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뉴스 이야기 1: 임예인

 

얼마 전에 쓴 “허태열 문제 있다: 망언에서 표절까지”는 거의 두 달만에 슬로우뉴스에 올린 글이다. 연재 중인 “김창현의 택시일기”“오늘은 어쩌면”의 편집을 전담하고 있기 때문에 슬로우뉴스의 글쓰기 화면은 자주 들여다 보고 있지만, 내 글을 쓰기 위해서 글쓰기 화면으로 들어간 것은 오랜만이었다.

슬로우뉴스는 대체로 각자 본업을 가지고 있는 블로거들이 모여서 만든 매체이고, 이름에도 나오듯이 매우 느리게(…) 이슈에 대응하는 스타일이다. 지난 대선 때도 그렇고 최근 박근혜 대통령 취임 전후 인사와 관련된 많은 이슈에도 불구하고 관련된 글이 많이 올라오지 못했던 것은 지금도 무척 아쉽다. 지난 번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때 임예인 님이 쓴 “이동흡, 문제 있다”와 함께 “문제 있다”를 시리즈로 만들고 싶었지만 그것도 생각대로 되지는 않고 있다.

문제의 그 이동흡양파 (DocWelt, “양파” (CC BY))

문제의 그 이동흡양파 (DocWelt, “양파” (CC BY))

글을 읽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허태열 문제 있다: 망언에서 표절까지”는 기본적으로 임예인 님의 “이동흡, 문제 있다”와 같은 형식을 사용했다. 언론 기사로부터 사실 관계를 추려내고 글의 뼈대와 흐름을 만든 다음, 각 문장에 언론 기사 혹은 관련 내용을 링크하여 글을 완성하는 방식이다. 나는 이런 형식의 글을 무척 좋아하는 편인데, 임예인 님의 슬로우뉴스 글들에서 두드러지고 같은 이유에서 텐아시아의 기사들도 좋다. 링크들을 통해서 글의 맥락이 더욱 풍성해지고, 풍성해진 맥락을 따라가는 독자라면 인식의 틀 또한 넓힐 수  있는 형식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글을 쓰기는 쉽지 않다. 단지 필자의 생각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 웹상에서 그를 뒷받침할 실질적인 데이터를 찾아 연결짓는 작업은 보통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이 글을 쓰면서 느꼈다. 그래서 결과물은 “이동흡, 문제 있다”에 비해서 빈약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사석에서 임예인 님은 “이동흡이 워낙 이야깃거리가 많은 사람이라서”(섬네일에 양파를 썼다시피)라며 겸손하게 말씀하셨지만 그 많은 이야깃거리를 유려하게 이어 이야기를 만드는 그게 바로 능력이니까.

예를 들어 임예인 님의 글 “데자뷔 3: 재검표의 추억”에서는 거의 한 문단에 두 세 개의 링크가 글을 뒷받침한다. “신뢰도 평가 8: 미국 평결 이후, 애플 역풍 맞았다? (과연 그럴까)”는 소재가 된 기사의 해석, 팩트/언팩트의 구분, 논리 상의 헛점 파악 모두가 아주 날카롭다. 이런 식으로 임예인 님의 구성 능력은 ‘신뢰도 평가’와 ‘데자뷔’ 코너에서 특히 빛을 발한다. 물론 그 외의 글들도 좋고. (게다가 잘생겼어! oTL)

요즘 블로그에 글을 거의 못 올리고 있어서, 슬로우뉴스에 글을 쓰면 후기 형식으로 글을 써야지 하고 시작한 글인데 임예인 님 찬가가 되어버렸다. ㅋ 이왕 이렇게 된 김에 제목도 그냥 임예인(…)으로 하려다 ‘슬로우뉴스 이야기’  덧붙임. 1이라고 쓴 것은 2편도 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지만 언제 쓸 진 모르지.

잘 생긴 임예인...

잘 생긴 임예인…

뗏목지기

만화를 좋아하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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