돌아온다니 팬으로서 무척 기대가 된다.

시간이 많이 지나서 각 시즌의 구체적인 줄거리나 흐름은 구체적으로 흐려졌지만, 직업이 직업이다 보니 정보기술과 관련된 내용과 간접광고(PPL)들은 기억에 많이 남는다.

극 중 Cisco 텔레프레젠스 시스템을 이용한 영상회의 장면 (© 2009 20th Century Fox / 출처: 시스코 코리아 블로그)

극 중 Cisco 텔레프레젠스 시스템을 이용한 영상회의 장면 (© 2009 20th Century Fox / 출처: 시스코 코리아 블로그)

위 장면은 시리즈 전반에 걸쳐 등장한 Cisco의 텔레프레젠스 시스템이다. IP 네트워크 기반의 영상회의 솔루션으로 실제로 상용화되어 있는 제품이다. 네트워크 보안, 영상 압축 및 암호화 등의 기술과 화상 공유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 영상에는 나오지 않지만, 영상회의실에 들어갔을 때 화면에 Cisco 로고가 떡하니 박혀 있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Cisco, EMC 등 유수 정보기술 업체의 제품들 등장해

텔레프레젠스 시스템 외의 네트워크, 보안 제품들도 등장한다. 아래 영상은 Cisco의 보안 솔루션을 통해 네트워크 트래픽과 보안 현황을 모니터링하는 장면과 IPC(IP Communication) 솔루션을 사용하여 영상 통화를 하는 것을 보여 준다.

“24”에 등장하는 CTU(Counter Terrorist Unit)에는 클로이 오브라이언과 같은 많은 정보 분석관들이 근무하는데 이들은 보통은 특정한 자리에서 근무하지만 꼭 고정되어 있지는 않다. 어느 자리에서든 개인 카드키를 꽂고 로그인을 해서 하던 작업을 계속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것이 가상 데스크톱 환경(VDI, Virtual Desktop Infrastructure)이다. VDI는 개인 PC 환경을 서버와 스토리지에 저장해 두고 어디서든 단말기를 통해 네트워크로 접속할 수 있는 환경으로, 해당 기술에 대해서는 특정한 기업명은 언급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앞서 말한 Cisco도 관련 솔루션이 있고, Citrix, Vmware 등 많은 기업들이 활동하는 분야다. LIG 등 국대 기업들도 몇 년 전부터 많이 도입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환경을 위해서는 안정성 있는 스토리지 장비가 필수다. “24”에는 CTU 내의 서버룸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 여기에 EMC의 스토리지 장비인 Symmetirx V-Max가 등장한다. 1 Rack 사이즈당 최대 4TB의 데이터를 담을 수 있고, 로컬 복제, 원격 복제 기능과 다양한 접속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EMC의 Symmetirx V-Max 스토리지와 클로이 오브라이언 (© 2010 20th Century Fox / 출처: EMC VMAX 페이스북)

EMC의 Symmetirx V-Max 스토리지와 클로이 오브라이언 (© 2010 20th Century Fox / 출처: EMC VMAX 페이스북)

PDA를 쓰던 잭 바우어, 스마트폰을 들게 될까

총기류를 제외한 잭 바우어의 또 다른 무기는 PDA(Personal Digital Assistant)다. MissFlash의 포스팅을 보면 주로 Palm Treo 시리즈를 가지고 다녔고, Dell X50(혹은 X51)도 사용했다고 한다. PDA를 통해 영상통화도 하고 침투할 곳의 좌표도 받고 도면도 받고 한다. 물론 도대체 무슨 망을 쓰길래 속도가 저리 빠르냐는 느낌이 들 정도로 – LTE도 안 나왔는데 –  다소 비현실적인 부분도 있었지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비였다.

맥북과 델 노트북도 나온다. 정확하게는 모르겠는데 앞 시즌에서 맥북을 쓰다가 어느 시즌부터 델 제품으로 바뀐다. 스폰서 변경에 따른 거겠지만, 보면서 서로 다른 OS를 쓰는 시스템으로 싹 갈아치우려면 시스템 담당자가 엄청 개고생을 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직업병이다.)

그 외에 실제 존재하는 블로피시 알고리즘 같은 암호화 기술이 언급된다거나, 글로벌 도감청 시스템인 에셜론, 차량용(휴대용?) 스캐너,  데이터 통신 네비게이션(CTU에서 좌표를 전송하여 목적지 설정 등) 같은 것들을 보면서 감탄했었다. 네비게이션에 목적지 전송 등은 일부 상용화되기도 했다. 현대자동차의 블루링크나 기아자동차의 UVO에 비슷한 기능이 있다. 네이버 지도 검색 결과를 차량으로 전송한다거나 고객센터에 전화를 해서 목적지 설정 요청을 한다거나…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24”의 새 시리즈가 나올 예정이라고 하니 가장 기대되는 것이 수 년간 변화한 정보기술 환경이 어떻게 반영될까 하는 것이다. 잭 바우어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미니를 들고 다니게 될까? 삼성이 열심히 작업을 하면 갤럭시S나 노트 시리즈를 가지고 다닐 수도 있을 것이다.

잭 바우어의 PDA (© 2006 20th Century Fox / 출처: mobileread.com)

잭 바우어의 PDA (© 2006 20th Century Fox / 출처: mobileread.com)

바뀐 정보기술 트렌드, 새 시리즈엔 얼마나 반영될까

어쩌면 그보다는 구글 글래스를 가지고 다니게 될 가능성이 높을 수도 있겠다. 기존 에피소드에도 카메라가 장착된 헬멧을 쓰고 현장을 누비면서 찍은 영상을 CTU에서 분석하는 장면이 있었으니 구글 글래스를 쓴다면 여러가지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많아진다. 통화, 현장 화면 전송, VR(Virtual Reality)과 결합한 위치, 주변, 인물, 사물 정보 전송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작전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테러 집단의 기술도 발전한 기술을 반영하여 구글 글래스 등을 사용하여 정보를 주고 받고, 스미싱, 파밍 등을 사용한 교란을 시도할 수도 있다.

앞으로 1년 정도 남은 “24”의 새로운 이야기에서 얼마나 발전된 정보기술이 사용될지 가늠해 보는 것도 기다림의 재미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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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Fast is good, slow is better”, 슬로우뉴스에도 함께 게재하였습니다 *

뗏목지기

만화를 좋아하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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