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학생인권 조례 제정 무산 위기! 힘을 모아 주세요

고2 때의 어느 수업 시간이었습니다. 수업 중에 갑자기 교실 문이 열리더니 학생과장을 비롯한 서너 명의 선생님이 들이닥쳤습니다. “동작 그만” 선생님들의 손에는 가위가 들려 있었고, 순식간에 교실 곳곳에서 가위질이 시작되었습니다. ‘두발 단속’이었던 거죠. 그 가위질이 미용실에서처럼 고왔을 리는 없고, 앞, 뒤, 옆머리 중 한 곳만 쥐 파먹은 듯이 날려버리더군요. 거의 순식간의 일이었습니다. 수업 중이던 선생님도 이 사실을 몰랐던지 당황한 눈치였고, 그렇게 바람이 지나간 자리엔 여기저기 깎인 머리카락과 아이들의 한숨만 남았습니다. 당연히 그 이후 수업이 제대로 되었을  리는 없었겠죠.

잠깐, 긴 글 읽기 싫으신 분을 위해. 용건만

  • 서울특별시 학생인권 조례 제정을 위한 청구인이 되어 주세요!
  • 아래 파일을 다운받아 출력하셔서 작성하신 다음 가까운 우체통에 넣어주시면 됩니다.
  • 수신자 부담 우편이에요.
  • 브라우저에서 이미지가 열리시는 분은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눌러 ‘이미지 저장’을 하신 다음에 출력하시면 됩니다.
  • 제 자리 근처에 계신 이 글을 읽고 계신 동료분들! 말씀만 하시면 양식 대령이오.

< 서울특별시 학생인권 조례 제정 청구인 명부(우편 양식) 다운로드 >

그날 오후에 긴급하게 반장들이 모여 회의를 했습니다.(제가 반장이었음. ㅎ) 이 ‘사태’에 대해서 다음 학생회의 때 문제 제기를 해야 한다는데 동의했고, 학생회의 때 한 명이 “몇 월 며칠에 있었던 비인도적인 두발 단속에 대해 학생대표와 선생님들의 대표간 간담회를 제안합니다”고 첫 운을 띄웠고, 회의를 지켜보던 선생님이 끼어들 새도 없이 학생회장의 “동의하십니까”에 이은 “제청합니다”, “제청합니다”, “제청합니다”… 그리고 추가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결국 간담회가 이루어졌고, 간접적이긴 하지만 교사 대표가 학생 대표에게 해당 두발 단속에 대한 사과 표시와 함께 이후 같은 방식의 두발 단속은 더는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수십 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학교 현실은 별로 달라진 게 없는 듯 합니다. 꼭 두발 문제가 아니더라도 아이들이 학교에서 하나의 인격체로서 대우를 받고 있느냐 하는 점에서는 늘 물음표를 떠올리게 되죠. 아이를 키우는 아빠로서, 이런 현실에서 앞으로 내 아이가 교육받게 된다면 하는 생각에 두려움이 앞서는군요.

서두가 무진장 길었는데요. 서울특별시 학생인권 조례 제정을 위한 청구 절차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4월 26일까지 82,000명 이상이 청구인로 등록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직 청구인 수가 턱없이 모자란다고 합니다.

서울특별시 학생인권 조례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학생을 존중하는 교육 학생 역시 존엄성과 권리의 주체임을 확인
  • 폭력 없는 교육 체벌, 괴롭힘, 언어폭력, 성폭력 등 모든 폭력으로부터의 보호
  • 소통하고 참여하는 교육 학생의 의사존중/ 학교규정 제․개정 참여 보장/ 자치활동 신장
  • 차별 없는 교육 성, 장애, 가족형태, 경제적 지위, 성적 등에 따른 차별 금지/ 장애․다문화․아르바이트청소년․ 운동선수․성소수자․이주노동자 자녀 등 소수 학생의 권리 보호
  • 개성과 사생활이 존중되는 교육 두발․복장 등을 통한 개성 실현/ 자의적 소지품 검사․압수 금지/ 개인정보 보호
  • 자발성의 교육 자율적 학습 보장/ 보충수업․야자 강제 금지/ 종교강요․서약강요 금지
  • 돌봄의 교육 쉼, 안전, 건강, 안전한 먹을거리, 상담과 조력 등을 보장
  • 인권을 상호존중하는 교육 인권교육 확대/ 학교․교육청의 책임 명시/ 학생권리구제기구 설치

위 내용에 찬성하시는 서울 시민이시라면, 조금의 시간을 내셔서 청구인으로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조금 더 적극적인 분이시라면 주변으로부터 청구인 서명을 받아서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 서울본부로 보내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본 포스팅 내용은 마음껏 퍼 가셔도 좋습니다. 🙂

본문과 상관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는 만화

  • GTO 애장판 / 글,그림 : 후지사와 토루 / 학산문화사 / 발간중
  • 굿모닝! 티처 / 글,그림 : 서영웅 / 대원씨아이 /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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뗏목지기

만화를 좋아하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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