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우버(UBER)에 대한 결제 중단을 추진한다고?

우버 앱에서 차랴 호출하기

“한국 진출한 우버(UBER), 택시를 대신할 수 있을까”를 쓴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또 따끈따끈한 떡밥이 올라왔다. 이번엔 택시 업계 쪽이 아니라 신용카드 업계다.

요약하자면 카드사들이 우버의 서비스가 택시 업계 등이 민원으로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점과, 신용카드 정보를 저장한다는 점이 불법이라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결제대행(PG)  업체에 우버 서비스에 대한 결제승인을 중단할 것을 요청하고 우버와 계약한 결제대행사를 찾고 있다는 내용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총체적으로 안타까운 기사인데, 아무래도 기자가 우버를 이용해 본 적 없이 카드사가 말하는 내용만으로 쓴 듯하다.

우선 우버의 결제는 국내 결제대행사를 통해 이뤄지지 않는다. 해외 사용 가능 카드(비자, 마스터 등)만 등록을 할 수 있고, 카드 정보는 우버 본사의 서버에 저장되며, 해외 결제로 승인이 난다.

우버의 이용료는 해외 승인으로 처리된다.

국내법상 가맹점의 카드 정보 저장이 불법인 건 사실이지만 이런 경우 실질적으로 막을 방법이 있는지는 궁금하다. 애플 앱스토어나 페이팔 등도 카드 정보를 저장하고 국내 이용자들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지만, 딱히 제재할 방법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결제 흐름상 최종 카드사에서 실질적으로 카드를 사용한 장소(국가)를 알 수는 없다. 만약 우버라는 가맹점 자체를 차단한다면 국내 이용자가 해외에서 우버 서비스를 이용하려 할 때 문제가 될 것이고, 이것을 막는 것이 과연 적법하냐는 의문이 든다.

하지만 실질적인 서비스가 국내에서 이뤄지고 있으니 차단할 수 있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카드 정보를 불법으로 저장하는 애플 인 앱 결제 시스템으로 국내 개발사들이 아이폰용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것은? 그런 이론이면 애플 앱스토어에서 국내 신용카드가 사용되는 것도 막아야지. 하지만 못(안) 막잖아.

사실 카드 정보 저장이 불법이라는 국내 전자금융 관련 조항은 이런 글로벌 서비스의 국내 진출에서 항상 논란이 되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막을 방법은 없으니, 편리한 결제를 제공하는 글로벌 서비스들에 비해서 국내 업체들이 역차별을 받는 결과가 생기는 거다.

물론 우버 서비스 자체가 국내법상 문제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두고 봐야겠지만, 이런 답답한 한국의 전자금융업법은 어떻게든 손을 좀 봤으면 좋겠다.

뗏목지기: 만화를 좋아하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View Comments (5)

  • 글 잘 읽었습니다. 요즘 원클릭 트랜잭션이 이슈가 되는듯 합니다. 저도 참 관심이 많은데요. 우리나라의 복잡한 카드결제 시스템과는 달리 우버를 이용하면 원클릭 페이가 가능해서 공부를 해보니 여기저기 기사에서 볼 수 있는것처럼 해외pg결제를 이용하는 것 같은데.. 제가 궁금한것은 우버처럼 우리나라 pg를 쓰지않고 페이팔처럼 해외 pg를 이용해서 서비스하는 곳이 또 있나요?

    우리나라의 복잡한 결제구조를 피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해외 pg를 이용하는것이 불법일까 궁금해서 적어봅니다.

  • 몇가지 의견을 더하자면,

    하나는, 과연 다른 곳에서 유사한 잘못이 일어나고 있으니까 - 그건 막지 못하면서 - 이건 왜 막아?... 같은 논리가 맞을까요? 법이 있으니까 어쨌든 잘못은 잘못인데.

    둘째는, 앱스토어의 경우 실제 이용의 핵심 행위가 일어나는 곳이 외국이지 않을까요? 앱 구매 / 결제 부분에서 핵심은 서버와 스마트폰이 결제가 이뤄지고 서버에 있는 앱 데이터가 스마트폰에 다운로드되는 과정이라고 봤을 때 우버의 경우와는 좀 다른 것 같아서요. 우버의 경우는 실제 행위(자동차를 타고 이동한 거리만큼 지불하는 것)가 어쨌든 한국 안에서 일어나잖아요.

