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도리탕이냐, 닭볶음탕이냐.

페이스북에서 닭도리탕, 닭볶음탕에 대해서 친구분들과 댓글로 대화를 나누었다. 좋은 댓글을 많이 남겨주셔서 내게도 도움이 많이 되었다. 그런데 트위터에 올린 글은 아무도 반응을… (팔로워 1600명 넘으면 뭐하나. ㅋ)

찾아본 바로는, 1992년 당시 문화부에서 식생활 관련 용어 순화안에 “닭도리탕->닭볶음탕”을 넣은 것이 시초인 듯 하다. 그러니까 벌써 20년이 다 된 얘기다. 그동안 소소하게 논란이 되어 오던 이 사안은 ‘도리’가 일본어가 아닌 ‘도려내다’에서 나온 우리말이라는 한 네티즌의 의견이외수 씨가 트위터에 소개하고 각종 언론에 실리면서 많이 알려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에도 썼지만 개인적으로는 닭도리탕의 도리가 일본어이든 우리말이든 크게 상관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게 문제라면 치킨이라는 단어가 붙은 음식 이름은 다 닭으로 바꿔 쓰는 것이 맞을테고, 영어는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면서 일본어라면 문제를 삼는 분위기도 그닥 바람직하지는 않아 보인다. 물론 역사적 맥락으로 보아 이해되지 않는 바는 아니지만…

만약 굳이 닭도리탕을 ‘명백한’ 우리말로 바꾸고 싶다면 좀 더 생각을 했으면 좋았겠다 싶다. 볶음과 탕이라는 서로 다른 형태의 조리법이 한 단어에 포함되어 있는 어색함은 어쩔. 아무튼 나는 닭도리탕을 지지한다. 일단 맛있으니까. (응?)

혹시 이 글 읽으면서 맨 처음 페이스북 댓글 대화 링크를 건너뛰신 분이 있다면 꼭 클릭해서 읽어 보았으면 한다. 어찌보면 별 것 아닌 주제에 좋은 의견 남겨주신 분들께 감사를.

뗏목지기: 만화를 좋아하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View Comments (2)

  • 1992년 그때.

    영삼영감님정부에서 대한독립만세 분위기에 흥분하신 나머지.

    '남대문 이라는 이름 자체가 일재의 잔재' 라는 , 소수 학자의 주장만을 받아들여서 이름을 숭례문으로만 지정하던 그때죠.

    그런데 사료에서 보면 태조실록에만도 '속칭 남대문' 이라는 구절이 나올 정도로 남대문은 숭례문의 그냥 또 다른 친숙한 이름이었을뿐인데...

    당시 정부는 이상하게 '어 여기 숭례문이라고 되어있네, 그럼 남대문은? 왜놈들이 지은거야 없애' 이런식이었던거죠.

    그런 정부에서 무조건 닭도리탕->닭볶음탕으로 무조건 고친것은 아주 많은 상관관계가 있을겁니다.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덜컥!

  • 저도 닭도리탕이요!!! 어릴때부터 들어서 그런지 입에 촥촥 붙습니다 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