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캡슐] 용소야? 아니죠. 『쿵후보이 친미』

마징가는 우리나라를 지키는 게 아니었고, 쇠돌이도 쇠돌이가 아니고 김박사도 김박사가 아니었지요. 오랜 세월동안 그의 이름이 ‘용소야’인 줄만 알았습니다. 바로 『쿵후보이 친미』입니다. (타임캡슐이란, 클릭)


[타임캡슐] 용소야? 아니죠. 『쿵후보이 친미』

어린 시절… 저녁시간만 되면 텔레비전 앞에 앉아 오늘도 헬 박사의 마수에서 지구를 지키는 쇠돌이와 마징가Z의 활약에 열광하곤 했었습니다. ‘기운센 천하장사 무쇠로 만든 사람~’을 부르며 골목을 누비던 그 때… 우리나라에 위기가 닥치면 남산타워에서 나오는 빛이 한강을 비추고, 한강이 갈라지면서 마징가Z가 나와 우리를 지켜줄거라 믿었던 그 때… 그러나 누가 알았겠슴미까… 마징가는 우리나라를 지켜주지 않는다는 걸… 그놈의 쇠돌이도 쇠돌이가 아니었고, 김박사도 김씨가 아니었고… 그 때의 충격을 잊을 수가 엄슴미다. -_-;;

너무도 즐겨보던 만화작품들이 실은 모두 일제 아니면 미제였다는 걸 알았을 때… 거 참 기분 더럽드만요. 대원출판사에서 21권으로 1부가 완간되고 2부 출간중인 ‘쿵후보이 친미’도, 쿵후소년 용소야 등의 제목으로 오랫동안 해적판 세계에서 인기작으로 이름을 날렸었지요. 작가 이름도 기억납니다. 성운아… -_-; 팬레터 함 보내볼라고 주소 알아보고 그랬었는디. 쩝…

쿵후보이 외에도, 이 친미 캐릭터는 유도소년, 나인볼 황제 등 많은 시리즈에 등장했었습니다. 이 작품들은 정식판이 나오지 않는군요. 쿵후보이 친미는 해적판으로 이 출판사 저 출판사 이름으로 나오다 말다 했었기 땜에 정식판이 나왔을 때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 작품는 시골마을의 아이 친미가 무술을 배우기 위해 대림사에 입문하고, 무술을 배워가며 성장하는 과정을 다룬 만화입니다. 솔직히 이 작품은 ‘재밌다’는 말 외에는 별로 표현할 말이 없습니다. 새로운 무공을 배워가는 과정 하나하나가 너무 흥미진진하게 그려져 있고, 아무리 어려운 적을 만나도 스스로 연구 끝에 결국은 이겨내는 친미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어찌보면 권선징악의 단순한 스토리입니다. 하지만 권력과 금력으로 민중들을 억압하는 관리들, 거기에 기대는 똘마니(?)들, 억압받지만 희망을 잃지 않는 민초들의 모습과 그들을 돕는 영웅으로서의 ‘친미’의 역할을 주목해서 본다면 또다른 의미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이런 부분은 1부 후반에서 조금씩 드러나다가 2부에 이르러 극대화됩니다.

1부에서는 친미가 무술을 수행하면서 강한 남자가 되어가는 과정이라면, 2부는 (아직 몇 권 발간되진 않았지만) 작가의 세계관을 담고자 하는 노력을 볼 수 있다는 느낌입니다.

Written by 뗏목지기

(2000-12-05)

본문과 상관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는 만화

 

제 글이 유용하셨다면 아래 손가락 모양을 꾸욱~ 눌러주세요.

뗏목지기: 만화를 좋아하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View Comments (2)

  • 용소야 정말 좋아했었죠. 두손으로 수박속을 쥬스로 만들어버리는 남자랑 이기려고 밤을 새워 한손가락을 단련하더니 먼동이 터올때쯤에 두손가락만으로 물구나무를 서던 모습. 처음에 노인한테 무술 배울 때 명경지수를 읽기 위해 절벽을 수백번 뛰어내리던 모습...모두다 기억에 남습니다.

    축구황제 용소야의 경우 온몸이 진흙투성이가 된 수중전에서 물웅덩이를 이용해 멋진 슛을 성공시키고, 나인볼황제 용소야도 재미있게 봤었죠.

    그러면서 어린 나이(초2)였지만 풀리지않는 궁금증이 있었습니다.

    "성운아 작가는 왜 쿤타맨과 용소야를 그렸는데 그림체가 이리도 다를까?"

    역시나 다른 작가였더라구요. 저도 많이 허탈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ㅠㅠ
    오랜만에 추억 한보따리 떠올리고 갑니다^^

    • 만화계의 흑역사를 장식했던 수많은 작품들 중의 하나였죠. ㅡ,.ㅡ;
      어쨌거나 용소야 시리즈는 정말 재미있게 봤었는데요.
      저는 그 중에서도 '나인볼황제 용소야'를 재미있게 봤었습니다. 스네이크 샷!!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