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과징금 구글은 2억, KT는 1억?

 

오늘(2014-03-21) 춘분 맞이 구글 두들이 떴다는 소식을 듣고 구글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다. 그런데 아래쪽을 보니 평소 못 보던 메시지가 있었다. “구글(Google Inc.)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을 이유로 시정조치 명령을 받은 사실이 있음.”이라는 글이었다.

2014-03-21 구글 홈페이지 캡쳐

2014-03-21 구글 홈페이지 캡쳐

링크를 따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보도자료를 보니, 구글이 2009년 10월 5일부터 2010년 5월 10일까지 스트리트 뷰 서비스와 관련하여 사용자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했다는 이유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이 부과된 것이었다. 그 액수는 2억 1,230만원이었다.

당시 구글이 스트리 뷰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암호화되지 않은 와이파이로 오가는 인터넷 아이디, 비밀번호, 주민등록번호 등 60만건의 개인정보를 수집했다고 알려져서 많은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방통위 보도자료 마지막 부분은 아래와 같다.

이경재 위원장은 “이번 사안은 글로벌 기업 본사에 개인정보보호 법규 위반으로 과징금을 부과한 최초 사례”인 점을 강조하며, “우리 국민의 소중한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하는 경우, 어떠한 예외도 없이 강력하게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뭐, 법을 어겼으면 누구라도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는 게 아름다운 세상이긴 한데, 이걸 보니 또 하나의 기사가 떠올랐다.

최근 KT 홈페이지 해킹으로 981만여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지만, 카드사처럼 영업정지 처벌은 받지 않고, 1억원 미만의 과징금만 물게될 것으로 보인다.

(중략)

KT가 이용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개인정보를 이용해 수입을 올렸다면 매출액의 1%를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지만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개인정보가 유출된 경우 최고 1억원의 과징금만 부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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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관계자는 “KT가 고객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정보를 수집한 일이 없다면 1억원 이하의 과징금만 내면 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2014-03-17, 개인정보 유출 이통사, 과징금 고작 1억원(종합)

위의 구글 사례와 비교해 보자면, 구글은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해서’ 2억 과징금, KT는 ‘개인정보를 유출했지만 개인정보 자체는 동의를 받고 수집한 것이라’ 1억 과징금이라는 얘기다.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건 물론 나쁘지만, 개인정보 유출은 그보다 덜 나쁘다는 식으로 보여서 짜증이 솟구친다.

개인정보 유출 사례가 나올 때마다 지적하듯이 개인정보 수집 과정이 합법이기만 하면 유출에 대해서는 처벌이 굉장히 관대한 구조가 계속되고 있다. 개인정보 수집에 동의하지 않으면 서비스를 이용조차 할 수 없게 해놓고, 관리는 뒷전이면 어쩌라는 얘긴지 참 답답하다.

방통위는 개인정보 유출 시 부과하는 과징금을 매출액의 1%로 변경, 상한을 없애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관리적 보호조치 위반과 개인정보 유출 간 인과관계가 없더라도 과징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2014-03-17, 개인정보 유출 이통사, 과징금 고작 1억원(종합)

아무튼 개인정보 유출 시 과징금을 높이고 상한을 없애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온 국민의 주민등록번호가 전 세계를 돌아다닌 다음에야 이런 방안을 내놓는 걸 보면 어이가 없긴 하지만, 이번엔 제발 바꿔라. 더불어서 주민등록번호도 제발 폐지해라. 쫌!

뗏목지기

만화를 좋아하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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