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의 대화
이전에도 가끔 아이와의 대화를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올리곤 했었는데 거의 반응이 없었다. 원래 내가 재미있는 소재도 재미없게 쓰는 이 구역의 마이너스의 손이다. ;;
그런데 이번에 올린 글 하나가 트위터에서 3000리트윗을 넘겼다. 전에 없던 글재주가 생긴 것은 아니고, 아이가 기발한 얘기를 해 준 덕이다. 이 영광을 아이에게 돌리며(뭐래…) 그 대화를 소개한다. 동화를 호러로 만들어 버렸다.
아이한테 "해와 달"을 읽어주던 중.
아이: 어떻게 엄마가 아니라 호랑인 걸 알았어?
나: 문 틈으로 내민 손을 보고 알았지.
아이: 에이, 호랑이가 엄마 손을 가져왔으면 안 들켰을텐데. (천진난만)
나: ?!?!?!— 뗏목지기 (@raftwood) July 21, 2014
이거 누가 사컷만화 같은 걸로 만들어주면 좋겠는데 안 되겠지…
아무튼 올리는 김에 이전에 올렸던 아이와의 대화도 올려본다.
아이가 자기 방서 혼자 자겠다기에 그래라 하고 나왔는데, 아내가 "옆에 너 없으니까 엄마 쓸쓸해~" 하니 얼른 달려와서 "뭐, 엄마가 그렇게 말하면 할 수 없지. 여기서 잘게." 이런다. 이런 츤데레한 놈을 보았나…
— 뗏목지기 (@raftwood) June 15, 2014
츤데레 기질 발견.
아이: 아빠, 저기 너무 지저분해!
아빠: 지저분? 그럼 반대말은 뭐야?
아이: 반대말은~ 어른한테 존대말 안 쓰는 거지!
아빠: … 그건 반말이고…
아이: 아…— 뗏목지기 (@raftwood) May 1, 2014
상황은 재미있었는데 글로 쓰니 지금 봐도 재미 없다…
아이: 아빠! 아빠가 엄마보다 나이 많지?
나: 응, 그렇지. 아빠가 두 살 많아.
아이: 그런데 왜 아빠 키가 더 작아?
나: … (야 임마…)— 뗏목지기 (@raftwood) April 20, 2014
네 할아버지 할머니한테 여쭤 봐라.
아이: 아빠, 영어 선생님이 영어 이름 지어줬어. 할리!
나: (로버트 할리냐… ;;) 그래? 맘에 들어?
아이: 사실 다른 이름 하고 싶었는데!
나: 뭐 하고 싶었어?
아이: 엘사!
나: …— 뗏목지기 (@raftwood) April 20, 2014
“겨울왕국”에 한참 푹 빠져 있을 때. 레리꼬~ 레리꼬~
아이와 나눈 대화.
"빠삐~"
"빠삐가 누구야?"
"친구야."
"와~ 빠삐는 어떤 친군데?"
"택배 같은 친구!"
"택배? 택배는 어떤 거야?"
"선물, 놀이감 같은 거!"
"그럼 무지 좋은 거네?"
"응!!"애나 어른이나 택배는 좋은 것.
— 뗏목지기 (@raftwood) March 14, 2014
자기 물건이나 장난감 같은 걸 몇 번 택배로 받았더니…
https://twitter.com/raftwood/status/432032233788956672
가끔 깜짝 놀랄 정도로 예전 일을 정확하게 기억해내곤 한다.
아내가 아이한테 "미녀와 야수"를 읽어줬는데 다 읽고 나니 "그런데 벨(여주인공)이랑 야수는 나오는데 미녀는 왜 안 나와"라고 묻더라고. ;;;
— 뗏목지기 (@raftwood) January 12, 2014
동화책이 잘못 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