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역 이름도 사기를 칩니다

 

페이스북 뉴스피드에서 관악구 얘기가 나와서 떠오른 서울대입구역.

어떤 행사였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한 모 행사(나중에 페이스북에 댓글 달아준 후배에 의하면 8.15 대회)에 참여하러 서울에 올라왔을 때 일이다. (뗏목지기의 출생은 수도권이 아닙니다.) 원래 행사를 하려던 장소를 경찰이 봉쇄해서 장소가 정해질 때까지 계속 이동을 했다.

예나 지금이나 저질 체력인 나는 금방 지쳐버렸고 그 와중에 최종적으로 장소가 서울대로 정해졌다. 서울대입구역에서 내리면서 사실 학교 안에 들어가면 좀 쉴 수 있겠지 하는 생각을 했는데…

그런데 서울대입구역에서 서울대까지는 1.9km 거리고 중간에 상당한 각도의 고갯길이 있다는 걸 그때 당시의 나는 알 턱이 없었다. 아무튼 그때 서울대입구역에서 서울대까지는 정말 힘든 길이었다. 먹은 것도 없어서 배는 고프지, 날은 덥지, 몇 시간 동안 지하철 뺑뺑이 도느라 진은 다 빠졌지.

서울에서는 눈 감으면 코를 베어 간다더니 역 이름까지 사기를 치나 뭐 이런 생각을 했던 듯하다. 게다가 학교 안은 뭐 이리 넓은지 정문에서 행사 장소까지도 한나절. 게다가 행사 끝날 때쯤엔 서울대가 또 봉쇄되어서 담을 넘어 탈출하게 되었는데, 담을 넘으니 길이 나오는 게 아니라 산이 나오네?

그래서 군대도 가기 전에 행군과 산악 각개전투를 경험해 보았다는 슬픈 전설. 그런데 몇 년 뒤에 서울대입구역 근처에 터 잡고 2년 넘게 살았다는 게 함정.

결론: 비수도권 주민 여러분, 서울은 역 이름도 사기를 치니 절대 믿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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뗏목지기

만화를 좋아하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직장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