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패치의 세월호 보도 “불신은 어떻게 시작됐나?”

디스패치가 2014년 4월 20일 오후에 올린 “”불신은 어떻게 시작됐나?”…실종자 가족의 48시간”이란 기사를 봤다. 다른 말이 필요 없었다. ‘좋은 기사’였다. 실종자 가족들의 입장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충실히 전달하고, 독자들의 입장에서 가장 궁금할 이야기를 전달했다.

디스패치

디스패치: “불신은 어떻게 시작됐나?”…실종자 가족의 48시간

실종자 가족들은 지금 누구도 믿지 못하고 있다. (해경을 포함한) 정부 측도, 사건을 보도하는 언론들도. 왜 이렇게 되었는지, 잘못 끼워진 첫 단추가 무엇이었는지를 인터뷰와 취재를 중심으로 차분하게 써나간다.

실제로 다수의 언론은 “해군 특수부대 350명 투입(16일), 민관군 합동잠수팀 512명 작업(17일), 전문 잠수인력 512명 수색작업(18일)”이라는 식의 브리핑 자료를 그대로 받아 읊었다.

(중략) 정리하면, 정조 시간은 30분이다. 가이드 라인은 3개(19일 기준). 정조 때 들어갈 수 있는 잠수사는 2인 1조 기준으로 6명이다. 정조는 하루 4번, 하루 동안 30명이 채 못들어간다. 만약 UDT와 SSU 등이 1회 2차례를 시도하면 그 수는 조금 더 늘어날 수 있다.

(중략) 이것이 갈등의 시작이었다. 물론 500명은 현장에 ‘투입’됐다. 그러나 정확히 말해 ‘대기’를 한 것이다. 한 가족은 “정부도, 해경도, 말만 거창하다”면서 “우린 정확한 사실을 알고 싶다. 국민에게 보여주기가 아닌 우리에게 알려달라”고 한탄했다.

‘정부발표 및 언론보도’와 ‘실제 상황’을 비교해 ‘하루 평균 30명이 채 못 들어가는 상황’임을 그래픽으로 정리하고, 기사 하단에는 현장에서 찍은 동영상이 있다.

마지막에는 박스 기사로 “잠수사 구조정보, 오해와 진실”을 덧붙여 두었다. 왜 잠수 시간은 30분밖에 안되는지, 더 좋은 장비는 없는지, 산소 대신 헬륨가스를 쓰면 안 될까, 다이빙벨이 효과적이지 않을지와 같은, 누구나 궁금해하고 소셜미디어에 이러저리 떠도는 정보에 대해서도 취재를 통해 잘 정리했다.

아직 못 봤다면 꼭 읽어보시길 권한다. (디스패치 기사 바로가기)


디스패치는 연예 전문 온라인 언론으로 “뉴스는 팩트다”를 기치로 걸고 있다. 2014년 3월 26일 6개월간의 추적 취재 결과로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의 연애 사실을 단독 보도했고, 이 때문에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도 있었다.

하지만 개별 기사로서 위 기사의 가치는 높게 평가할 수밖에 없다. 아수라장을 스스로 만들고 있는 언론들의 틈바구니에서 단연 빛이 났다.

덧붙임: 디스패치의 이 기사에 관해서 장현후 님도 잘 정리해 주셨다. 함께 읽어 보자. (“디스패치의 세월호 사건 보도”, 장현후)

뗏목지기

만화를 좋아하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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