    셋째, 논란을 좀 확장해서... 한국의 결제 방식이 논란과 문제가 없는건 아니긴합니다만. 미국의 결제 서비스가 카드번호를 저장하는 방식으로 한다고해서 당장 우리가 그 시스템을 따라가는게 맞을지도 의문입니다. 일단은 국내 쇼핑몰부터 시작해서 포털이 제 카드 번호를 저장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구요. 걱정스러운 부분도 적지 않구요. 피싱 등 요즘 생기는 문제들을 감안하면 그 부분에 대해서도 생길 문제점도 따져봐야 하지 않을까요?

    사실 가장 큰 의문은 기존 택시 사업자들이 조금만 제대로 고민하면 - 충분히 모방할 수 있는 시스템인데. 왜 안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 그런 부분도 있네요. 생각보다 간단한 문제는 아니였나봅니다.

      개인적으로 어제 비도 오고, 택시를 타야해서, 이왕이면 경험을 해보고 의견을 피력하는게 맞다 싶어서 우버를 불러봤는데 배차할 차가 없어서(ㅠㅠ) 실패했습니다. 너무 늦은시간이였고, 또 저랑 비슷한 상황에 있던 사람들이 많은 탓이 아닐까 싶네요. 아쉽긴하더라구요. 일반 콜 택시도 불러봤지만 배차할 차가 없다는거 마찬가지. 10여분쯤 방황하다가 지나가는 택시를 타고 귀가했습니다.

      예전에 부산 여행 갔을 때 택시 네비게이션이 콜센터와 연동해서 화면에 위치도 나오고 그랬던걸 기억해서(서울도 그러는지 잘 모르겠지만요) 조금만 더 다듬고 앱과 잘 연동하면, 꽤 괜찮을텐데... 싶었는데. 왜 거기서 멈추는지 아쉽단 생각이 드네요.

      남겨주신 의견도 잘 정독했습니다.

    •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

      이게 다 현실과 법률의 괴리 때문입니다. ^^;;

      하나에 대해, 저는 위법한 행위를 알고도 처벌하지 않는다면 직무유기라고 생각합니다. 해외 사업자라서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기소중지' 정도까지는 가야 하지 않을까요? 그게 없다면 이건 막고 저건 왜 못 막아라고 투덜거리는 것 정도는 할 수 있겠죠. :-)

      둘째에 대해, 오프라인에서 구체적인 행위가 이루어진 장소에 따라 위법 여부가 결정될 수는 있다고 봅니다. 애플이 앱내 결제를 통해 오프라인 서비스나 물품 판매를 허용하지 않는 이유 중에 하나라고 알고 있기도 하구요.

      어쨌든 위법하다면 제재를 해야겠죠. 문제는 장소를 기준으로 위법을 판별하게 되면, 똑같은 우버(본사)가 국내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면 위법, 국외에서 제공하면 안 위법(?)이 되거든요.

      그리고 카드사는 이걸 선별적으로 차단할 방법이 없구요. 그래서 막는다면 우버 결제를 무조건 막아야 하고 이러면 국내 카드 이용자가 해외에서 우버를 사용하는 것도 막게 됩니다. 이게 합당한 조치인지, 글로벌 카드사(비자, 마스터 등)와의 분쟁 소지는 없을지는 의문이네요.

      셋째에 대해, 뭐라고 할 말이 없습니다. 그런 부분이 걱정이 되고, 카드 정보를 가맹점이 저장하지 않는 현재 국내 방식이 편안하시다면 어쩔 수 없는 거니까요.

      저는 보안에 대해서는 결과에 대해서 명확하고 엄정하게 책임을 지게 하는 방식이 제일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법에 정해진 몇몇 사항들만 지키면서 사용자들에게 불편을 강요하고 실제 사고가 났을 때는 법을 지켰으니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행태가 진절머리가 나서 말이죠. ;

      택시 사업자들... 얘기는 따로 언급할만큼 아는 바가 없습니다.

      아무튼 다시 한 번 긴 의견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워낙 댓글이 안 달리는 블로그라, 감동받았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