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캡슐] 『아이즈(I’s)』 사랑을 꿈꾸신다면…

음, 타임캡슐은 제가 여기 저기에 올렸던 만화 관련 글을 모으는 곳. 예전에 썼던 글들이라 지금에 와서는 유효하지 않은 정보들도 있고, 손발이 오글거리는 내용들도 많음. 하지만 백업의 의미로 거의 수정 없이 (의도적으로 맞춤법을 틀리게 작성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맞춤법만 수정) 올림.


[타임캡슐] 『아이즈(I’s)』 사랑을 꿈꾸신다면…
아이즈(I’s), Masakazu Katsura(글/그림), 서울문화사, 전15권 완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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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간의 우정이 성립하느냐…라는 것은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의 관심거리가 되어 왔는데, 어떤 사람은 당연히 성립하지 라는 반응을 보이는 반면, 이성간의 우정이란 기형적인 연정일 뿐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하기 쉬운 말로는 답이 없는 것도 같다.

이런 식으로 남의 말을 인용하면서 구렁이 담 넘어가듯 하면 그럼 넌 머냐…하는 비난을 받을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어서(과민반응입니까…? ^^;;) 내 생각을 말하자면, 머 우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생각하시라고 하고, 나는 못하겠습니다, 이성간의 우정님 안녕히 계세요~ 빠잇~~후다닥, 휘리릭~~ (이 표현… 오버군… ㅡㅡ;)

이거다.

사실 남자와 여자 사이에 우정이라는 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일종의 터부 같다는 생각도 있다. 그 왜, ‘유유백서’나 ‘헌터X헌터’에 나오는 것처럼 무슨 말이나 행동을 하면 죽는다 라거나, ‘러브 인 러브’에 나오는 것처럼 우린 남매잖아 했는데 알고 보니 피 한 방울 안 섞인 남매라는 걸 알고 나니 대번에 눈빛이 달라진다거나 하는 그런 거. ^^

이 피 한 방울 안 섞인 남매 소재는 여러 만화에서 참 많이 쓰이는데, 몰랐다가 알았다는 식이 아니라 첨부터 알긴 하지만 ‘아이즈(I’s)’에서도 일부 쓰이고 있고… 이 작품을 보면서도 느꼈지만, ‘비디오 걸’, ‘섀도우 레이디’, ‘DNA2’ 등으로 잘 알려진 Masakazu Katsura라는 작가는 러브 판타지를 만드는 데는 정말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이 작품에서도 여전히 작가의 다른 작품에서 보듯 얼기설기 꼬이는 연애 방정식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주목했던 점은 연애관계에서의 열등감이라는 부분이다. 남자 주인공인 이치타카는 꿈이 없는 평범한 소심남(이 작가의 남자 주인공 캐릭터의 기본형이다)이고 여자 주인공인 이즈미는 뜨고 있는 아이돌 스타이다.

그런 여러가지 문제로 힘들어하는 이치타카에게 친구인 소위 사랑의 기술자 데라티니는 늘 조언을 아끼지 않는데, 이 친구가 내뱉는 대사를 잘 모아보면 정말 필이 팍팍 꽂힌다. 머, 작가는 이 친구를 색광에다가 얼굴도 안 미소년으로 그려놔서 독자들의 감정 이입을 막고는 있지만, 개인적으로 이 친구 참 멋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

하여간에 늘 그렇듯이 여자 주인공과 남자 주인공은 행복한 엔딩을 맞이하게 되는데, 마지막에 DVD로 보내온 이츠키(이치타카를 좋아했고 이치타카가 여동생처럼 아꼈던, 그래서 힘들어했던)의 메시지가 참 기억에 남는다.

‘오빠는 자신의 꿈이 뭔지 모르고 있는 게 아닐까? … 좋아하는 사람을 행복하게…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거… 자기만이 아니라 상대를 생각하는 ‘꿈’. 평범한 게 아냐. 그런 꿈… … 축하해, 오빠! 꿈을 이뤘구나…’

사람들은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려 한다. 아침부터 지하철 계단을 바삐 오르내리는 사람들… 도서관을 새벽부터 메우는 학생들… 버스에서 기대 잠든 연인들… 시장에서 물건을 팔고 있는 아줌마들… 그리고 나도…

사랑하고 헤어지면서 많은 상처를 받고 그 상처 때문에 마음의 문을 닫고 타인을 믿지 못하게 되곤 하지만,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면, 그 꿈을 이루고 싶다면 다시 마음의 문을 열고 타인에 대한 믿음을 다시 찾아야 하지 않을까.

퇴근길 골목길에서 본, 비틀거리며 자전거를 타다 넘어져서도 다시 일어나는 한 아이를 보면서.
내게도 사랑이!!
Written by 뗏목지기 (2002. 1. 31)


덧붙임 (2005. 3. 10)

이 작가는 요즘 예전 작품들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제트맨’이라는 작품을 하고 있습니다. 국내에는 2권까지 발매되었고… 설명하기 좀 애매하지만 제목에서 풍기는 것처럼 히어로물은 아니고, 비밀실험에 의해 특이한 능력을 갖게 된 주인공이 나오는 다소 어두운 분위기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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뗏목지기

만화를 좋아하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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