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X를 24시간동안 사용해 보았다

다른 리뷰가 나올만큼 나온지라 끝물이긴 하지만 일단 써본다.

디자인

아이폰7플러스에 비해 확실히 작고 아담하며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더 예쁘다. 사실 디자인이 어떨까 망설이다가 기차 옆자리에 앉은 분이 쓰는 X를 보고 나서 거의 마음을 굳혔다. 오랜만에 만나는 깔끔한 후면 유리도 반가웠다. 케이스 씌우겠지만ㅋ

스크린

M자 탈모가 신경쓰이지 않는 건 아닌데 아이폰에서 처음 만나는 풀스크린이 주는 만족감이 살짝 덮어준다. 화면비는 19:6(7+은 16:9)이고 7+에 비해 세로 모드 기준 물리적인 화면 크기가 세로는 더 길고 가로는 더 좁다. 덕분에 일반적인 19:6 비율 동영상을 볼 때는 화면이 작아 보이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물론 유튜브 앱처럼 꽉찬 화면을 지원하는 경우 두 손가락으로 확대/축소해서 영상을 볼 수도 있다. 내년에는 X+ 나오길.

인상적인 것은 트루톤 디스플레이인데 주변의 밝기에 따라 디스플레이 밝기를 7+에 비해 무척 자연스럽게 조절해 줘서 조금 놀랐다.

제스처

홈버튼이 사라지면서 제스처로 대체된 것이 있고 기존 제스처도 꽤 많이 바뀌었다. 홈 화면 이동, 제어센터 호출, 앱 전환, 화면 상단 접근성(한손 모드), 화면 캡쳐 등등 학습이 살짝 필요하긴 하지만 익숙해지기 어렵지는 않았다.

단, 화면 상단 접근성은 디폴트로 오프여서 [설정-일반-손쉬운사용-접근성]을 온 해야 한다. 사실 이 동작이 화면 하단을 아래로 스와이프하는 거라 한 손으로 좀 어렵다. 그냥 하단 탐색 바 더블탭으로 해주면 좋겠는데.

페이스아이디

터치아이디와는 다르다. 당연한 얘기이긴 한데 터치아이디보다 좋다 나쁘다를 따지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어 보였다. 내게는 익숙한 것을 쓰느냐 익숙하지 않은 것을 써 볼 것인가의 문제로 느껴졌다.

손가락 꾹으로 열리는 터치아이디에 비해 화면을 깨우기 위해 탭 후 아래에서 위로 스와이프해야 하는 페이스아이디가 한 동작이 더 추가된 셈이긴 하다. 하지만 잠금화면에서 알림을 확인할 때는 동작이 줄어든다. 터치아이디는 ‘알림 항목 탭, 홈버튼에 손가락’인데, 페이스아이디는 알림 항목만 탭하면 끝이다. 내가 화면을 쳐다보고만 있으면.

그리고 이틀만에 ‘톡-슥’에 익숙해지고 나니 밀어서 잠금해제 느낌도 나고 나쁘지 않았다. 흔히 화면을 깨운 후 페이스아이디 인식을 기다렸다 스와이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냥 톡-슥하면 슥 이후에 잠깐 페이스아이디 인식을 하고 잠금이 해제된다. 딜레이도 크게 느껴지지 않고 대부분의 경우 밝은 곳이든 어두운 곳이든 마치 이 폰에 잠금장치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게 동작했다.

터치아이디가 생각날 때는 각도가 문제인 경우인데, 책상 위에 올려두고 손가락만 슬쩍 얹어 잠금을 해제하고 조작했던 과거(?)가 그리울 때가 있긴 하다. 하지만 내 경우는 거의 스탠드형 거치대를 사용해서 좀 덜한 편이다. 게다가 터치아이디는 젖은 손가락으로 잠금 해제가 잘 안 되지만 페이스아이디는 젖은 얼굴로도 거의 문제가 없다. 🙂

참고로 [설정-일반-손쉬운사용-탭하여깨우기]는 디폴트로 오프 상태다. [설정-디스플레이및일반-들어서깨우기]를 온하고 자동 잠금 시간을 적절히 조정하면 앞서 말한 잠금해제시 ‘톡’ 동작도 생략할 수 있다. 그리고 보안스티커와 페이스아이디 문제를 확인해 봤는데, 부착 담당자에게 설명을 좀 해야 하고 한 번 떼었다 다시 붙이긴 했지만 보안 스티커가 있어도 페이스아이디는 잘 동작한다. 단, 스피커 쪽으로 치우치게 붙여서 도트 프로젝터를 안 가리게 조심해야 한다.

참, 하나 더. 앱스토어에서 앱 다운 시 페이스아이디를 쓰려면 전원버튼을 더블클릭해야 하는데, 그냥 페이스아이디로 구입 아이콘을 하나 넣어주는 게 좋을 듯.

그리고 (나에게) 좋은 것

카메라 좋아요, 셀카 인물사진 모드도 되요, 배터리 (아직은) 오래 가요. 무선충전 되요. …… 쓰고 나니 좀 구차하네;;

하지만 빠르다는 느낌은 확실히 든다.

그리고 불만

키보드 디자인 쓰레기됨. 지구본, 마이크 아이콘 위치 뭥미. 잠금화면에 손전등 아이콘 왜때문에 3D터치로 동작하는건데? 배터리 잔량 숫자로 알려줘!!! (제어센터 내리면 나오긴 하고) M자 탈모 땜에 자리 없는 건 이해하지만 짱남. 화면 왼쪽 3D터치로 앱 전환 기능 굳이 뺄 건 없잖아. 신한은행 KEB하나 KB국민 멍충이들아 페이스아이디 인증 막지마. 뭐하는 등신들이야 카카오뱅크는 된단 말이다. 홈 화면 가로모드 넣어줘 아니다 버그도 많고 넣지마. 사라져 아니 사라지지마 네 맘을 보여줘 아니 보여주지마.

덧. 잠금화면의 손전등, 카메라 아이콘이 3D터치로 동작하는 건 주머니에서 눌리는 등의 동작을 막기 위해서라고. 화내서 미안.

뗏목지기

만화를 좋아하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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