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설날이 다가왔다. 명절 맞이 웹툰 추천도 벌써 네 번째가 되었다. 이번 설날의 주제는 ‘추억의 인기 웹툰’으로 정했다. 명절이면 TV에서 방영해 주는 추억의 특선 영화 같은 느낌이랄까. 완결된 지 수 년이 지났지만 지금 다시 보아도 괜찮을 좋은 작품들을 골라 보았다.
- 웹툰 사용 설명서
- 2014 추석 추천 웹툰: 극장엘 왜 가? 웹툰이 있는데! (2014-09)
- 설 연휴도 잉여롭다면, 정주행! 추천 웹툰 10선 (2014-01)
- 추석 연휴가 잉여로운 이들에게, 정주행! 추천 웹툰 4선 (2013-09)
기억하고 있니, 그때 그 작품
골방환상곡 (워니, 네이버웹툰)
대학 복학생이나 취업 준비생, 솔로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공감 가는 내용으로 지금 다시 보아도 고개를 끄덕거리게 하는 내용이 가득하다. 생활툰이어서 이동하며 잠깐씩 보기에도 부담이 없다. 2008년 12월까지 324화와 번외성 4화로 완결되었다.
또한 워니는 최근 앙영과 함께 슬로우뉴스에 부정기적으로 어썸데이툰을 연재하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소개하는 것은 아니다. 정말로.
남아돌아 (캐러멜, 다음웹툰)
하지만 11화에서 여주인공인 희나가 등장하고 (그때까지만 해도 연애를 못 해봤던 캐러멜을 돕기 위해) 36화부터 스토리 작가인 JJO가 합류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진다. 로맨틱 코미디로의 장편 스토리 라인을 확립하게 된 것이다. 로맨틱한 사랑 이야기면서도 개그와 패러디가 잘 녹아 있어 아빠 미소 지으며 볼 수 있는 작품이라 하겠다.
지금과는 사뭇 다르지만 귀엽고 아기자기한 캐릭터를 잘 그려내는 캐러멜 작가의 강점이 잘 살아 있다. 2006년 2월까지 91화로 완결되었다.
한국 SF의 전설을 만나보자
기계전사 109 (김준범, 네이버웹툰)
[기계전사 109]는 한국만화사에서 사이버 펑크의 시초로서 큰 의미를 지니는 작품이다. 인간과 사이보그의 대립, 사이보그의 정체성 문제 등, 그때만 해도 흔하지 않았던 소재를 다루고 있다.
물론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급하게 마무리한 결말, 일부 산만한 구성과 전형성을 띈 대사들 등 몇몇 약점은 있다. 하지만 한국만화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을 웹툰으로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리메이크작은 2008년 8월에 연재를 시작해 2009년 4월까지 총 38화로 완결되었다.
브이 (제피가루, 다음웹툰)
30년 후라는 설정과 함께 어린이가 아닌 성인 대상의 작품이 되었다. 가장의 고뇌, 경제 불안과 정리해고 등의 사회상, 부마항쟁과 광주 민중항쟁 등 한국 근대사의 사건들도 잘 버무려져 있다. 무엇보다도 원작을 안 봤더라도 몰입할 수 있는 충실한 내용으로, 연재 종료 수 년이 지난 지금 다시 보아도 좋은 작품이다.
2007년 1월에 연재를 시작해 2007년 10월까지 총 60화로 완결되었다.
떠들석했던 연휴, 마무리는 차분하게
도자기 (호연, 네이버웹툰)
하지만 한 회씩 보다 보면 어느새 단순한 그림체가 주는 편안함, 섬세한 내용이 주는 잔잔한 감동, 기발한 상상력으로 풀어가는 도자기의 세계에 빠져들게 된다.
2007년 1월에 연재를 시작해 9월까지 총 93화로 완결되었다.
고양이 장례식 (홍작가, 다음웹툰)
옛사랑의 추억이 주는 아련함, 버리지 못한 미련을 어떤 계기를 통해 내려놓게 되는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주는 수작이다. 2009년 5월에 연재를 시작했던 작품으로 현재는 유료화되었다. 하지만 부산했던 설 연휴를 조용히 마무리하기에는 아깝지 않은 금액(1,500원)이 아닐까 싶다.
참고로 미들하우스에서 펴낸 단행본에는 슬로우뉴스 편집위원인 capcold의 훌륭한 서평과 웹툰으로는 공개되지 않은 에필로그를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