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아이에게 첫 카드를 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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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이라고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카드를 만들어 왔다. 한글을 따로 가르친 적이 없고, 어린이집에서도 이제 막 배우는 단계라 글씨라기보다 그림에 가깝지만 왠지 기분이 묘했다.

장인어른께서 예전에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아이들은 말 못할 때 부모에게 방긋방긋 웃는 얼굴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평생 효도를 다한 것이니 아이한테 무리하게 기대하고 부모 뜻을 강요하고 그러지 말게.” 정확하진 않지만 이런 뉘앙스였던 걸로 기억한다.

지난 어린이날에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간 식당에서도 비슷한 얘기를 들었다. 아이가 잘 웃고 얌전하게 밥도 잘 먹고 나갈 때 인사도 잘 하고 그랬더니 종업원 분이 “어휴~ 쟤는 부모한테 할 효도 벌써 다 했네. 어쩜 저리 예뻐.”라고 하시더라. 이렇게 쓰니 되게 팔불출스럽네.

아무튼 아이의 웃는 얼굴에 세상을 다 가졌던 것과 같은 느낌을 받았던 기억을 잊지 않고, 아이에게 욕심내지 않으며 곁에서 단지 든든한 기둥과 같은 부모가 되려면… 좀 더 많이 노력해야겠지. 아마도.

어버이날에 어버이 얘기가 아니라 아이 얘기로 마무리하기는 좀 그렇고… 아무튼 어쨌거나 양가 부모님 모두 감사합니다. 꾸벅. 페이스북도 아니고 블로그에 이런 글 쓰니까 좀 이상하군. ;;;

뗏목지기

만화를 좋아하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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