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수수료 논란 2: 배달의민족 수수료를 낮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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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논란, 배달의민족의 해명

배달의민족은 수수료 논란 끝에 공식 블로그에 2014년 2월 25일, “배달의민족 바로결제는 어떤 서비스일까요”라는 글을 올렸다. 극단적으로 요약하자면 이런 내용이다.

  • 전단지 광고 비용이 줄어들어 마진이 개선되며,
  • 수수료 12.5%에는 PG사 결제수수료, 주문처리비용 등 필수 비용이 포함되며 배달의민족의 수익은 그  일부다.

이 부분은 앞선 글에서도 말했듯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뒤이어 3월 5일에 “바로결제의 현주소(인포그래픽)”라는 글이 올라왔다. 논란에 대해 데이터를 통해 솔직히 해명하고자 하는 의도는 알 수 있었지만, 의도와는 다르게 읽힐 수 있는 부분이 눈에 띄었다. 바로결제를 통한 매출이 늘어날수록 실질 광고수수료율이 낮아진다는 그래프가 그랬다.

물론 배달의민족에 입점하고 바로결제(울트라콜 광고 포함)를 하는데도 매출이 안 나온다면, 그 배달 업체가 문제가 있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영세 배달 업체가 많은 현실에서, 이 인포그래프 내용은 ‘매출이 낮으면 수수료 비싼 거 맞네’라는 반응도 일부 가져왔다.

배달의민족 바로결제 인포그래픽 중 일부

배달의민족 바로결제 인포그래픽 중 일부

배달앱, 수수료를 낮추다

아무튼 이런 논란들이 있고 나서 4월에 배달통이 수수료를 낮췄다고 발표했다. 기사에 따르면 ‘TTS(Text To Speech, 문자 음성 자동변환기술) 활용한 온라인 주문 시스템’이 수수료 인하 가능 요인이라고 한다. 

배달의민족도 수수료 인하를 발표했다. 지디넷의 “배달 앱 수수료 인하…배달의민족도 합류” 기사에 따르면 주문접수 방법에 따라 수수료를 차등 적용한다.

  • 콜센터 주문 접수: 9% (결제 수수료 3.5% 제외, 기존과 동일)
  • 문자 접수: 7~8% (전월 주문 취소율 10% 미만 시 7.5%, 이 조건을 3개월 이상 유지하면 7%)
  • 전용 주문 앱/단말기 접수: 6~7% (전월 주문 취소율 10% 미만 시 6.5%, 이 조건을 3개월 이상 유지하면 6%)
  • 추가 우대 수수료 할인: 전월 주문완료 100건 이상 시 0.5% 추가 할인
배달의민족 제공 보도자료 중에서.

배달의민족 제공 보도자료 중에서.

솔직히 이 정도의 수수료 인하, 게다가 복잡한 방식이 최선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나는 이 방식에서 “배달 업체 업주님들도 노력해달라”는 메시지를 느꼈다.

궁극적으로는 주문 접수 비용이 낮아지는 앱/단말기 방식으로 유도하는 것이 목표일 것이다. 하지만 콜센터 주문접수와 비교하면 주문이 누락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 부분을 수수료 혜택을 주어 업주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전월 주문 취소율에 따른 수수료 할인, 전월 주문완료 건수에 따른 추가 할인은 아마 이런 고민에서 나왔을 것이다.

시장의 반응은 과연

배달 앱들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아직까지 낮은 수준이다. 배달의민족이 천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고 하지만, 배달의민족이 배달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 그 중 바로결제는 1%에 불과하다. (“배달의민족 바로결제는 어떤 서비스일까요” 참조)

산업이 성장할수록 비용면에서 낮아지는 부분이 있을 것이고(PG 결제 수수료조차 거래액이 커지면 낮출 수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추가적인 수수료 인하 가능 요인이 생길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현재의 이런 수수료 정책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어떨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리고 배달 앱 업체들이 주장하는 ‘상생의 선의’를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의문을 가지는 이들도 있을 거다. 성장해 가면서 괴물이 되는 업체들도 많이 봐왔으니까.

배달의민족이 말한 것처럼 “앞으로도 업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상생의 방법을 지속해서 모색할 것”이라는 약속을 어기지 않기를 바란다. 소비자로서 편리한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면서도, 그 서비스의 뒷단에 대해 계속 관심을 가지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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뗏목지기

만화를 좋아하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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