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그 참혹함에 관하여. 『프론트 미션 도그 라이프 앤드 도그 스타일』

전쟁을 쉽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전쟁이 일어난다면’이라고 가정법을 사용하지만, 그 속에는 전쟁이 일어나도 상관없다는 무책임함을 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모든 전쟁은 경험하지 못한 자들의 상상을 뛰어넘습니다. 전쟁, 그 참혹함에 관한 이야기.  『프론트 미션 도그 라이프 앤드 도그 스타일』입니다.


전쟁, 그 참혹함에 관하여. 『프론트 미션 도그 라이프 앤드 도그 스타일』

프론트 미션 도그 라이프 앤드 도그 스타일Copyright © 2007 Yasuo Ohtagaki, C.H.LINE / 
SQUARE ENIX CO,. LTD. All rights reserved.

‘제1연평해전’이 일어났던 1999년 6월 15일, 저는 논산 육군훈련소의 1주차 훈련병이었습니다. 그 날이었는지 그 다음 날이었는지 기억은 명확하지 않지만 어쨌든 서해 상에서 남북한 해군 간의 교전이 벌어졌다는 소식이 파다하게 퍼졌습니다. 전시에 훈련병들은 2주차까지만 간이 훈련을 마치고 즉시 전투에 투입된다는 소문도 돌았습니다. 각 잡고 숨 죽이고 있어야 할 훈련병들이었지만, 이러다가 전쟁이 날 지 모른다는 수군거림과 무거운 공기가 막사 안을 휘감았었죠.

『프론트 미션 도그 라이프 앤드 도그 스타일』(이하 ‘『프론트 미션』’)이라는 긴 제목의 작품을 보면서 1주차 훈련병 때의 위기감과 두려움을 다시 떠올렸습니다.

해저 화산 폭발로 남태평양에 갑자기 떠오른 하프만 섬. 2090년 현재 이 섬은 동남아시아 연합국과 미국 중심 남미 연합국이 나누어 지배하고 있죠. 일본 방송국의 특파원으로 파견된 마츠다 아키라는 인수인계 기간 중에 벌어진 전쟁의 한 가운데에 놓여지게 됩니다. 그 와중에도 카메라 맨인 이누즈카 켄이치는 묵묵히 셔터를 누를 뿐입니다.

『프론트 미션」은 동명 게임을 원작으로  『문라이트 마일』의 오타가키 야스오가 스토리를 쓰고 한국인 작가 C.H.LINE(윤찬희)이 그림을 맡은 작품입니다. 게임이 원작인 만큼 번처라는 로봇 병기가 등장하지만 비중은 크지 않습니다. 어차피 로봇이 등장해도 죽는 건 사람이니까요. 덕분에 작품 내의 잔혹한 장면의 수위가 무척 높은 편입니다. 두 국가가 나누어 지배하는 한 섬에서의 전쟁이라는 배경은, 분단되어 있는 한반도를 살아가는 제 입장에서는 편하게 읽혀지지가 않더군요.

아무튼 잔인하고 성적인 묘사들에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무척 완성도가 높은 작품입니다. ’19세 미만 구독불가’인 만큼, 전쟁의 참혹함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도록 성인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물론 제목에 나오는 것처럼 전쟁은 정말 ‘개같은 삶과 개같은 방식’만을 남길 뿐이니까 직접 경험할 일은 무조건 없어야겠죠.

『프론트 미션 도그 라이프 앤드 도그 스타일』

  • 『프론트미션』 1권은 블로거 자그니 님의 이벤트를 통해 국내 출판사인 학산문화사로부터 제공받은 것입니다.
  • 2권은 따로 구해서 보았습니다. :)
  • 글 작성 시점에서 3권까지 발간되었네요. 빨리 구해서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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뗏목지기

만화를 좋아하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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